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피아 환율 안정 위해 역외거래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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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경상수지 적자 등 외환수급환경 개선이 급선무” 주장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이 환율 안정을 위해 루피아화의 역외선물환거래(NDF ; non-deliverable forward)를 사실상 금지시켰다.
대신 기업과 은행 등 외환거래자들은 국내시장에서만 외환거래를 하도록 허용했다.
자카르타글로브 등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6일 달러에 대한 루피아화 하락을 막기 위해 역외선물환거래를 사실상 금지시키고 외환 거래를 국내에 국한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이는 연초부터 지속되고 있는 달러에 대한 루피아화의 변동성을 감소시키고 투기적 거래로부터 루피아화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다.
할림 알람스야 부총재는 6일 “은행들에[게 최근 NDF 거래를 중단하고 국내 거래만 허용하는 공문을 보냈다”면서 “이는 역외 선물환시장이 크게 왜곡됐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나 홍콩 등 조세회피지역에 개설된 역외선물환 시장은 외환당국의 감시망을 벗어나 외환을 사고 파는 두 당사자가 원금 수수없이 만기일에 차액만 거래하는 시장으로, 환차익을 따먹기 위해 공매매를 일삼는 경우가 많아 대표적인 시장 교란요인으로 지적된다.
루피아화는 최근 달러당 9,700루피아 대로 안정됐다지만 연초 1만루피아 가까이 치솟는 등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수입 증가와 해외 부채 상환을 위한 달러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지만 여기에는 일부 투기세력들이 환차익을 노리고 끼어 들었기 때문이란 게 중앙은행의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루피아화는 7일 13시 37분 현재 달러당 9,718루피아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실효를 거둘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외환거래가 원칙적으로 자유화돼 있기 때문이다.
할림 부총채는 “이번 조치로 은행들이 얼마나 NDF거래를 멈출지는 불확실하다”며 “이에 따라 은행들이 선물환거래에 적용할 수 있는 외환거래기준표를 작성해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번 조치의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半信半疑)하고 있다. 대외거래상의 펀드멘탈(Fundamentals), 즉 경상수지 적자 등 근본적인 수급 환경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루피아 환율 안정이 달성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스탠더드챠터드은행의 에릭 알렉산더 수간디 애널리스트는 “국내 은행들은 실제로 역외 NDF를 거의 활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중앙은행의 조치는 매우 제한적”이라며 “시장 참가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경상수지 적자가 쉽사리 해소돼 국내 시장에 충분한 외환이 공급될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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