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투자 늘리는 인도네시아…한국 철강 수출 확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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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가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 나서면서 국내 철강업계에 청신호가 켜졌다. 통신, 교통 및 에너지 등 인프라 구축 사업에 쓰이는 철강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기업인 크라카타우 스틸(Krakatau Steel)은 지난 2015년 한해 인프라 구축에 쓰인 철강제품 규모를 약 32억7368만달러(약 3조7000억원)로 추정했다.
30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올해 291억1278만달러(약 32조60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인프라 구축에 편성했다. 내년 인프라 구축에는 342억1053만달러(38조3700억원)의 예산을 할당한다는 방침이다.
동남아철강협회(SEAISI)에 따르면 올해 인도네시아의 철강 수요는 1200만톤 규모로 지난해보다 약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시장조시기관인 유로모니터는 올해 인도네시아 철강 시장의 규모가 179억8722만달러로 지난해의 166억4436만달러 보다 8.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수출 확대에 대한 철강업체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철강 산업이 자국내 실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2015년 조강 자급도는 30%에 불과했고, 평균 설비 능력은 글로벌 수준 대비 40% 이하, 가동률은 50%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제품에 대한 의존도 역시 높다. 주요 무역통계 정보사이트인 글로벌트레이드 아틀라스(Global Trade Atlas)에 따르면 지난해 기초철강제품의 수입 중량은 1301만톤으로 전년대비 11.75%가량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인도네시아 철강 주요 수출국 3위 국가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총 121만톤가량의 한국산 철강제품을 수입했으며, 한국산 철강 제품의 전체 시장 점유율은 2016년 수입액 기준 8.9%에 달했다. 인도네시아 업체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크라카타우 스틸(7.3%)과 비교해 1.2%포인트 높은 수치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인도네시아 월 수출액은 약 4억7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약 50% 증가했다.
허유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무역관은 “인도네시아 철강 제품의 단가가 1톤당 600달러 정도인 반면 수입 제품의 단가는 이보다 최대 28%까지 저렴하다”며 “정부 인프라 구축사업 수 및 규모가 커지고, 아파트 등 건설 프로젝트가 증가하면서 한국산 철강 제품 수입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반덤핑, 세이프가드 등 수입 규제를 실시하고 있어 한국산 제품의 수출 증대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합금강, 석도강판 등 한국산 철강 제품에 총 4건의 수입 규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열연코일의 경우 지난해 2월 기준 현지법에 따라 반덤핑 규제가 종료됐으나 세계무역기구(WTO), 한국무역협회(KITA) 등 웹사이트에는 여전히 규제 중인 것으로 게재돼 있다.
한 국내업계 관계자는 “이밖에도 절차가 까다롭고 금전적, 시간적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인도네시아 국가 표준 인증제도(SNI), 국산제품 사용요건(TKDN·Tingkat Kandungan Dalam Negeri) 등 비관세장벽이 있다”고 밝혔다. SNI 인증을 받지 않고 수입된 제품은 통관이 제한되며, TKDN은 인도네시아 바이어가 수입산 완제품보다는 현지에서 생산된 제품을 구입하도록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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