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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아세안의 골칫거리로 부상한 IS, 인도네시아는? 사회∙종교 편집부 2017-06-12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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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술라웨시해 등 극단적 이슬람 무장 세력 거점 삼아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지난 6월2일 테러가 발생했다. AP 등 주요 외신들은 속보를 통해 “필리핀 마닐라 국제공항 인근에 있는 카지노 호텔 월드 마닐라에서 총격과 폭발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정확한 사상자와 피해자는 발표되고 있지 않은 가운데, '마닐라타임즈' 등 현지 언론들은 6월2일 현재 사망자가 34명에 이르며,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현지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복면을 쓴 무장 괴한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와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했다.
 
이 문제는 아세안(ASEAN) 국가들에게도 심각한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때문에 최근 아세안 내부에서는 IS 테러 문제를 공론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월4일 끝난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아세안지역 국방 책임자들은 “역내 IS 추종세력의 규모가 예상보다 크다”면서 이들의 테러 활동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이날 리아미자드 리아쿠두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은 “아세안 지역에만 대략 20만명의 IS 추종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아세안 국가들은 여건이 허락된다면 역외 국가들의 지원을 받아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나서길 바라고 있다. 참고로 일본은 아세안 국가들이 테러와의 전쟁에 나서도록 자금 지원을 벌이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물론 괜히 그러는 건 아닐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은 가톨릭 국가다. 인구수로 보면 동남아 최대라고 할 수 있는데 마닐라에서 멀리 떨어진 민다나오 섬 등 남부는 상황이 다르다. 이 지역은 이슬람 반군이 수십년째 정부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분리 독립이다.  
 
민다나오 섬의 반군과 정부군의 대립은 해묵은 갈등이다. 그런데 최근 조짐이 심상치 않다. 바로 IS 때문이다. 시리아 등 중동에서 설자리를 잃자 이들이 대안으로 찾는 곳이 바로 술라웨시 해(인도네시아어-Laut Sulawesi, 영어-Celebes Sea) 부근이다. 이곳은 남중국해와 함께 예부터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중요 해상로였다. 그래서 곳곳에서 해적들이 많이 출몰했다. 섬이 많기 때문에 중앙정부의 행정력이 미치기 한계가 있었다.
 
필리핀 민다나오 반군 뒤에도 IS 있어 
 
IS는 단순히 필리핀 만의 문제가 아니다. 필리핀 아래에 있는 인도네시아도 비슷하다. 한주 전 5월25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자살폭탄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발생해 충격을 줬다. 사람들이 몰린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폭탄이 터져 시민들이 크게 다친 거. 지난해에도 자카르타에서는 테러가 발생한 바 있다. 현지에서는 이번 테러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사실 그동안 현지 이슬람 세력의 테러는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외국인만을 표적으로 삼았다. 지난해 자카르타 테러 때 취재차 현장에 달려갔는데 사람들의 표정이 마치 싸움판에 있는 구경꾼 같았다. 나중 외신 사진으로 나왔지만, 어떤 이는 테러리스트를 배경 삼아 셀카를 찍고 있었다. 테러리스트들도 자국민에게는 절대 해를 끼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것은 자국민을 상대로 한 테러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주고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87%가 이슬람교를 종교로 삼는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입다. 이 나라 사람들은 극단주의자가 아니다. 온건파다. 그런데 요즘 IS가 기승을 부리면서 현지에서는 극단주의 세력의 영향력이 커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이번 테러는 이슬람권에서 ‘거룩한 달’로 불리는 라마단(Ramadan)이 시작되기 바로 하루 전날 벌어졌다. 해가 떠 있을 때는 각자가 몸을 낮춰 금식(Puasa)을 하는데, 바로 직전에 이런 일이 터지니 안타까움을 더해준다. 라마단 기간에는 자숙하고 금식하며 신 앞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는 게 본래의 뜻인데 말이다.
 
현지 경찰은 자카르타 테러의 배후에 IS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어지간해서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 않다. 총을 난사하는 게 그동안의 테러였는데, 중동식 자살 테러가 드디어 동남아에도 선보여지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해준다. 한국에는 그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올 2월 제3의 도시 반둥에서도 관공서 주변에 테러조직 자마 안샤룻 다울라(JAD) 조직원이 테러를 감행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다. 
 
JAD의 거점이 바로 술라웨시 섬이다. 우리에게는 보루네오로 알려진 깔리만딴 섬 바로 왼편에 있는 알파벳 ‘E’자 모양의 술라웨시 섬 주변에는 크고 작은 무인도가 많다. 이슬람반군 세력이 거점으로 삼기에 지리적으로 안성맞춤이다. 알카에다의 동남아 지부로 알려진 제마 이슬라미야(Jemaah Islamiyah)도 이 근처에서 활동한다. 이들에게는 국가, 국경의 개념이 없다. 배를 타고 몇 시간 위로 올라가면 필리핀 반군의 거점인 민다나오 섬이 나온다. 술라웨시해를 중심으로 동남아 이슬람 반군 세력이 포진해 있다고 봐야 한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정부는 필리핀에 거점을 둔 이슬람 세력이 혹시나 자국으로 들어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이를 완벽하게 막기란 역부족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그동안 술라웨시해 일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벌여 왔다. 종교 지도자들을 앞세워 ‘극단주의자들의 이러한 행동은 결코 이슬람교의 교리에 맞지 않는 것’이라며 설득해 왔다. 하지만 좀처럼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대로 두면 술라웨시해는 IS의 거점이 될 것이 확실하다. 아시다시피 IS는 국가의 개념을 무시하는 테러조직이다. 이들에게 영토는 중요한 게 아니다. 오로지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그곳이 이들이 말하는 신정일치(神政一致) 이슬람국가(IS)다. 그런 개념이라면 이들이 깃발을 꽂는 곳은 어디든 이슬람국가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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