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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분야 있어야” 44년 전 반도체산업 일궈

무역∙투자 작성일2012-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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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향수 ‘아남반도체’ 창업주, 탄생 100주년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던 반도체의 가능성을 일찍이 꿰뚫어 본 선친의 통찰력과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도전한 기업가 정신에 큰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반도체 회사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의 김주호(60) 대표는 17일 전남 광주 공장에서 열린 고(故) 김향수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향수 명예회장은 김주호 대표의 선친이자 앰코테크놀로지의 창업주. ‘한국 반도체 산업의 선구자’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김 명예회장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것은 44년 전인 1968년, 57세 때였다. 무역업과 자전거 부품 사업을 하던 그는 해외를 둘러보며 ‘반도체 산업이야말로 20세기 전자산업의 핵심이며 첨단지식 및 기술집약산업’이라는 것을 간파했다. 하지만 새 사업을 시작한다는 말에 주변에선 만류 일색이었다. 가족들은 ‘이제 손자들 손 잡고 유유히 쉬시면서 효도나 받으시라’고 극구 만류했지만 의지를 꺾지 않았다. 김 명예회장은 자서전에서 당시의 상황을 “내 인생 마지막 총정리로 우리나라에 과학문명의 최첨단 분야 하나를 성공시켜 후배들에게 사람은 이같이 사는 것임을 보여주어 보람을 얻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그가 당시 시작한 것은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 사업’이었다. 패키징이란 반도체칩 제조의 마무리 포장 작업이다. 회로가 새겨진 반도체 기판(웨이퍼)에 다리를 달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플라스틱 같은 몸체를 덧씌우는 과정이다. ‘아남산업’이란 이름으로 시작해 아남반도체·앰코코리아로 이름이 바뀐 반도체 회사는 70년 21만 달러 수출을 시작으로 79년에는 수출 1억 달러, 83년에는 수출 2억 달러를 돌파했다.
 
80년대 초 삼성이 반도체 산업 진출을 검토할 때 김 명예회장은 “삼성 같은 대기업이 반도체 사업을 해야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권했다. 73년 일본 마쓰시타사와 합작, ‘한국나쇼날전기주식회사’를 세워 국내최초로 컬러TV를 제조하기도 했다. 또 86년 아남건설, 87년에는 아남시계 등을 창업해 아남그룹으로 성장시켰다.
 
하지만 96년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진출을 위해 한 대규모 투자 직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그룹이 흔들렸다. 비메모리 반도체분야는 동부그룹에 넘어갔고, 아남건설·아남시계 같은 다른 계열사들 지분도 정리했다. 그룹의 모태인 반도체 패키징 사업부문은 미국 내 판매 영업조직인 앰코테크놀로지가 인수해 새롭게 사업을 시작했다. 회사이름도 앰코코리아로 바꿨다.
 
앰코테크놀로지는 현재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 시장에서 세계 2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유럽 등 5개국에 11개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국내에는 서울·부평·광주에 공장을 가동 중이다. 월 3억5000만 개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며, 지난해 1조5000억원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는 또 2019년까지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 지구에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자해 최첨단 반도체 생산기지와 글로벌 연구개발(R&D)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김주호 대표는 “‘반도체 패키징 기술은 이제 반도체 칩의 상품성과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부각되고 있다”며 “고도의 기술력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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