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회 인니 지부 [2020 신년사] 따뜻한 글과 언어로 존재를 사색하는 새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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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과 언어로 존재를 사색하는 새해가 되기를
서미숙 회장 / 수필가,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장)
문학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경기 침체와 다양한 원인들로 이곳 인도네시아의 삶이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이런 때 일수록 문학에 기대어 문학을 통한 화합과 소통으로 가치 있는 삶을 열어주는 산소 같은 마음 밭을 가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문학은 이름 없고 힘없는 약한 자들의 삶을 대변하는 역사였기에 가장 아래에서 우리의 삶을 위로해 준다.
아주 오래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시대 사람들의 삶을 느끼고 정서를 공유할 수 있는 것도 남겨진 문학작품들 덕분이다. 우리에게는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이라는 가슴 아픈 역사가 있지만 문학이 없었다면 그 억압의 시절과 핍박 받고 고통 받던 우리 민족의 아픔과 삶을 어찌 이해할 수 있었으랴. [운수 좋은 날], [광장] 같은 소설가들의 문학작품에서 묻어난 서민성과 윤동주의 [서시]를 비롯한 시인들의 수많은 작품들이 우리의 삶에 용기와 희망과 위로를 주는 가슴 아프면서도 따뜻한 필체의 언어로 남겨져 있음이다.
우리는 복잡하고 난해한 현시대를 살아가면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를 갈구하며 단체 활동을 통한 모임을 갖고 얽히고 섞이며 살아간다. 서로가 소통하다가도 어떠한 주제로 의견이 달라지기도 하여 모였다가 흩어지기도 한다. 수많은 인연 중 간직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고 버리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새롭게 맞이하는 2020년 새해에는 아집 된 사고와 이기심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만끽하는 존재가 될 수 있기를, 나와 다름의 이치를 순수의 사고로 이해하고 나누며 사유의 힘과 깊은 지성을 갖춘 문학적 감각의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작은 빛이 모이면 큰 빛이 되기에 세상을 환하게 비출 수 있는 따뜻한 글과 언어로 존재를 사색하는 경자년 새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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