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회 인니 지부 (63) 빵나무 열매가 낭까(Nangka) 아니었어? /우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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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산책 63 >
빵나무 열매가 낭까(Nangka) 아니었어?
우병기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일 년에 한번 있는 르바란 연휴기간은 가급적이면 나는 부모형제가 있는 한국을 방문하여 보내려 한다. 올해는 르바란 연휴가 좀 일찍 찾아와서 6월 초를 한국에서 보내게 되었다. 오랜 만에 맞이하는 한국의 청명한 6월 날씨는 사람을 기분좋게 하는 마법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6월 제철 음식을 마음껏 흡입 하고나니 그 즐거움이 배가 되었다. 비록 몸무게는 늘었지만 마음만은 가벼워진 느낌이다. 예전에는 참외가 여름 제철음식이었으나 요즘에는 이른 6월에도 참외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더 신기했던 것은 르바란 연휴를 끝나고 인도네시아로 돌아왔는데 한국에서 맛 본 참외와 똑같은 것을 인도네시아에서 구할 수 있다는 것 이었다. 한국 참외 종자를 인도네시아에서 시험 생산하는데 성공하신 어느 교민 덕분이란다. 이번에 성공한 참외는 맛과 모양이 한국 참외와 똑같다고 했다. 놀라움과 반가운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사실, 참외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인들만 먹는 과일이다. 오죽하면 영문 이름도 ‘Korean Melon' 이겠는가! 한국인들만 먹는 채소인 깻잎 같이 한국인들만 즐기는 유일한 과일인 것이다. 나는 그 신기한 참외를 자카르타에서 구입해서 먹어보고 몇몇 현지인 지인들에게 사진을 보냈다. 그들의 반응은 모두 'Timun Suri'(오이 종류) 비슷하다는 반응이었다.
참외와 Timun Suri는 외관상 비슷하나 맛의 차이는 확연하다. Timun Suri는 사실 밍밍한 맛 때문에 시럽을 첨가하지 않으면 먹기 힘든 채소이다. 참외는 달콤한 맛을 내는 한국의 여름 대표 과일 중 하나이다. 채소와 과일이라는 확연한 차이가 있는 것만 보아도 대단한 맛의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현지인 친구에게 이 귀한(?) 참외를 선물하였다. 그리고 가급적 씨앗은 먹지 말라고 했다. 참외 씨앗은 종족보존을 위한 독소를 약간 품고 있어서, 자주 먹는 한국인이 아니면 설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 후 참외를 선물 받은 현지인 친구가 보낸 택배 하나가 사무실에 도착했다.
택배 안에는 낭까(Nangka)를 잘라서 튀긴 것 같은 과일이 있었다. 낭까는 보통 과일로 직접 먹거나 국이나 반찬용으로 요리를 해서 먹는 것이 보통인데 튀김으로 한 것은 처음 봐서 신기한 마음에 한입 먹어보니 그 맛이 담백하고 마치 고구마튀김 같은 고소한 맛이 나서 직원들에게 물어보았다. 낭까가 아니라 수꾼(Sukun)이란다. 나는 튀김 모양새만 보고 낭까라고 생각했는데, 생소한 이름의 수꾼이라니..... 잠시 당황하고 있을 때 친구로부터 수꾼 사진과 함께 많이 먹으면 배가 나와서 아내가 싫어할지 모르니 적당히 먹으라는 문자가 왔다. 그리고는 다음에는 낭까, 수꾼보다 더 귀한 쩜뻬닥(Cempedak) 튀김을 보내주겠다고 했다.
한국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빵나무 열매 관련 정보를 찾아 정리해보니 이렇다. 빵나무 열매는 Sukun, 작은 빵나무 열매는 Cempedak, 큰 빵나무 열매는 Nangka라고 아주 간단하게 정리되어 있다. 사진으로 봐서도 모두가 비슷비슷하게 생겼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니 한국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정리한 정보처럼 빵나무, 작은 빵나무, 큰 빵나무라고 단순하게 정의하기에는 이것들의 맛과 향, 쓰임새가 너무 다양했다. 빵나무과 열매들처럼 알면 알수록 신기하고, 다양한 인도네시아 문화 또한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없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다음에 현지인 친구가 보내 준다는 쩜뻬닥(Cempedak) 튀김은 또 어떤 맛 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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