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인도네시아 M&A·사모투자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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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스타트업 유니콘 고젝(Go-jek)은 지난해 세계 3대 사모펀드 가운데 하나인 KKR과 워버그핀커스 등으로부터 5억5000만 달러 투자를 이끌어 냈다. 동남아판 우버로 불리는 고젝의 몸값은 이 투자로 40억 달러까지 솟구치며 동남아 최고 몸값의 벤처기업으로 인정받게 됐다.
그동안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두 나라에 있던 동남아 M&A·투자 시장 중심 축이 인도네시아로 옮겨가고 있다. 고젝 투자, 암만 미네랄 인터나시오날(PT. Amman Mineral Internasional) M&A와 같은 굵직한 거래들이 인도네시아에서 연이어 성사되면서, 동남아 M&A 사모투자 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지난 2016년 동남아 사모투자(PE) 시장 규모는 68억 달러. 2012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의 사모펀드 투자 80% 이상이 싱가포르,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등 세 나라에서 일어났다. 2016년 3분기만 해도 전체 자본조달의 95%가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로 흘러 들었고, 그 가운데 6건의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난 6건의 거래가 42% 비중을 점했다.
인도네시아 PE VC 투자 시장 성장 기세는 실로 무서울 정도다. 중국 경기 둔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 등으로 2014년 2.3억 달러까지 떨어졌던 실적은 2015년 그 2배인 4.6억 달러로 반등한 데 이어 작년에는 14.74억 달러까지 치솟으며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특히 M&A 분야가 괄목할 성장세를 보였는데, 2015년 105건, 15.7억 달러 수준이던 시장 규모가 2016년 131건, 84.5억 달러로 500% 이상 급증했다.
급성장하는 인도네시아 PE시장을 이끄는 두 투자회사가 있다. 사라토가(Saratoga Capital), 노스스타((Northstar Group)가 그 장본인. 사라토가캐피탈은 에드윈과 산디아가가 1998년 설립한 사모투자운용사로, 금융 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레버리지 바이아웃 거래를 주도하며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현재 총운용자산 규모(AUM)가 20억 달러를 넘었는데, 천연자원과 에너지, 텔레콤, 소비재 등에 대한 투자가 주를 이룬다. 최근에는 인테라인도리소시스(PT. Interra Indo Resources)를 아스트라인터내셔널(Astra International) 에 매각하며 성공적인 엑시트 스토리를 만들었다.
노스스타 그룹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투자 활동의 주 무대는 인도네시아다. 펀드 운용 규모는 사라토가와 엇비슷한 20억 달러 수준. BFI 인도네시아, 두니아 마크무르 자야, BTPN (Bank Tabungan Pensiunan Nasional), 센트린 온라인 (Centrin Online) 등 인도네시아 기업들이 노스스타 펀드의 주요 포트폴리오들이다. 고젝의 주요 투자자이기도 한 노스스타는 2014년부터 벤처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M&A·사모투자 시장의 가파른 성장은 현지 경제 성장의 영향이 가장 크겠지만, 현 정부인 조코위도 정권의 개혁 드라이브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조코위도 정부는 원자재 수출 위주이던 과거의 낙후된 자국 산업 구조를 탈피하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신성장동력 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 파격적 규제 완화 등을 실천하며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력적인 투자 시장으로 이미지 변신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이미 투자규모가 50.4억 달러를 넘어서며 인도네시아 내 최대 투자국에 등극했다. 내노라 하는 글로벌 PE들도 속속 인도네시아로 발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여전히 목마르다. 투자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급증하는 자본 수요를 충족시키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대규모 자본 투자가 시급히 요구되는 분야로는 인프라, 에너지, 물류 그리고 헬스케어 등이 손에 꼽힌다. 지난해 조코위도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 열악한 자국 인프라 시장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요청한 바 있다. 새로운 투자처,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필요로 한다면 인도네시아에서 보다 적극적인 액션을 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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