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제 1차 세미나 후기 > 인도네시아 헤리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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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헤리티지 역사 제 1차 세미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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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프로그램
작성자 헤리티지 댓글 0건 조회 8,170회 작성일 2015-05-07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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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 깊은 시간 속으로 

<인도네시아 역사 제 1차 세미나를 다녀와서> 

 

주제 : 고대왕국, 스리위자야왕국과 마자빠힛왕국에 대하여 

주최 : 헤리티지코리아  

장소 : 센트랄스나얀 헤리티지도서관 

작성 : 이연주  

 

  자카르타에 와서 처음으로 간 곳은 모나스광장과 그 옆에 위치한 박물관이었다. 나는 낯선 곳을 가볼 때면 그 곳의 과거를 먼저 살피는 습관이 있다. 과거를 알아야 현재 그 곳의 모습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박물관을 살펴 본 후 더 의뭉스러워졌다. 많은 유물들이 네덜란드 통치 때 약탈당했고, 과거 유물을 보존하기 힘들었다는 설명이 있다 할지라도 현재 인도네시아의 종교나 문화와는 다른 유물이 전시관을 메우고 있는 것은 이해가 잘 되지 않았었다. 또한 족자카르타에는 규모와 심미에서 압도하는 불교사원과 힌두교 사원이 있지 않은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슬람인구가 살고 있는 나라에서 말이다. 게다가 박물관 옆에는 고딕양식의 웅장한 성당이 모스크를 마주하고 있으니, 오히려 모스크가 무색하였다.  

  이런 의문을 가지고 있던 차에 헤리티지 주최의 역사 세미나 공지를 보고 냉큼 신청을 했다. 세미나는 5월 5일과 5월 30일 2차례에 걸쳐 고대역사와 근대역사를 주제로 진행된다. 그 중 1차 세미나가 <고대왕국, 스리위자야왕국과 마자빠힛왕국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서둘러 집을 나선 덕분에 장소에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선 헤리티지도서관은 한국에서 보던 여느 도서관처럼 편안해보였다. 게다가 17층이라는 위치 덕분에 넓은 창으로 보이는 하늘이 유난히 맑게 보였고, 서가까지 따뜻하게 들어오는 빛은 너무 부드럽고 예뻤다. 세미나 준비를 위해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분주히 오가는 선생님들의 모습도 더불어 예뻐 보였다. 이건 풍성했던 간식에 대한 답례인사가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편안한 분위기로 시작된 세미나는 회장님의 헤리티지코리아에 대한 짧은 소개와 세 명의 발표자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첫 번째 발표는 4세기 꾸따이왕조부터 16세기 드막왕조까지 고대왕조의 종교와 문화를 개괄적으로 정리하였다. 놀랍게도 첫 번째 발표에서 의문점이 풀리고 말았다. 2세기경부터 유입되어 온 불교와 힌두교는 넓은 지역에 전파되며 문화와 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었는데, 16세기 들어 온 이슬람지도자들에 의해 이슬람이 전파되며 힌두교와 불교는 박해를 당하고 발리와 산악지대로 쫓겨 간 것이다. 그래서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힌두교와 불교의 영향이 남아있다고 한다.  

  두 번째 발표는 앞서 발표한 고대왕족 중에서 가장 번성하여 지금까지 인도네시아에 영향을 주고 있는 두 왕족 중 스리위자야 왕족에 대한 정리였다. 이 왕족은 2~13세기라는 오랫동안 해상을 점령하며 번성한 왕국으로 그 힘이 자바와 말레이반도까지 뻗쳐 동남아시아 무역의 핵심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무역을 기반으로 축적한 막강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앞세워 이 왕족의 언어를 말레이와 인도네시아 열도의 무역언어로 사용하였고, 이것이 현대 말레이시아어와 인도네시아어로 발전하였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이 왕조의 유물이나 기록은 아직 많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도 인도네시아의 자부심으로 곳곳에 흔적이 남아있다고 한다.  

  세 번째 발표는 스리위자야왕조와 더불어 고대사에 가장 큰 왕국으로 꼽히는 마자빠힛왕조였다. 14~15세기경까지 번성했던 마자빠힛왕조는 단시간에 영토를 넓히며 제국을 건설했는데, 이것이 오늘날의 인도네시아 영토의 기틀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 왕조의 명성은 인도네시아의 위대함의 상징이라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에도 이 왕조에 대한 언급이 있다고 하니 가히 그 영향력이 얼마나 방대하였을지 짐작할 수 있겠다.        

  세미나 발표를 위해 자료집을 정리하고 발표까지 진행한 세 분의 발표자들이 한 달 동안 자신이 맡은 왕조에 대한 문헌들과 씨름을 한 노고는 꼼꼼히 준비한 자료집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덕분에 나는 그 긴 시간을 쉽게 훑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대역사에 깊이 빠졌을 호사를 누리신 듯하여 부러움도 슬금슬금 올라왔다. 세 분의 마음속에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까? 진행시간에 한정이 있었음이 안타까웠다. 또한 파워포인트를 이용하여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유물을 함께 보여주며 설명하는 것도 즐거웠다. 다음에 박물관을 또 간다면 나도 좀 더 많은 것이 보이리라 기대된다.  

 5월 30일 있을 2차 세미나 주제는 근대사라고 한다. 지금 인도네시아에 있는 많은 유물이 네덜란드 통치시절 그들에 의해 발굴되고 유린 된 것이 많다고,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보로부두르 사원이라는 이야기를 족자카르타 여행에서 들었다. 지금의 군부정치까지, 왜인지 우리의 근대사와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다음 세미나에서도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다음 만남을 기다리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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