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헤리티지 헤리티지 가이드 봉사자 교육 후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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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티지 가이드 봉사자 교육 후기>
작 성 자 : 김 미 랑(헤리티지 박물관 3기 교육생)
이번 2015년 2월3일부터 4월 25일에 3개월간 교육에 참가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이 글을 바칩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자카르타에서 나의 선택은 그것 뿐이었다. 취미를 찾으려고 애썼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기다리고, 기대를 버렸다. 그런 나의 노력 때문이었을까? 그 날도 편안한 자세로 핸드폰을 들고 검색을 하던 중 <헤리티지 인도네시아박물관 가이드봉사자 교육생 모집>이라는 정보를 접하게 되었다. 곧 자세를 고쳐 앉으며 천천히 내용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신청자격은 인도네시아의 문화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면 누구나, 12주 교육, 무료이며 교육 후 3년간 가이드 봉사활동이 가능하신 분, 그리고 영어실력증진을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스터리를 좋아하던 나는 유물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매우 흥미로울 것 같았고 봉사 활동이라는 점에서도 호감이 갔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봉사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막상 도전이 어려웠는데 단체에 소속이 되어 봉사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면 그것도 참 좋은 기회지~ 싶었다. 그렇지만 언제나처럼 소극적인 나의 성격은 여지없이 발동되었다. 첫째, 화, 토요일 주 2회 총12주간의 교육 동안 3회 이상 결석하면 수료를 받을 수 없다는 항목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아이의 레슨을 따라 가야 하는 내가 졸업을 할 수 있을까? 둘째, 인도네시아의 문화를 공부하는 건 흥미로울 것 같은데 교육 이후 소극적인 내가 남들 앞에서 가이드를 잘 할 수 있을까? 셋째, 영어를 잘 해야 하나? 넷째, 박물관 공부보다 생활에 필요한 바하사 인도네시아 공부부터 하는 게 낫지 않을까? 뭐 이런 저런 생각들이 나의 발목을 붙잡았다. 나의 안 좋은 습관이긴 하지만 항상 안 될 경우의 수부터 찾아 걱정하는 것이 문제였다. 그렇게 또 나의 새로운 도전을 접으려고 하는 순간! 광고 맨 아래에 헤리티지박물관 회장님 연락처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 매번 포기하고 안 해서 후회했는데....... 궁금한 것이나 물어보고 결정하자' 하는 심정으로 나는 연락처를 스크랩 해 두었다. 하지만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차일피일 시간만 보내다 내 기억 속에서 저 멀리 사라지고 있던 어느 날, 가깝게 사시는 지인 분께서 헤리티지 박물관 수업을 다녀오셨는데 너무나 괜찮으시다고 하시면서 추천을 하시는 게 아닌가! '이게 인연일까? 나에게 온 기회인데 또 소심한 성격으로 놓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그 분의 얘기로는 이번이 3년 만에 처음으로 교육생을 모집하는 거라고, 다음 기회는 언제가 될지 모른다고 귀 뜸해 주시니 더욱 더 나의 소심증은 고개를 내리고 전에 메모해 두었던 회장님의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가고 있었다. 하지만 통화는 할 수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자를 남겨 두었더니 잠시 후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헤리티지 @@@입니다" 전화 너머로 들리는 회장님의 목소리는 편안한 옆집 언니 같았다. 갑자기 두려움이 사라지면서 처음 통화하는 분에게 이것 저것 궁금한 것들을 물어댔고, 회장님은 나의 걱정은 아무 문제되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용기를 주셨다. 더군다나 빠진 교육내용은 따로 보충수업도 해 주시겠다고 하셨다. 그렇게 나는 헤리티지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헤리티지센터로 가서 가입신청서와 소정의 가입비를 내고 플라스틱으로 만든 이름표 하나를 건네 받았다. 작은 그 것에서 이상하게도 소속감이 생겨나고 내가 무언가를 벌써 해낸 듯한 뿌듯함이 찾아 들었다. 첫 교육을 가던 날, 박물관은 전에 한번 다녀 온 경험이 있어 낯설진 않았지만 자카르타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에 흥분되어 있었다. 드디어 도착! 다행히도 지인 분이 계셔서 쉽게 일행을 찾을 수 있었고, 나 말고도 새로 오신 분이 한 분 더 계셔서 동지감도 생기고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우리는 서로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교육을 받기 위해 장소를 옮겼다. 밀폐된 강의실 같은 곳에 앉아 교육이 진행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나의 상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내가 간 날은 세 번째 시간이었는데, 인도네시아 민속관에 전시된 유물들에 대해 헤리티지에서 7년간 봉사활동을 하신 선배님이 오셔서 우리를 위해 수마트라, 자바, 발리, 칼리만탄, 술라웨시, 파푸아의 유물들을 하나 하나 용도와 의미, 유물에 담긴 전설 등을 박물관 구석구석을 다니며 유물을 찾아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그 중에서 파푸아에 사는 아스맛족은 전쟁터에 나가기 전에 큰 기둥을 세우는데 그것을 엠비스 기둥이라고 부르고, 죽은 조상에게 복수를 약속하는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그리고 아스맛족이 예전에는 인육을 먹었다는 말에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보다 더 충격적인 일은 선배님의 해박하신 유물 설명이었다. '어찌~ 이렇게 많은 유물들의 이야기를 술술~~ 자동판매기 마냥 유물 앞에만 딱! 서면 쏟아 내는지~ 와우! 진짜 대단하다. 이게 가능해? 도대체 얼마나 많은 공부를 했길래?' 하는 생각과 함께 선배님이 정말 경이로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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