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경기침체 ‘경보음’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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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가격 인상 등으로 올해 경제성장률 하락 불가피
최근 연료가격 인상, 투자 축소, 구매력 약화 등 여러 징후들이 올해 인도네시아 경제성장률 하락이 불가피 하다는 경보음을 내고 있다.
현지언론 자카르타포스트는 의회가 지난 17일 승인한 ‘2013 수정예산안’은 올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6.3%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경제전문가들은 목표 달성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보조금연료가격 인상으로 높아지고 있는 인플레율 압력이 가장 큰 복병이 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가계부문 소비이다. 가계부문 소비는 전제 GDP 성장의 거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연료가격 인상에 따라 올해 인플레율이 최고 7.65%까지 도달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1일 밤 보조금 연료가격 인상 단행을 공식 발표한 뒤, 새로운 연료가격이 22일 0시부터 적용됐다. 이에 따라 보조금 휘발유(Premium)가격이 리터당 6,500루피아로 44%, 보조금 경유(Solar)는 5,500루피아로 22% 등 평균 33%가량 인상됐다.
이와 관련 인도네시아 경제금융개발연구소(INDEF) 경제학자인 에니 스리 하르따띠는 23일 “정부가 밝힌 예상성장률은 2013년도 수정예산안 내에서는 절대적으로 비현실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보조금연료 가격이 이미 인상된 현 시점에서 경제성장률 6%대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곧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국민들의 구매력 저하로 이어지게 되고,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규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잠재적 투자자들을 유치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크레딧 스위스 이코노미스트 산티탄 사티라타이도 최근 발표한 경제보고서 ‘인도네시아 경제: 투자 붐의 끝’에서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해 석탄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하반기 투자성장이 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대해 카띱 바스리 재무장관은 지난 20일 국정회의서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선호하는 현실적 방편은 정부지출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는 큰 ‘승수효과(정부지출이 늘어나면 국민소득이 그 증가분의 몇 배 크기로 늘어나는 효과)’를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가 제시한 6.3% 경제성장률 목표는 정부지출이 경제를 상승기조로 이끌어간다는 전제조건이 있다면 충분히 ‘합리적인’ 목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정부의 예산지출은 전체 예산의 32.2%에 해당하는 541조 루피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동기 34.1%에 비해 오히려 낮아진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와 정부 재정적자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인도네시아 경제상황에 대해 이미 경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급격히 변화하는 외부상황에 덩달아 휩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바클레이즈 은행 이코노미스트인 쁘락리띠 소팟은 ‘인도네시아 전망: 성장의 딸꾹질(Growth Hiccups)’를 통해 “인도네시아 경제성장률이 5.5% 이하로 하락하게 되면 지난 10년간 하락해 왔던 GDP 대비 부채 수준 또한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팟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한 일부 경제학자들은 “인도네시아 신용등급이 앞으로 6개월에서 1년 내에 무디스나 피치와 같은 다른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재차 강등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며, “글로벌 유동성 감소의 부작용으로 인해 인도네시아가 외부환경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5월 2일 인도네시아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강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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