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가뭄에 설탕 수입국으로…가격 급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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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가 엘니뇨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지난해 수입하지 않은 백설탕을 올해 10만톤 가량 해외에서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인도네시아 설탕협회(AGI)에 의하면 백설탕 생산은 지난해 260만톤에서 올해 250만톤으로 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 생산량은 240만톤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띠또 쁘라놀로 AGI 회장은 현지언론에 "현재 백설탕의 국내 가격은 괜찮지만 수확량은 감소세"라며 "(엘니뇨에 따른) 가뭄이 심화되며 생산량이 감소해 연말 재고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인도네시아에서 10월~11월은 우기에 속하지만 올해 엘니뇨가 심해지면서 건조한 날씨로 가뭄이 예상된다. 사탕수수 경작지는 대부분 인도네시아 중심 자바섬에 위치하며 면적은 46만헥타르 정도다. 사실상 정부가 운영하는 제분소는 64여 곳으로 대부분 국내용이다.
조꼬 위도도(조꼬위) 대통령은 엘니뇨로 인한 가뭄이 심해지면서 지난주 설탕협회와 만나 긴급회의를 가졌다. 조꼬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설탕 생산을 늘리기 위해 사탕수수 경작지의 현대화 조치를 강조했다.
쁘라놀로 회장에 의하면 설탕 가격의 급격한 변동을 막기 위해 인도네시아 무역부는 1kg당 백설탕 가격의 하한선을 올해 8,900루피아로 정하며 지난해 8,500루피아 보다 소폭 올렸다.
하지만 현지 소매가격은 지난해 대비 15% 가까이 상승해 kg당 1만2,750루피아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조꼬위 대통령은 향후 4년내로 설탕, 쌀, 옥수수 등 식량 자급을 달성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정부와 업계는 앞으로 5년 동안 설탕 생산을 500만톤으로 늘리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며 사탕수수 경작지를 최대 35만헥타르 더 늘리겠다는 계획이라고 쁘라놀로 협회장은 전했다.
쁘라놀로 AGI 회장은 "인도네시아가 세계 최대 설탕 수입국 중 하나"라며 "조꼬위 대통령이 사탕수수 생산을 늘릴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연한 관료주의와 부패 스캔들에 엘니뇨 이상기후까지 더해지면서 조꼬위 대통령의 식량 자급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공급 부족 우려에 따라 최근 몇 개월 사이 급격하게 상승한 설탕 가격이 인도네시아의 수입으로 더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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