‘수십년 내 해수면 아래로’ 지반 침하 심각 인도네시아…대책은? > 정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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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수십년 내 해수면 아래로’ 지반 침하 심각 인도네시아…대책은? 사회∙종교 편집부 2017-06-05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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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도시들이 수십년 내 해수면보다 낮은 수준으로 가라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각국 정부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최근 동남아의 도시 다수에서 거주민들이 지하수를 자연 재생 속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뽑아 사용하면서 지반이 가라앉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는 전세계에서 지반 침하가 가장 심각한 지역 중 하나다. 네덜란드의 세계 최대 수자원 분야 전문연구소인 델타레스(Deltares)에 따르면 자카르타는 1900년부터 2013년까지  200㎝ 가라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다와 인접해있는 도시의 북부 지역이 문제가 심각하다. 매체에 따르면 자카르타의 약 40% 가량은 이미 해수면 수준이거나 그 아래인 일명 ‘제로미터 지역’에 속해있다. 
 
그러나 자카르타 침하 속도는 최근 더욱 빨라지고 있다. 자카르타는 2025년까지 추가로 180㎝ 가량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세계은행(WB)은 특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자카르타 북부 지역이 침수될 위험이 높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계획국도 당장 조치가 없을 경우 자카르타 인구의 절반 가량인 450만 명이 바닷물의 침수나 전염병 창궐로 인해 2020년까지 삶의 터전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경우 토지 유실로 인한 손해액은 1030조 달러(약 115조 6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는 해결책으로 자카르타만 인근 해안에 높이 16m, 길이 35㎞의 대형방조제를 세우는 것을 계획했지만 실행 가능성은 거의없다. 최근 자카르타 주지사로 당선된 아니에스 바스웨단 당선인이이 방조제가 어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정식 취임하는 오는 10월 이 방조제 건설 계획을 철회할 것임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방조제 건설과 간척사업 비용이 무려 400억 달러 가까이 든다는 점도 사업을 망설이는 원인 중 하나다. 또한 방조제 완공까지 최소 7년의 시간이 걸릴 예정인 까닭에 너무 늦은 조치가 될 가능성도 다분하다. 
 
지반 침해 문제는 인도네시아 외에도 전세계 도시들이 대부분 어느 정도 겪는 문제다. 지하수를 뽑아 쓰면 지반 침하 현상은 발생하게 돼 있고, 산업화로 인해 저렴한 지하 자원을 마구 가져다 쓰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일본 도쿄도 1950년대와 60년대 약 20cm 가량의 침하를 겪었다. 60년대 이후 들어 마구잡이로 지하수가 개발되는 것을 제한하고 새 가정용·산업용 상수원을 개발하면서 나아지긴 했지만 이미 한 번 가라앉은 땅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문제는 동남아 여러 주요 도시들이 여전히 지하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산업화로 인해 인구가 도시에 밀집되면서 이들을 위한 충분한 상수도 인프라가 준비되지 않은 탓이다. 지반 침하 현상은 갈수록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고 동남아 도시들에 심각한 홍수가 발생하는 일은 잦아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로 많은 비가 내리는 것도 이런 현상을 더욱 부채질한다. 2013년 자카르타 정부는 시내 중심가를 덮친 홍수로 대통령궁과 정부기관·기업의 기능이 모두 멈춘 바 있으며, 태국에서도 2011년 발생한 홍수로 공급체인이 끊어져 기업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
 
그러나 이런 피해는 향후 이 도시들이 침하될수록 더욱 심해지게 된다. 침수된 땅은 사용 불가능해지고 바닷물이 넘어오면 염분기로 인해 농업에 심각한 타격을 주기 때문이데, 이미 세계 최대 쌀 생산지 중 하나인 베트남 메콩강 삼각지대는 해수가 넘어오면서 주식 생산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여기에 건설 자금의 부족은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든다. 
 
국제사회도 동남아의 지반 침하 문제가 글로벌 경제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네덜란드는 지난해 일본 등 12개국과 ‘델타 연합’이라는 연구단체를 창설했다. 이 단체는 오는 7월 방글라데시에서 장관급 회담을 열고 이 문제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네덜란드의 국제 물 문제 전문 특사 헹크 오벵크는 네덜란드는 2000여년을 물을 다스리며 살아왔다면서, 이젠 동남아 개도국들과 그 노하우를 나눠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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