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랩이 고젝을 인수하면 누가 웃고 누가 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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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젝 운전자(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차량 호출 및 배달 서비스 업체인 그랩(Grab)이 인도네시아의 경쟁사인 고또(GoTo) 산하 고젝(Gojek)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가들은 합병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17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은 이득을 볼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백만 명의 운전자와 개인 투자자들은 합병으로 인해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캐피탈 에셋 매니지먼트( Capital Asset Management)의 투자 분석가 마르띤 아디띠야는 15일, 지난 몇 년 동안 합병 계획이 여러 차례 거론됐었지만, 그랩이 자본 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동남아시아의 획기적인 기술 인수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이 합병 계획이 상당히 진전됐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띤은 이번 거래가 고또(GoTo)가 더 빨리 수익성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두 기업 주주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 후 경쟁이 줄어들면 운영 효율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는 것이다.
지난 2월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그랩과 고또의 합병 협상이 중단되었다가 2024년 말 재개되었으며, 투자자들은 2025년에 거래가 성사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3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그랩이 7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잠재적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며 실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그랩은 이 잠재적 인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약 12개월의 만기로 최대 20억 달러의 브릿지 론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논의가 초기 단계에 있으며 세부 사항은 변경될 수 있다. 또한, 그랩은 브릿지 론을 재융자하기 위한 후속 채권 또는 주식 발행도 고려하고 있다.
자본 시장 분석가 뜨구 히다얏은 지난 14일, "이번 거래는 거부하기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결국 엑시트를 원하고 있다"면서 징후가 분명하며 출구 전략이 실질적으로 마련되었기 때문에 두 회사 모두 조만간 거래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고 창업자들이 이미 회사를 떠났고 초기 후원자가 2023년에 회사 경영진에 합류했기 때문에 고또의 공개적인 부인은 허황된 소리라고 지적했다.
뜨구는 성장과 수익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압력 때문에 그랩과 고젝의 합병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 말 틱톡이 또꼬피디아를 인수한 것과 유사한 구조가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그랩이 실질적인 지배력을 확보하고 고젝은 잠재적으로 소수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고젝을 분사하여 고또의 재무를 개선할 가능성이 높은 자산으로 보았다.
운전자, 개인 투자자의 비용 부담 가능성
합병이 성사될 경우 차량호출 운전자, 플랫폼에 크게 의존하는 일반 사용자, 그리고 2022년 기업공개(IPO) 당시 주식을 매입했던 고또(GoTo)의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큰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의 차량호출 운전자들을 대표하는 가르다 인도네시아(Garda Indonesia)의 이군 위짝소노 회장은 지난 11일, 주문형(on-demand) 운전자들이 더욱 독점적인 환경과 공격적이고 약탈적 가격 책정으로 인해 취약해질 것을 우려하며 합병 제안에 반대했다.
그는 협상력 약화, 정부 규제 약화, 단일 지배적 사업자에 의해 점점 더 좌우되는 생태계에 대해 경고했다.
이군은 "이 두 회사가 합병하면 재앙이 될 것이며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운전자 수입을 최대 50%까지 삭감하며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군은 또한 인드라이브(InDrive)와 막심(Maxim)과 같은 소규모 지역 업체는 여전히 정책 결정에서 규모와 영향력이 모두 부족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지배력은 국내 차량 호출 서비스 분야에서 경쟁의 여지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점적인 환경에서는 규제가 왜곡될 수 있으며, 운전자가 모든 영향력을 잃게 되어 장기적으로 업계에 건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이 단체가 5월에 합병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며, 플랫폼 수수료 상한선과 투명한 가격 책정 시스템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젝의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전국적으로 310만 명 이상의 운전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랩은 2023년 기준 전국에 약 200만 명의 운전자를 보유하고 있다.
자본시장 분석가인 뜨구는 고젝이 매각되면 고젝은 소극적인 지분만 보유한 '껍데기'로 남게 되어 고젝의 주식을 매입한 많은 일반 투자자들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젝이 사라지면 고또는 더 이상 중요한 것을 통제할 수 없게 되며, 고젝의 수익 창출 여부는 고또의 책임이 아니므로 이는 주가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규제 승인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경영 컨설팅 회사 레드시어(Redseer)의 동남아시아 파트너인 로샨 라지 베헤라는 지난 14일, 규제 당국이 지역 차량 호출 및 음식 배달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그랩과 고젝의 합병을 면밀히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통합된 회사는 중복되는 역할과 자산을 제거함으로써 상당한 비용 절감과 함께 원가 플러스 가격 책정을 통해 매출과 이익 마진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로샨은 전반적으로 규제 승인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2018년 그랩이 우버의 동남아시아 사업부를 인수한 것이 관련 선례가 되었다고 언급했다.
이후 싱가포르의 경쟁감독기관은 그랩과 우버의 합병이 시장 경쟁을 크게 감소시켰다는 이유로 두 회사에 총 1,300만 싱가포르 달러(미화 약 99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당국은 지금까지 이러한 거래를 전면적으로 차단한 적이 없다.
기업경쟁감독위원회(KPPU)의 데스윈 누르 대변인은 지난 11일, 그랩과 고젝의 잠재적 거래에 대해 “두 회사가 거래가 성사된 후 공식적으로 통보할 때까지는 감독 당국이 평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젝의 R A 꾸수모하디아니 비서실장은 지난 3월 19일 성명에서, "2월 4일 공개 이후 언론에 보도된 거래와 관련하여 회사와 어떤 당사자 간에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그랩 대변인은 15일, "루머나 추측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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