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쇼크’ 진정되나···세계 증시 혼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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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청문회에서 “미국 경제 회복세 미약, 당분간 양적완화 지속할 방침”
벤 버냉키(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 의장이 글로벌 시장을 진정시키려고 애쓰긴 했으나 세계 증시는 여전히 혼조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17일 (현지시각)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열린 반기 통화정책 보고 청문회에 참석해 자신이 지난달 19일 행한 발언(=버냉키 쇼크)을 의식한 듯 이를 진정시키려는 노력이 역력했다.
그는 의원들과 질의응답 중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 완전회복을 선언하기에는 먼 미래의 얘기”라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시장의 요구가 있는 한 양적완화(=채권 매입) 정책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버냉키 의장이 지난달 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하고 내년 중반에는 이를 중단할 수 있을 것이란 암시를 내놓은 이후 글로벌 시장은 심하게 요동쳤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하면 시장에 달러가 점차 고갈돼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 시장으로 몰려 갔던 달러가 일제히 환수될 것이란 우려가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실업률이 약 7%로 낮아지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끝내고 실업률이 6.5%까지 떨어지면 현재 제로 수준인 단기 기준금리를 인상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미국 연준은 현재 매달 850억달러의 채권을 매입하는 양적 완화 정책을 시행 중이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은 이날 청문회에서는 “연준의 자산매입은 경제·금융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결코 미리 정해져 있지 않다”며 경제 상황에 따라 양적 완화 축소 규모나 시기가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제 지표들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 더 빨리 움직일 것(자산 매입 축소)이지만 기대하는 정도의 경제 지표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양적 완화 중단 시점을 늦추거나 당분간 자산 매입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사전 배포된 연설문에서도 버냉키 의장은 “앞으로 나올 경제 지표들을 통해 노동 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고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 2%로 다시 오른다면 연말에 월간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이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며 지난달 때와는 달리 한결 완화된 입장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를 비롯한 세계 증시는 여전히 혼조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8일 아시아 증시를 비롯해 세계 주요 증시가 대부분 혼조세를 보인 것은 이미 ‘세계의 중앙은행’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양적완화 축소 방침을 밝힌 만큼 달러 환수가 기정사실화 됐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이다. 시장의 예상에서 벗어난 발언이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
뉴욕 월가의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만은 이에 대해 “버냉키 의장의 사전 연설 내용에서 놀랄 만한 것은 없었다”면서 “단기 시장 참여자는 이 발언들을 비둘기파(온건파)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8주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 반해 중국 증시는 성장 둔화 우려 등이 겹치며 상하이종합지수는 1.05% 내린 2,023.40으로 거래를 마쳤고 선전지수 역시 7,904.27로 1.98% 하락했다. 대만 가권지수도 0.78% 하락해 8,194.88로 마감했으며 홍콩 항셍지수 역시 0.12% 하락한 21,345.22에 그쳤다. 반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는 0.89%오른 4,720.43으로 마감, 태국 SET지수는 2.00% 오른 1,487.19로 동남아 증시는 대부분 오름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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