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엔제리너스에는 '파스타'가 있다…'할랄' 인증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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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민낯을 본 국내 유통기업들이 '포스트 차이나(Post China)'를 외치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포스트 차이나'의 대표 시장으로 손꼽힌다. 인도네시아는 중국, 인도, 미국 다음가는 세계 4위 인구대국(2억6000만명)이다. 특히 25세 미만이 인구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K-컬처(한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잠재력이 뛰어난 곳이다. 아시아경제는 'K-컬처의 전초기지'로 떠오른 인도네시아의 '생생한 탐방기'를 통해 국내 유통기업들에게 글로벌 사업 확대 전략을 제시한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쬔 지난달 24일 오후 1시(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市) 롯데쇼핑 에비뉴 1층에 위치한 엔제리너스 매장 곳곳에서 기이한 풍경이 벌어졌다. 현지인들이 테이블마다 음료와 함께 '파스타'를 먹고 있었던 것. 야채와 닭고기, 감자튀김 등이 한데 어우러진 세트메뉴를 먹으면서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는 현지인들이 대다수였다.
이날 엔제리너스 매장에서 만난 손상현 롯데지알에스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인도네시아에서 엔제리너스 매장을 비스트로(Bistro, 음식과 음료를 제공하는 작은 카페) 콘셉트로 운영하고 있다"며 "파스타와 샐러드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브런치 세트와 '엔젤 인 콤보' 등이 현지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브런치 세트 메뉴는 한국 여느 비스트로 매장에서 경험한 것과 큰 차이는 없었지만, 이곳 현지인들에게는 달랐다. 비스트로 콘셉트 카페 트렌드가 형성돼 있지 않아서다. 이에 고객 타깃 층 역시 현지 중ㆍ상류층을 겨냥한다. 상류층을 중심으로 브런치 등의 메뉴를 먹는 외식 트렌드가 인기를 끌면서 엔제리너스 역시 현지화를 위해 이 같은 전략을 선택한 것.
손 법인장은 "이곳 매장의 일평균 방문객수는 200명에 달하는데, 90% 가량이 현지인들"이라며 "이들은 카푸치노와 아메리카노, 식사류는 엔젤 인 콤보를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엔젤 인 콤보는 닭고기와 감자튀김 등으로 구성됐다. 빠질 수 없는 것이 매운맛의 닭고기라는 게 손 법인장의 설명이다.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의 주식이 닭고기와 쌀밥인만큼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 맞춤형 메뉴를 내놨다는 것.
인도네시아에 엔제리너스 매장은 아직 3곳에 불과하다. 2014년 12월23일 버까시 지역에 오픈한 1호 매장 하바빤인다점, 지난해 3월12일 문을 연 롯데쇼핑 에비뉴GF점, 지난 8월1일 자카르타 오피스 상권에 오픈한 찌비스점을 운영중이다. 손 법인장은 "커피 원두변경 및 품질교육을 통해 최근 매출 성장률이 15% 이상에 달한다"며 "10월 한달은 20%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모기업 롯데지알에스의 또 다른 외식브랜드 롯데리아와 다른 점이라면 아직 시장 진출 단계라는 것이다. 엔제리너스는 내년에 매장 3개 출점을 계획중이다. 또 할랄(Halal) 인증 취득도 준비중이다. 롯데리아 전 매장이 인도네시아의 국가 평가기관인 무이(MUI)로부터 할랄 인증을 취득한 이후 고속 성장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드라이브스루(차에 탄 채로 쇼핑할 수 있는 상점)도 조만간 선을 보일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주요 시내를 중심으로 걸을 수 있는 '도보'가 거의 전무한 상황으로 자동차ㆍ오토바이 문화를 갖고 있다. 상류층이 자동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드라이브 스루 매장이 성공 전략의 요인이 될 것이란 게 손 법인장의 설명이다.
손 법인장은 "인도네시아의 온라인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맞춰 온라인 제휴판촉,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 활용 등 다양한 홍보를 통해 인지도 증가 및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며 "성장성이 높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확대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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