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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인협회 인니 지부 (48) 인니 대표 서정시인 조꼬 삐누르보와 커피편지 /서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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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산책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7,521회 작성일 2019-03-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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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필산책 48 >
 
인니 대표 서정시인 조꼬 삐누르보와 커피편지
 
서미숙 / 수필가,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장)
 
 
살아있는 생명체는 끊임없이 산소를 들이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처럼 열대나라 수도인 자카르타도 살아있는 도시라고 증명이라도 하고 싶은 것일까? 계절의 순환을 알리듯 거친 숨을 토해내며 한바탕 시원한 빗줄기를 쏟아 붓더니 어느새 활짝 개어 언제 폭우가 쏟아졌냐는 듯 청명하고 맑은 하늘에서 구름에 실려온 봄기운이 느껴진다.
 
한국의 유력한 시 전문 잡지에서 인도네시아 시와 시인을 소개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커피편지(SURAT KOPI)의 저자이며 인니 대표 서정시인인 조꼬 삐누르보(Joko Pinurbo) 필명: 족삔(Jokpin) 시인을 만나기로 한 날이다. 거리에는 물방울 매달은 초록 잎들이 처음 만나는 인도네시아 시인 탐방길에 나선 내 마음처럼 여리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동안 그의 시집 SURAT KOPI(커피 편지)를 번역해 오면서 삶은 어쩌면 각자가 지니고 있는 꿈을 통해 서로의 감성을 읽어내는데 그 감성은 단 한가지 생각이 아니라 여러 생각의 직조물이다’ 라는 필연의 사고를 갖게 되었던 것은 우연이었을까?

중부 자카르타 데폭에 위치한 인도네시아 최고 국립대학인 우이대학교에서 조꼬 삐누르보(Joko Pinurbo) 시인과 인도네시아 네 명의 대표 시인이 독자들과 함께 소통하는 강연회를 열고 있었다. 족삔(Jok Pin) 시인이 최근 출간한 시집 SURAT KOPI (커피 편지) 출판 기념회도 겸하고 있어 나는 족삔(Jok Pin) 시인의 강연을 직접 들어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다. 인도네시아 우이대학교는 문과대학 유일하게 한국어학과가 개설되었기에 더욱 친밀감이 느껴지는 곳이다. 캠퍼스 안과 밖으로 커다란 활엽나무들이 큰 잎을 흔들며 방문객들을 반겨주었다. 인도네시아 언어로 3시간여 동안 강연을 듣고 나니 머리에 쥐가 나는 것만 같다. 20년 이상을 인도네시아에 살아오면서 인니어로 듣는 강연을 70% 정도 밖에 이해할 수 없었다니 슬며시 부끄러움이 고개를 든다. 언어의 한계를 느낀 날, 족삔( Jok Pin) 시인과의 첫 만남은 마치 진한 커피 속으로 빠져들 듯 알 수 없는 호기심과 따뜻함으로 다가왔다. 처음 만나 악수를 나누면서 왜소해 보이는 그의 첫 인상과는 달리 야자수의 꿋꿋함과 진한 깜보자 향이 전해져 왔다.
 

족삔(Jok Pin)시인은 족자카르타에서 인도네시아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지난해 정년을 맞았다. 우리나라보다 정년퇴임 연령이 서너 살 정도 빠른 것 같다. 지금은 문학 강연을 통해 인도네시아를 돌며 독자들을 만나고 있는 족삔(Jok Pin)시인은 SNS(트위터) 등에서 짧은 시로 인도네시아의 수많은 독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시인이다. 언어의 마술사 같으면서 시인다운 감각과 포스가 느껴졌다.

“인도네시아 대학에서 이렇게 한국문인협회 소속 작가님을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이곳에서 한국문학을 전파하고 계시다니 더욱 친밀함이 느껴지네요.”
“문학은 어느 곳이든 문화와 정서가 달라도 환경에서 오는 감성으로 하나의 뿌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지요.” 경쾌한 음악처럼 들려오는 그의 언어는 이제 막 저녁이 깃든 우이대학교 아름다운 캠퍼스안에 불빛이 내려오면서 오늘의 시인이자 여행자이기도 한 그를 존재론적 가치로 더욱 빛나게 해주었다.
 
 
 
커피의 매력에 빠져있는 인도네시아 대표 서정시인-조꼬 삐누르보(Joko Pinurbo)

조꼬 삐누르보 시인(필명:족삔 Jok Pin)은 인도네시아 대표 서정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정호승 시인 정도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초등학교 선생님인 부모에게서 1962년 5월 11일에 태어난 시인은 문학소년으로 자랐다. 1987년에 Sanata Dharma(사나따 다르마) 대학교 인도네시아어 문학과를 졸업하고 20대 후반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의 시는 묘사와 아이러니, 자기 반성으로 구성된다. 시를 창작할 때 족삔(Jok Pin) 시인은 현실과 꿈을 혼합하고 지혜를 코믹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족삔(Jok Pin) 시인의 작품은 다양한 신문, 잡지, 저널 및 서적에 소개되었다. 그의 기초 시집 Celana (바지,1999)와 Di Bawah Kibaran Sarung(휘날린 사룽 아래,2001)이 출간된 후에 자카르타 예술위원회 시집부문 대상, 론따르(Lontar)문학상 대상, SIH 문학상 시 부문 대상, 주간 Tempo(템포)의 문학인상, Kusala Sastra Khatulistiwa (꾸살라 적도 문학상) 대상, 인도네시아 언어기관 문학상, 동남아시아 작가상 등 여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10권 이상 시집과 시선집이 출간되었는데 대표 시집으로는 Selamat Menunaikan Ibadah Puisi (시를 잘 즐기세요), Malam Ini Aku Akan Tidur di Matamu (오늘 밤 나는 당신의 눈에 잠들 것이다), Buku Latihan Tidur (수면 훈련 도서)가 있다. 족삔(Jok Pin) 시인은 여러 나라 국제 문학축제에도 초대되었다. 영국, 런던과 네덜란드에서 시 낭독 초대를 받고 독일, 함부르크에서 강연초대를 받았다.
 
2014년에 족삔(Jok Pin)시인은 SURAT KOPI (커피 편지)라는 시집을 출간하였다. 이 시집에 수록된 시는 모두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족삔(Jok Pin) 시인의 SNS(트위터)에 썼던 짧게 구성된 시다. 수많은 짧은 시 중에서 몇 편이 선정되고 편집되어 시집 SURAT KOPI (커피 편지)가 탄생되었다. 족삔(Jok Pin) 시인의 시 대부분과 <커피 편지>에 수록된 시는 간단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짧은 시어로 쓰여 있다. 내용의 일부는 어린시절부터 커피를 사랑하는 시인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커피 편지>에 수록된 시는 독자들을 마치 진한 커피 속으로 빠지게 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족삔(Jok Pin) 시인의 시는 취하게 만들지 않고 영혼의 눈을 활짝 열어주는 시다. 어쩌면 족삔(Jok Pin) 시인은 커피에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을 고백하는 것만 같다,
 
 
‘달콤한 비의 그늘 아래서 / 그는 글 쓰기에 취했다 / 커피와 추위와 / 불확실한 소득과 함께’
(시-달콤한 숙취 중에서) 
 
올해 2019년초 <커피 편지>의 개정본이 출간되었다. 대부분의 현대시와 마찬가지로 족삔(Jok Pin) 시인의 작품은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하기 쉽다고 생각된다. 어렵고 이질적인 문학적 언어를 사용하지 않았기에 그의 시는 아름답고 의미가 풍부하여 독자들과 다정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만 같다. 현재 인도네시아 교육 도시인 족자카르타에 거주하는 족삔(Jok Pin) 시인은 시 외에도 수필과 소설에 도전을 시작했고 강연을 하면서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시문학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특히 족삔(Jok Pin) 시인은 인도네시아 청소년들 사이에 SNS(트위터)로 시와 소통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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