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항공 시장에 진입한 신생 항공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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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 석유회사 쁘르따미나의 계열사 쁠리따 에어(Pelita Air) (사진=쁠리따 에어 홈페이지)
코로나-19 팬데믹이 저물면서 국내 지역간 항공 트래픽이 회복세로 돌아서자 때맞춰 신생항공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악성 부채나 팬데믹으로 인한 타격 등 이른바 ‘원죄’ 없이 출발한 이들 신생항공사들이 기존 항공사들에 비해 운영 면에서 보다 유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낮은 인지도라는 걸림돌을 극복해야만 한다는 필연적 과제도 있다고 말한다.
3일자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라인도 유나이티드 서비시스(Raindo United Services – 이하 RUS)는 지난 달 28일(화) 오는 7월부터 정기화물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RUS는 자카르타, 메단, 발릭빠빤, 마까사르, 수라바야 등 국내 도시들과 싱가포르에 두 대의 보잉 737-800BCF 항공기를 띄우고 있다.
이 신생 항공사는 예전 가루다 항공 자회사인 시티링크(Citilink) 이사출신 베니 루스딴또(Benny Rustanto)를 중심으로 무하마드 수리아(Muhammad Surya), 도디 압둘 까디르(Dodi Abdul Kadir), 밤방 수잣미꼬(Bambang Sujatmiko), 유디 파자리(Yudhi Fadjari), 페브리안또리(Febiantori), 한스 누그로호(Hans Nugroho) 같은 이들이 함께 투자해 설립했다.
RUS는 팬데믹 기간 중이던 2021년 3월 라이언에어 공동창업자 루스디 끼라나(Rusdi Kirana)가 설립한 또 다른 신생 항공사 수퍼 에어젯(Super Air Jet)의 행보를 그대로 따랐다.
그 1년 후엔, 1963년부터 전세기 운용에만 치중해 왔던 국영 석유공사 쁘르따미나 계열사 쁠리따 에어(Pelita Air)도 본격적으로 상업 항공산업에 뛰어들었다.
국영 만디리 은행의 분석가 하리스 에꼬 파루딘(Haris Eko Faruddin)은 항공산업계가 이제 ‘안정적 회복기’에 접어들어 신생 항공사들이 사업을 시작할 적기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말에 나온 사회활동제한조치(PPKM) 해제가 촉매제로 작용하여 올해 국내 항공노선 승객수의 획기적인 증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리스는 국내 지역간 물량 이동이 증가하고 있어 항공업계에서도 승객보다 항공 화물의 증가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했다.
RUS는 서면자료를 통해 자신의 항공기들이 한 번에 23톤의 화물을 운반할 수 있으며 수산물 같이 부패하기 쉬운 상품 운송을 위해 냉장 보관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RUS를 사용하는 고객들은 라인도(Raindo)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화물 이동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RUS 공동창업자 베니는 상품 발송자로부터 상품을 픽업하는 회사인 이른바 ‘퍼스트마일 플레이어(first mile player)’들과 항공기 도착지에서 목적지까지 상품을 배달하는 운송회사인 ‘라스트마일 펌(last mile firms) 등 각 지역의 여러 물류회사들과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RUS의 창업 자금은 공동설립자들이 출연했고 회사의 지속적 운영을 위해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후속 보완 투자가 이루어진 후 궁극적으로는 주식시장에 상장할 것이란 계획을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쁠리따 항공 대표이사 덴디 꾸르니아완(Dendy Kurniawan)은 신생 항공사들로서는 ‘역사적인 짐’ 즉 부채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워 인도네시아 항공 산업계에서 빠른 성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팬데믹 시기를 지나면서 국적기 항공사인 가루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많은 항공사들이 과중한 채무 압박에 시달려 왔다. 가루다는 여러 차례의 채무조정 과정을 거치며 파산 직전까지 가는 위기를 겪어야 했고 결국 여러 국제선 노선을 폐지하고 여객보다 화물운송에 좀 더 집중하는 등 운영상 많은 변화를 보였다.
덴디는 부채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이 쁠리따 항공의 강점이며 향후 3년에서 5년 정도는 별다른 문제 없이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쁠리따 항공을 포함한 신생 항공사들이 공통적으로 마주치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는 것이다.
쁠리따 항공은 인지도 제고를 위해 옥외 광고판을 세우고 소설 미디어 인플루언서를 홍보에 활용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쁠리따 항공은 가장 승객이 많은 자카르타와 발리, 족자, 수라바야를 잇는 노선을 운항하고 있으며 곧 발릭빠빤과 쁘깐바루 등 다른 지방도시들에도 취항할 예정이다.
만디리은행 분석가 하리스는 신생 항공사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또 다른 문제는 자금 흐름을 잘 관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항공산업이 대자본 투자를 필요로 하지만 발생되는 이익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기 때문이다.
쁠리따 항공의 덴디 사장 역시 그 부분 때문에 새 항공기를 추가 구매하거나 조종사, 객실 승무원들 추가 채용을 서둘지 않기로 했다며 하리스의 의견에 동조했다. 탄탄한 인프라를 다지는 것이 중요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몸집 불리기를 서둘러 스스로 기반을 약화시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전에 저가항공사 에어아시아에서 8년간 몸담았던 덴디 사장으로서는 국내항공사들의 무리한 가격 전쟁이 다시 재현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도 분명히 밝혔다.
항공사들이 서로의 살을 갉아먹는 가격 경쟁이 고객들에게는 일시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되지만 그 결과 항공사들이 도산하게 되면 승객들이 지불하는 비용은 더 커진다는 것이다.
가격 경쟁은 항공사들이 했으면서 마치 그 책임이 승객들에게도 있는 듯 전개하는 그의 논리는 이미 바닥으로 떨어진 국내노선 항공사들 기내 서비스에 대한 변명처럼 들린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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