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리디노미네이션 본격 추진?… 찬성 목소리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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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서 루피아화의 액면 단위를 줄이는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을 비롯해 정부 측에서도 이에 대해 긍정적인 뜻을 내비치고 있어 관련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은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 인니 중앙은행 "화폐단위 변경 논의 시작해야"
28일 자카르타 포스트 등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구스 마르토와르도조(Agus Martowardojo)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이달 중순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루피아화 리디노미네이션과 관련해 법안 개정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아구스 총재는 작년 12월에도 조코위 대통령에게 "리디노미네이션 법안 처리를 지지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국회의원들 역시 화폐단위 변경과 관련해 법안 심의를 즉시 시작해야 한다며 지지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법안을 국가 입법 프로그램(Prolegnas)에 추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 프로그램에 포함되면 법안을 즉시 심의할 수 있게 된다.
정부도 중앙은행의 제안에 찬성의 뜻을 밝히고 있다. 다만 "화폐 단위를 얼마나 조정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하 못했다"고 전했다.
◆ 1달러=1만3000루피아… 경제활동 불편함 초래
리디노미네이션은 한 나라에서 통용되는 화폐의 실질 가치는 그대로 두고 액면을 동일한 비율의 낮은 숫자로 변경하는 조치를 말한다. 예를 들어 1000원을 1원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이는 인플레이션, 경제 규모 확대 등으로 거래 가격이 상승해 자릿수가 늘어나면서 생기는 불편함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루피아 환율이 현재 1달러당 1만3000루피아 선을 넘는 등 액면가가 너무 커 거래, 계산, 회계처리 등 경제 활동에 불편함을 초래하는 문제가 나오고 있다.
이에 인도네시아는 지난 2012년에도 루피아화 액면 단위를 2022년까지 1000분의 1로 점진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2013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환율이 요동치는 바람에 중도 포기했다.
◆ 전문가 "리디노미네이션, 루피아화 가치 높여줄 것"
전문가들은 리디노미네이션이 인도네시아 통화의 가치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푸아드 바와지에르 전 재무장관은 "루피아의 화폐 단위를 개정하려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의지를 지지한다"면서 "이는 인도네시아 통화의 가치를 높여줄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 주변국가들과 비교해 미국 달러화 대비 루피아화의 가치가 낮아 그동안 인도네시아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의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루피아화 환율이 낮으면 국가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조코위 대통령은 "루피아의 리디노미네이션은 가까운 미래에 실행되지 않을 것이다"며 "정책 시행의 올바른 시점과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서 충격을 계산하고 있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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