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산유국 저유가 속 원유 고갈에 시름…관련산업도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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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하락이 장기화하면서 신규 유전을 개발할 길이 막힌 동남아 산유국들이 원유고갈과 관련 산업 위축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4일 인도네시아 석유가스생산감독국(SKKMigas) 등에 따르면 아시아 최대 산유국인 인도네시아의 원유 매장량은 작년 말 기준 29억5천900만 배럴로 2000년대 초(50억 배럴)보다 40% 이상 급감했다.
전국에 산재한 756개의 유전 중 55.45%는 이미 원유가 고갈됐고, 5곳에 불과한 주요 대형 유전 중 4곳도 수명이 다하고 있다.
여기에는 외국계 자본에 대한 인도네시아의 과도한 규제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지만, 본질에서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신규 유전 및 가스전 개발이 일제히 중단된 탓이 큰 것으로 지적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1990년대 한때 하루 170만 배럴에 달했던 원유 생산량이 하루 80만 배럴로 반토막이 나자 석유와 천연가스 탐사 기업에 부과되던 세금을 폐지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석유 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말레이시아 등 여타 산유국의 형편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조선업체인 남청(Nam Cheong) 그룹은 이달 21일 싱가포르증권거래소(SGX)에 자사 주식의 거래 중지를 요청했다.
석유와 천연가스 탐사를 위한 해양지원선(OSV) 건조를 주력 사업으로 삼았던 남청 그룹은 유전개발 투자가 급감하면서 재무상황이 악화하자 채무조정을 위해 일시적으로 상환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남청 그룹의 채무액은 올해 3월말 기준 18억3천만 링깃(약 4천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싱가포르 해양 석유·가스 플랜트 업체인 스위버 홀딩스는 이미 지난해부터 청산 절차를 밟고 있으며, 경쟁사였던 에즈라 홀딩스도 올해 4월 파산을 선언했다.
2014년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정점을 찍었던 국제유가는 현재 배럴당 4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대형 석유업체들은 작년 1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 산유국의 감산 합의로 국제 석유가격이 배럴당 60달러 대로 올라설 것이란 기대가 미국의 셰일유 증산으로 무산되자 더욱 허리를 졸라매는 모양새다.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의 석유·천연가스산업 전문가인 제이슨 케니는 "대형 석유업체들은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55달러로 보고 있기에 투자 예산과 지출 경비를 지속해서 삭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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