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버블 곧 터진다 ••• 그때가 큰돈 벌 기회”
본문
루빈스타인·슈워츠먼·달리오
‘투자의 거물’ 3인 한목소리
지금의 초저금리 지속 못 해
양적완화 약발 끝나는 때 올 것
고위험·고수익 채권 처분하고
글로벌 채권 공매도 기회 노려라
“다음 큰돈 벌 기회는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채권 버블이 터질 때 온다.”
‘투자의 구루(선구자)’ 세 사람이 한목소리로 말했다. 이들 3명이 운용하는 자산은 총 4770억 달러(약 511조6000억원)다. 이들의 개인 재산만 합쳐도 171억 달러(약18조3000억원)가 넘는다. 주인공은 레이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회장,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그룹 회장, 데이비드 루빈스타인 칼라일 그룹 공동 창업자다.
이들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계열 인수합병(M&A) 전문지인 딜북(Dealbook)이 개최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렇게 주장했다.
바이아웃(buy out) 펀드로 이름이 난 칼라일 그룹을 공동 창업한 루빈스타인은 “향후 5년 내 만들어질 대박은 시장 금리가 언제 오를지를 알아맞히는 개인이나 그룹에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아웃펀드는 부실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 구조조정이나 다른 기업과의 M&A를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후 지분을 다시 매각해 수익을 내는 펀드를 말한다. 칼라일 그룹은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부도 위험에 처한 한미은행을 인수해 씨티은행에 되팔아, 국내에도 이름을 알렸다. 이 회사는 87년 설립 이래 지난해까지 연평균 30%의 수익률을 달성해 왔다.
문제는 언제 금리가 오르느냐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루빈스타인은 “어떤 이유로 채권 버블이 터질지는 모르겠다”며 금리가 상승 전환하는 시기를 특정하지는 못했다.
반면 달리오 회장은 시기를 특정했다. 그는 “금리는 2013년 말께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창업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는 운용자산 규모가 1300억 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헤지펀드다. 지난해에는 138억 달러의 수익을 거둬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를 누르고 최대 수익을 올린 헤지펀드 매니저로 선정됐다. 지난해 업계 평균 -5%의 수익률을 기록할 때,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는 23%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설립 이래 연평균 수익률은 14.7%에 이른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1년 동안 평균 8.7% 상승했다.
그는 이날 “금리가 더 이상 낮아질 수 없다”며 “조만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양적완화가 더 이상 효과를 내지 못하는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 때문에 “내년에 큰돈을 벌고 싶다면 전 세계 채권시장의 공매도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사모펀드(PEF)를 운용하고 있는 블랙스톤의 슈워츠먼 회장도 이날 “블랙스톤은 최근 정크본드(투자등급 이하의 채권)에서 발을 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의 흐름과는 반대되는 투자 행태다. 최근 미 경제전문방송인 CNBC는 “국채를 비롯한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고수익을 보장하는 정크본드로 투자가 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찾기가 어려워지자 위험성보다는 고수익 위주의 상품을 투자자가 찾고 있다는 얘기다. 방송은 “초대형펀드인 T 로우 프라이스와 밴거드는 올해초부터 정크본드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려는 사람을 제한하고 있다”며 “이들 펀드는 고객 돈을 투자할 정크본드가 고갈된 상태”라고 전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인 딜로직에 따르면 10월 미국 내 정크본드 판매액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판매된 정크본드는 3240억 달러(약 350조원)에 달한다. 이는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정크본드의 연간 평균 판매액 1440억 달러(약 155조원)의 2.2배에 달하는 것이다. 최근 정크본드의 평균 수익률은 6.6%로 지난 10년 평균치(9.2%)보다 크게 낮다.
한편 이날 콘퍼런스에 참석한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먼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지금 다가오고 있는 가장 큰 리스크 중의 하나는 사람들이 너무 낮은 금리에 안주하고 있는 것”이라며 “포트폴리오에 저금리채권이 너무 많은 투자자의 경우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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