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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인협회 인니 지부 (144)돈과 사람과 인생에 대한 명상 /서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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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산책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7,613회 작성일 2021-02-05 00:40

본문

<수필산책 144>
 
돈과 사람과 인생에 대한 명상
 
서미숙 / 수필가,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장)
 
 
‘코로나19’라는 세계적 펜데믹 사태를 겪고 있는 이 시기에 부자는 더 큰 부를 창출하고 저소득층은 생계를 위협하는 경제적 위기를 겪고 있다. 아마도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완화되면 계층 간 극심한 양극화 현상이 사회를 혼란에 빠뜨릴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와중에 TV 뉴스를 보다보면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이 돈으로 청탁을 벌였던 정황들이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사람의 이름 석 자가 청탁이라는 명예롭지 못한 일로 언론을 장식하고 있으니 과연 돈이란 사람에게 어떤 존재일까 생각하게 된다. 우리의 삶에서 돈과 사람과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 같다.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 하고 순간적으로 사람의 행복을 가늠하기도 하지만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정체역시 ‘돈’이라는 존재이다. 어렵게 돈을 벌어 축적해놓은 사람도 그 돈을 이용하여 권력이나 명예욕에 사로잡힌다면 인생에 그보다 불행한 일이 또 있을까?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돈이란 참으로 중요하고도 필요한 존재인 것만은 사실이다. 돈이 없으면 하루도 끼니를 해결하지 못할뿐더러 주거문제는 물론, 교통수단을 이용하지도 못할 것이다. 사람의 모든 일상이 돈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하여 밤낮없이 모든 힘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 같다.
 
길을 걷다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오고가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 간혹, 교육이나 예술, 사랑이나 종교를 위하여 길을 걷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돈을 벌기위한 목적으로 분주하게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들 중에는 평생 큰돈은 한 번도 만져보지도 못한 채로 일생을 마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돈을 번다는 것은 그렇게 용이한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 돈을 벌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 기업인들 중에는 과거 경제적인 불우한 환경을 극복하고 어느 나라 기업인 못지않게 굴지의 재벌이라는 고지에 도달해서 사람들의 귀감이 되고 이름을 남긴 사례도 많다.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나 많은 돈을 버는 것을 희망한다. 물론 돈을 많이 벌고 못 벌고의 차이는 어떤 직업을 갖느냐에 따라서 결정되기도 하지만 비교적 월급을 받는 직장생활 보다는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 더욱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대에 ‘코로나19’로 인하여 취업난에 허덕이는 우리나라 청년들에게는 원하는 직장생활도 그나마 꿈에 그리던 그림 속의 풍경이 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돈과 직결된 삶이기에 정규 교육을 마친 청년들에게는 그시기에 맞는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원활하고 균등하게 주어질 수 있어야 한다.
 
또 하나 생각해 볼 것은 돈이 많은 사람은 물론 돈이 많지 않은 사람도 ‘절약’ 이라는 단어는 매우 중요하다. 만약 절약하지 않고 인간의 욕구대로 낭비를 한다면 아무리 돈을 많이 번다해도 구멍 뚫린 항아리에 물을 길어 나르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부지런하다면 미래를 위해서 무조건 돈을 저축해야 한다.
 
생활비와 교육비를 제외하고 나머지 돈을 모두 저축하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수입의 절반을 저축하는 사람도 있다. 가지고 있는 재산을 이용한 재테크의 노하우도 중요하다. 그것은 노후에 편안히 살기위한 방법이기도 하겠지만 미래에 어떤 일이 닥쳐왔을 때 그것을 막아내기 위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영국의 유명한 정치가인 ‘콤던’의 이야기를 소개하자면 그는 “세상에는 저축하는 자들과 낭비하는 자들의 두 계급으로 나누어진다고 했다. 인간을 개화시키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저축하는 자와 근검절약하는 사람에 의해서 이루어져 왔다. 낭비하는 자는 언제나 이들의 노예가 된다. 이것은 자연의 법칙이며 신의 섭리다.“라고 그는 말했는지도 모른다. 노인이 되어서도 젊었을 때 절약을 해서 저축을 했다면 노후의 삶은 크게 도움이 되고 홀로 살아갈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여유로운 노후를 보낼 수가 있게 된다. 또 돈을 많이 벌어 놓았다 해도 어떻게 쓰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회적인 봉사활동으로 여생을 마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자신의 취미생활과 건강을 위한 식도락을 위해 사방으로 돌아다니며 바쁜 사람들도 많다. 많은 재산을 움켜쥐고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죽은 사람도 있고 모든 재산을 전부 사회에 환원해놓고 몸도 마음도 가볍게 가는 사람도 보았다.
 
돈이 많아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사람도 얼굴을 보면 어두운 그늘로 가득한 사람이 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단 한 가지 유일한 것은 아마도 행복의 열쇠가 아닌가 싶다. 우리의 인생은 돈이 많은 사람이건 적은 사람이건 세상은 말없이 모든 삶들을 수용하며 주어진 시간 위에서 쉬지 않고 흘러가고 있다. 현대의 삶이란 갈수록 복잡해지고 변화의 속도마저 빠르다. 그러므로 인간에게는 돈을 떠나서 휴식을 취하는 힐링의 시간이 절실하다. 누구에게나 한 가지 소망을 꼽는다면 돈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걸 떠나서 자유롭게 살아보고 싶다는 희망을 말할 것이다. 돈을 벌기위하여 우리의 삶은 실타래처럼 얽혀있기에 만일 환경이 주어진다면 자연에 푹 빠져 인간 본연의 삶을 살아보고 싶은 소망은 누구에게나 있는가보다. 성공의 반열에 오른 어느 기업인의 인터뷰 중에서도 그 역시 소원이 하나있다면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매일 산과 자연을 접하며 살고 싶은 것이 남아있는 꿈이라고 했다.
 
사람은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죽을 때 가져가지 못한다. 그 돈으로 살아있을 때 덕을 많이 쌓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기꺼이 사회에 기부도 한다면 참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원초적인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인간의 삶이 그 누구라도 쉽게 단정 짓지 못할 만큼 미묘하고 난해한 까닭은 자연으로 돌아가야 하는 생명자체가 지니고 있는 원초적인 목적 때문이다. 높은 산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면 돈과 연관되어있는 세상사가 한없이 작고 공허하게만 느껴진다. 돈과, 사람과 인생, 그 불가분의 관계, 자연 앞에선 그저 도토리 키 재기 같은 인생인 것을, 돈을 쫒지 말고 마음의 행복을 쫒아 진정으로 영혼이 평화로운 삶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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