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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인협회 인니 지부 (21) 세 나라(이탈리아,인도,인도네시아)와 브랜드 이야기 / 이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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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산책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7,716회 작성일 2018-09-1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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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필산책 21 >
 
세 나라(이탈리아,인도,인도네시아)와 브랜드 이야기
 
이창현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KOTRA자카르타무역관 부관장
 
 
깜찍한 여주인공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라는 영화에는 3개의 나라가 나온다. 이탈리아(Italia), 인디아(India), 인도네시아(Idonesia) 이렇게 3개 나라다. 공식 국가명칭이 “I”로 시작하는 나라이다. 이탈리아에서 먹고, 인디아에서 기도하고, 인도네시아에서 사랑하라는 이야기다.
 
 
여주인공은 영어에서 자신을 상징하는 단어 “I am a girl”의 “I”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사회적으로 잘 나갔던 그녀가 자신을 돌아보는 여행을 하게 된 3개의 나라, 그 중에서 평온을 얻고 간 발리라는 섬을 품고 있는 나라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라는 나라의 이름은 “인도의 섬들”이라는 뜻이다. 사람이 걸어 다닐 길이 많지 않아 ‘인도(人道)가 4개 밖에 없는 나라’라고도 우스갯 소리로 말하기도 하고, 세계에서 가장 복잡다단한 국가라는 인도(印度)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는 의미에서 '인도(印度)가 4개나 있는 나라'라고 말하기도 한다.  사람이 다닐 인도가 많지 않다는 것은 인도네시아를 제대로 다녀보지 않았다는 뜻이다. 역동적으로 개발 중인 국가에서 차도에 비해 인도(人道)가 좁고, 복잡하다. 또한 날이 더워서 걸어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인도의 개발이 더딘 측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벗어나면 사람들이 걸어 다니거나, 오토바이로 이동하는 길을 쉽게 볼 수 있다. 사방이 열려 있다.  
 
인도(印度)가 넷이라는 말도 매우 복잡다단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다소 부정적인 뜻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은 섬들과 가장 많은 종족과 가장 많은 언어들을 하나로 묶어낸 이 나라가 어찌 단순할 수가 있는가? 나라가 크니 당연히 복합적이고 다양하다. 수 백개의 민족과 언어를 하나로 아우르는 다양성 속의 통일성을 갖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태생적으로 많은 것을 포용하고 있다. ‘통합된 다양성(Bhinekka Tunggal Ika, Unity in Diversity)’ 이라는 말은 이 나라의 모토로서 충분하다. 인도네시아라는 어휘는 이 나라의 지리적 위치를 정확하게 표현하면서 동시에 섬이라는 지형이 갖는 독립적 특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본다. 
 
 
이탈리아라는 나라 이름의 기원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다. 하지만 이탈리아(Italia)의 어원은 송아지를 지칭하는 그리스어 비뚤리(Vituli)에서 나왔다는 설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현대 이탈리아어로 송아지는 비뗄로(Vitello)다. 여기서 V가자 탈락해서 변경되어서 요즘 쓰는 이탈리아(Italia)라는 단어가 등장하였다고 한다.
 
로마인들은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많은 기존의 토착민을 비롯한 이민족을 정복해가면서 나라를 키웠다. 처음에는 로마 남쪽 나폴리 인근의 정복한 사람들을 이탈리아인으로 지칭하다가 점차 '알프스산 남쪽의 로마를 제외한 모든 이탈리아 반도의 피정복민을 지칭'하는 말이 되었다. 그러다가 나폴레옹 이후에 재등장하여 국가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다. 160여년전 알프스산맥 이남의 이탈리아 반도 전체를 하나의 나라로 통일하면서부터다. ‘알프스산 남쪽의 사람들'이라는 뜻을 받아들인 것이다. 아직도 나폴리 인근에 있는 아름다운 도시 비뚤라노(Vitulano)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진정한 이탈리아의 주인이라고 주장한다. 이 도시의 상징은 흰색 송아지다.
 
 
세 개의 ‘I’ 자로 시작하는 국가 중 인도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대신 한국이라는 국호의 어원을 살펴보자. 대한민국은 대한제국이라는 단어에서 나왔다.
 
대한제국은 고종황제께서 삼한의 역사를 돌이키기 위해서 만들었다. 조선은 고조선의 이름을 땄으나 그 기운이 쇠하였고, 고조선 다음에 들어선 나라들이 마한, 진한, 변한이라는 삼한(三韓)이며 그 나라들이 융성했다는 것이다. 이에 그 이름을 땄다는 것이다. 당시 왕이었던 고종은 대한제국 선포와 더불어 황제로 바뀌었다. 왕은 제후와 같은 반열에서 취급되었고 위로는 황제를 모셔야 했다. 하지만 황제는 아래에 여러 왕들을 거느릴 수 있었고, 거느려야 했다. 황제라는 직위에 걸맞게 한 개 나라가 아닌 삼한이라는 3개의 나라를 하나로 통합한 나라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당시 서구 열강들의 각축 속에서 힘든 국가적 상황에서 한국민의 과거 융성했던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함과 동시에 중국의 간섭에서 벗어난 황제의 칭호에 어울리는 국명을 선택한 것이다. 고종은 대한제국이라는 이름을 통해 국가적, 민족적 정체성을 명확히 했다. 
 
국가도 이름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마찬가지로 기업도 개인도 이름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다만 좀 더 좋은 이름으로 드러내는 것이 좋다. 이름을 잘 관리하는 것을 브랜딩(Brand+Ing)이라고 말한다. 정체성을 나타내는 이름(Brand)에다가 현재진행형  동명사(Ing)를 붙였다. 이름은 항상 움직이는 것이고 변화해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브랜딩의 가장 큰 특징은 남들이 평가한다는 것이다. 내가 잘하는 것보다는 남들이 잘한다고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좋은 브랜드를 가질 수 있을까? 사람, 국가, 기업, 상품의 공통점이 있다면 남들이 봤을 때 느낌이나 기분이 좋아져야 한다. 그것이 좋은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따뜻한 포용의 나라 인도네시아에서 각각의 정체성에 맞는 항상 밝은 얼굴 가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남들에게 줄리아 로버츠의 환한 미소같이 느낌을 준다면 어떨까? 그러면 우리 국가, 기업, 국민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브랜드를 가지게 될 것이고, 마침내 큰 시너지를 내서 우리들의 브랜드도 더욱 더 환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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