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취약 5개국’ 오명 벗는다…쌍둥이 적자 개선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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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지난 2013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촉발한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 당시 브라질 인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더불어 시장 붕괴와 경제침체 우려가 큰 ‘취약 5개국(F5)’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그러나 오랜 고민이었던 정부의 적자 체질이 개선되는 가운데 루피아화 가치도 올들어 상승세를 보이면서 이런 불명예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인도네시아의 지난달 외환보유고는 1249억 달러(약 142조 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3개월 수입분에 불과했던 인도네시아 외환보유고는 현재 8개월로 늘어났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8일 지표를 발표하면서 “외환보유고의 증가는 안정적인 경제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며 경제 운영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루피아화는 F5 통화 중의 하나라는 꼬리표처럼 여러 차례 투기의 대상이 됐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미국 달러화당 루피아화 가치는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서 움직여 중앙은행이 필사적으로 환율 방어에 나서야 했다.
그러나 올들어 루피아화 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1.4% 올랐다. 개선된 경제 전망에 힘입어 루피아화 가치가 안정을 찾으면서 중앙은행도 외환보유고를 늘릴 여유를 찾은 것이다.
인도네시아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먼저 인정했다. 세계은행(WB)은 얼마 전 보고서에서 인도네시아 경제성장률이 올해 5.2%, 내년은 5.3%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의 5.0%에서 오른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인도네시아 신용등급을 투기 수준인 ‘BB+’에서 투자적격등급인 ‘BBB-’로 상향 조정했다. 다른 국제신평사인 무디스도 이달 “인도네시아 은행들은 앞으로 12~18개월 거시경제 개선 효과를 볼 것”이라는 긍정적 진단을 내놓았다.
이런 인도네시아 부활 배경에는 그동안 경제의 가장 취약점으로 지목됐던 경상수지와 재정수지의 ‘쌍둥이 적자’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그동안 침체 국면이었던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회복하면서 자원부국인 인도네시아의 경상수지 적자는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여기에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예산을 짜면서 쓸데없는 지출 억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 투자자들도 다시 인도네시아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의 올들어 지난달까지 인도네시아 주식 순매수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다섯 배 급증한 16억 달러에 달했다. 이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는 지난 14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해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채권시장에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배에 달하는 67억 달러를 순매입했다.
다만 인도네시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설비와 공공투자 비율이 25%로, 말레이시아와 태국 등 40% 수준을 보이는 다른 이웃나라보다 낮은 점, 목표의 30%에 그치고 있는 정부의 부족한 징세 능력 등은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신문은 2억5000만 명으로 동남아시아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네시아가 오는 2050년에는 세계 4위 경제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민간 예측도 있다며 현 정권의 경제 운영과 기업의 투자 동향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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