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적도문학상 시 부문 성인부-가작 (한국문협인니지부상) / 이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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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산책 작성자 편집부 작성일 2018-06-28 11:29 조회 6,119 댓글 0본문
제2회 적도문학상 시 부문 성인부-가작 (한국문협인니지부상)
하루 in 하루
이희경
누군가의 목마른 메아리
새벽하늘을 적셔놓았다.
몽롱한 음률로
새벽찬기운에 힘을 주었다
아직 희뿌연 하늘뒤로
뛰어들어온 그 무언가를
설렘으로
기대로
마중나간다
앞마당 새하-얀 치자향이
마주하는 작은 나를 흔들어 놓았다.
어찌 그리 고우랴
어찌 이리 아름다우랴
아뿔싸, 너를 붙잡고
작은 나는 기쁨으로 떨었다
한 낮의 하품은
땅을 삼키고
차가운 용암처럼 나를 붙든다
이제
더운 숨을 몰아쉬며
바람과 손을 잡는다
작은 어둠이 나를 덮을즈음
내일 다시 찾아올 설렘으로
나를 쉬어본다.
*** 수상소감
인니에 산지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참 많은 것이 바뀌고 좋아지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이런 좋은 문학콘텐츠도 없었을 뿐 아니라 나자신이 적응하며 살기에 바빴을 것이다.기회를 접하면서도 내가 무슨~ 나보다 잘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 하며 생각을 접고 펼치기를 몇번…며칠 남지 않은 임박한 날짜에 두렵기도 했지만 좋은 기회이자 경험이라 생각하고 펜을 들었다. 매일이 별반 다르지 않는 특별함 없는 하루지만 그 하루하루가 다른 인도네시아의 생활. 아침 큰소리로 누군가의 경전읽는 소리에 새벽잠을 깨고 오늘 하루 우리에게 주어질 어떤 일을 기대하며 내 주위의 작은 꽃한송이 향내에 마음을 새롭게 하고 한낮의 더운 열기에 지치고 또 무기력해지기도 하지만 저녁 산들바람이 나에게 찾아올 때 더운 열기도 땅속에 묻고 시원한 바람에 내 생각을 전해본다.
하루를 보낸 감사와 또 어쩌면 오늘과 크게 다르지 않을 내일을 다시 기대하며 잠자리에 드는 너무나 평범한 일상이 어느땐 편안함이 되어 그곳에 머물고 싶을때도 있다. 그러나 같은 듯 다른 하루-이렇게 어떠한 기회가 주어져 나를 표현하며 꿈을 색칠하는 삶이 주어짐에 감사한다. 우여곡절 끝에 시부문 가작을 수상하게 되었지만 47년의 시간이 백색도화지에 그려졌고 이제는 하나씩 내가 원하는 아름다운 색으로 채워가려한다. 이제 익숙한 것보다 다른 것에 도전하고 나 자신에게 등을 토닥이며 가려던 길에 더욱 힘을 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일거라 생각한다. 아직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또 무엇을 해야할지 가늠할 수 없지만 도전하는 것이 아름답고 준비하는 과정 중에 생각하며 배우는 수많은 것들을 기억하며 하루하루 내 시간들을 만들어 가는 행복한 시간이였다.
나는 할 수 없을거라고 생각한 것이 현실이 되었을 때의 감동을 이곳에 사는 모든 교민들이 함께 누리며 살 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 곳을 떠나 다시 다른 어디로 가더라도 인니에서의 삶이 더욱 행복한 시간이였음을 회고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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