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비즈니스 커지는 신흥국 리스크…은행 해외진출 발목 잡히나 경제∙일반 편집부 2015-05-12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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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은행들이 저금리∙저성장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신흥국 리스크가 커지면서 해외진출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헤럴드 경제가 11일 보도했다.
국내 은행의 해외 지점 66%가 동남아시아
해외로 향하는 국내 은행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동남아시아 시장이다. 금융감독원에 의하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지점+법인+사무소) 162개중 107개(66%)가 아시아에 위치했다. 아시아 중에서도 유독 동남아 지역의 증가세가 뚜렷했다.
동남아시아 점포 증가에는 진출 방식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엔 현장파악을 위한 사무소 설치 형태로 들어가 실제 영업을 하는 점포 개설까지 오래 걸렸지만 최근엔 현지 금융회사를 인수합병(M&A)하는 방식을 추구, 짦은 기간에 많은 점포를 늘릴 수 있었다.
지난 2010년 국민은행이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지분 41.9%를 인수해 2대 주주에 오른 것을 시발점으로 신한은행(인도네시아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지분 40%인수), 우리은행(2014년 캄보디아 서민금융회사 인수 및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 합병)등도 인수합병 형식으로 글로벌화에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 할부금융, 대부업 등 비은행업에 먼저 진출해 현지에 적응한 뒤 은행업을 시작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
‘높은 수익성’은 동남아 시장의 최대 매력
국내은행들이 앞다퉈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나가는 이유는 포화 상태에 이른 한국에서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은행업이 발달되지 않아 시장 잠재력도 크기 때문이다. 진출한 한국기업이 많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등이 발효되면 투자∙교역이 확대돼 금융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도 동남아 시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 중 하나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1% 중반대로 추락했다. 반면 동남아 시장은 5~6% 수준도 가능하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는 지점개설부터 손익분기점 도달까지 3~4년이 소요되는데 반해 동남아지역에서는 1~2년이면 가능하다.
커지는 신흥국 리스크 ‘독’ 될수도
반면 동남아 등 신흥국 진출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신흥국들의 경제성장세가 둔화되고 국제 원자재 가격 및 유가 하락, 달러화 강세에 따른 신흥국 화폐가치 하락 등으로 대출부실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내 은행들의 동남아시아 지역 여신건전성도 악화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4년말 해외점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로 전년말(1.0%) 대비 소폭 상승했다. 인도네시아에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로 전년동기대비 0.5%포인트나 늘었다.
최근 동남아 지역을 선점했던 영미권 은행들이 줄줄이 철수하고 있다는 점도 신흥국 진출에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은 싱가포르, 인도, 인도네시아 등 줄곧 적자를 냈던 아시아 지역 법인 정리에 나섰고 아시아-태평양 사업부를 구조조정 중인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은 해외에 보유한 금융자산을 매각하고 있다.
현지 은행들의 경제ㆍ금융시스템이 선진화되지 않았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신용평가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그만큼 대출 부실 가능성도 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국내은행들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특정 국가로 몰리면서 결국 국내 은행끼리의 출혈경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한국 기업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며 과당 경쟁 상황이 우려될 정도”라고 말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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