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적도문학상(학생부) 시 부문 우수상(민주평통상)/ 김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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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산책 작성자 편집부 작성일 2018-06-06 14:26 조회 6,481 댓글 0본문
제2회 적도문학상(학생부) 시 부문 우수상(민주평통상)
회색 일상 속 작은 무지개
김주은(JIKS 12)
태양이 마중 나오기 전, 새벽 5시
불 꺼진 세상 속 새벽 공기를 들이 마시며
반복되는 하루가 시작된다.
차 좌석과 한 몸이 되어
정신 없이 1시간 반 동안 학교로 향하면
어느덧 따뜻한 아기 햇살이 창문을 비집고 들어와
꿈나라에 있던 나를 데리러 온다.
학교에 도착해 터벅터벅 걸어가다 보면
나의 갑갑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항상 웃으며 반겨주는 널찍한 야자 잎
그리고 내 양 볼을 감싸 잠을 깨워주는 바람 덕에
눈이 뜨인다.
일찍 등교해 공부하는 친구들을 보며
아침잠이 달아남과 동시에
바람처럼 지나가 버리는 수업 진도와
지나간 자리에 남은 과제들을
하나 하나 주워 담아 힘겹게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오전이 지나 점심시간이다.
갑갑한 교실을 벗어나 밖으로 나오면
아기 햇살은 사라지고 따가운 엄마 햇살이 나와
나의 차가운 마음 속까지 따스하게 위로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밖은 점점 뜨거워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차가워지는 우리 반 속에서
하루를 이겨내면 다시 하교 길을 걸어간다.
사라진 엄마햇살 어두워진 나뭇잎들
바람마저 퇴근한 하교 길을 걸어 차에 몸을 싣는다.
달리는 차 안에서 보이는 빨리 흘러가는 세상
나 혼자 정지해 있는 것 같은 씁쓸한 기분과 동시에
반복될 내일을 받아드릴 준비를 한다.
그렇게 생각에 갇혀있을 때 즈음
내 마음을 잘아는 구름은
내게 빗방울을 선물해 준다
씻겨 내려가는 세상을 보며
회색이었던 내 마음에 작은 무지개가 핀다.
*** 수상소감
저는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주은입니다.
제가청소년, 그리고 10대로서 보내는 마지막 인도네시아 생활인 만큼 참 중요하고 숨 가쁘게 보내는 와중에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우선, 시( 詩)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저의 힘들고 괴로운 순간조차 예쁘게 만들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주신 ‘적도문학상’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드립니다.
또한, 제가<고3>, <회색 일상 속 작은 무지개>라는 시를 쓸 수 있게 영감을 준 우리 직스 고3 친구들(특히 4반, 리뽀핑크, 누렁니들♡), 그리고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열정으로는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 주신 12학년 선생님들과 그 중 제일 멋진 김정균쌤께 감사하다고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인생에서 가장 환한 무지개가 되어 주시는 우리 부모님과 사랑하는 동생 가은이에게 이 기쁨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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