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비즈니스 (기고-오현재 한국관광공사 자카르타지사장)관광은 지금 전쟁중 - 일본의 역습 경제∙일반 편집부 2015-02-20 목록
본문
인도네시아인들의 해외여행시 한국은 인기있는 방문지이다. 2014년에 한국을 방문한 인도네시아인들은 총 208,329명으로 2013년(189,189명 방한) 대비 10.1% 성장했다. 인도네시아 관광부가 발표한 2014년 인도네시아인 출국객수 통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해외출국객수는 7,899,069명으로 2013년 대비 -0.93% 하락했다. 특히 지리적으로 한국과 인접해서 치열하게 관광객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경우 2013년 대비 -6.4% 하락했다. 인도네시아 아웃바운드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도 방한시장은 두자리 수의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한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해외여행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국 방한시장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K-pop, 한국드라마외에도 2011년 한국관광공사의 자카르타지사 개설 등 인도네시아시장에서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 2014년중에 인도네시아 아웃바운드 시장은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왜 이렇게 고전한 것일까? 첫째 이유는 인도네시아 통화인 루피아화의 지속적인 가치하락(2013년 하반기 달러당 Rp11,000선에서 2014년 12월에 달러당 Rp13,000선 육박)에 따라 인도네시아인들의 해외여행 심리가 위축되었다. 두번째는 저조한 경제성장으로 여윳돈이 충분치 않았다. 2014년 인도네시아 경제성장률은 5.2%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성장률은 2010년 6.38% -> 2011년 6.17% -> 2012년 6.03% -> 2013년 5.58% -> 2014년 5.02%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처럼 루피아화의 가치하락과 저조한 경제상황으로 해외여행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한국은 물론 일본의 성장세 또한 가파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4년 중 일본을 방문한 인도네시아인들은 총 158,706명으로 2013년(136,797명 방일) 대비 16% 성장했다. 아직까지는 한국이 관광객 유치수에서는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일본을 방문하는 인도네시아인들의 증가세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이유는 두가지로 설명해 볼 수 있다.
일본은 방사능 누출사태와 잦은 지진 사태로 일본 방문 외국인관광객 숫자가 답보상태를 보이자, 파격적인 비자완화 조치를 통해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외래관광객 2,000만명 유치목표를 달성하고자 적극적이고도 공격적인 비자완화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일본 정부는 2014년 12월부터 일본을 관광목적으로 방문하는 인도네시아인들중 e-passport 소지자들에 대해 전격적으로 무비자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비자면제라는 발표가 주는 ‘가기가 수월해졌고 인도네시안인들을 대우해 준다’라는 심리적 효과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향후 일본 방문 인도네시아인들은 빠르게 증가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
비자완화 정책은 관광분야에서 아베정권의 아세안국가 포용정책의 일환이다. 아베정권은 12. 12 정권 출범후 영토문제 등과 관려해서 중국 및 한국과 대립각을 세워 왔으며 특히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아세안 국가들 포용정책을 펼쳐 오고 있다. 아세안포용정책을 정치.경제분야를 제외하고 관광측면으로만 한정시켜 놓고 보자면 아베정부는 출범 후 동남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비자완화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를 대상으로는 벌써부터 무비자를 시행하고 있으며 VIP 3개국(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대상으로도 적극적으로 비자완화정책을 펼쳐 왔다. 그 결과 작년 12월에는 인도네시아를 대상으로 전격적으로 무비자를 시행하게 된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 방일 관광시장이 북적이는 두번째 이유는 엔저현상 지속이다. 작년에 2차 추가 양적완화를 발표하는 등 일본 아베정권의 계속되는 엔저정책 지속으로 일본 인바운드 업체들의 방일상품 가격경쟁력 제고로 방한상품 가격과의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여행업계는 엔저현상 지속으로 방일관광상품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회복된 것이 일본을 방문하려는 인도네시아인들이 늘어나는 또다른 이유라고 말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을 저울질하며 해외여행을 계획하던 상당수의 인도네시아인 관광객들을 일본에서 빠르게 흡수해 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루피아화의 가치하락 지속 및 인도네시아 경제성장 둔화로 인도네시아의 해외여행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일본시장이 큰 폭의 성장을 하는 것은 경쟁국이라 할 수 있는 한국 및 중국 성장분에서 많은 부분을 일본이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며 이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문제이다. 무슬림식당 활성화, 방한상품의 경쟁력 유지, 무슬림들의 방한시 기도소 설치, 인도네시아어 관광통역안내사 확충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지만 이 글에서는 관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비자문제에 대해서만 언급하고자 한다.
우리 나라와 관광객 유치에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이 인도네시아 국민에 대한 무사증시행 등 적극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일본과의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복수사증 발급 확대 등 제도적 노력 이외에도 비자를 담당하는 사증영사 충원 등 사증발급 인프라 보강이 시급하다. 인도네시아에 소재하는 일본대사관과 일본영사관에서 비자발급을 담당하는 사증영사는 6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에서 비자를 담당하는 사증영사는 단 1명뿐이다. 이나마도 이민청 관련 사건.사고. 공증업무 등을 병행하고 있어 항상 바쁠수 밖에 없다. 비자신청이 많이 몰리면 불가항력의 상황이 벌어지곤 한다.
인도네시아는 17,000여개의 섬으로 구성된 도서 국가이고 영토가 광대하여 한국행 비자를 신청하려면 한국대사관 방문을 위해 반드시 자카르타까지 비행기를 타고 와야 한다. 비자접수부터 발급까지 기간이 길어지면 숙박료 등 부대비용이 많이 발생하므로 현지 여행사들은 비용지출과 비자발급기간에 대단히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일본의 경우 영사관도 인도네시아 내 5개 지역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고 비자영사도 6인이나 되므로 우리에 비해 사증발급기간이 짧을 수 밖에 없어 비자발급 기간에 대한 여행사의 불만은 상대적으로 훨씬 적을 수 밖에 없다.
일본과 한국은 비자발급 서비스 속도에서 차이가 날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인도네시아 현지 여행사들은 여행목적지를 ‘절차가 까다로운 한국보다 절차가 쉬운 일본’으로 바꾸어 나갈 수도 있다. 비자담당영사 충원이 무엇보다 시급한 이유이다. 그리고 단체사증과 복수사증 발급 등 제도적 개선을 해나가야 한다. 비자문제에 관한한 대한민국이 일본보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 관광은 지금 소리없는 전쟁중이다. 일본의 역습이 거세다.
(글쓴이 : 한국관광공사 자카르타지사장 오현재)
- 이전글ERP시행 다시 앞당겨져, 이번엔 진짜? 2015.02.19
- 다음글인도네시아 하수도 사업에 일본 '눈독' 2015.02.18
댓글목록
솜솜님의 댓글
솜솜 작성일장기적 개선을 벗어나 당장의 '비자'문제만으로도 관광객유치의 큰 효과가있을거같습니다!!이렇게나해결책이 클리어하다면 하루빨리 시정되길 기대해봅니다ㅠ으쌰으쌰
와룽왕님의 댓글
와룽왕 작성일Insya alla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