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비즈니스 리튬 1차 전지 세계 3위, 비츠로셀 장승국 대표 경제∙일반 편집부 2012-12-20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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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만으론 기업 미래 없다”판단
신흥국은 기술 전수해주며 개척
적자서 7년 만에 올해 85억 이익
“거창하게 말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정신이죠. 쉽게 말하면 ‘맨땅에 헤딩’이라고 할까요.”
리튬 1차 전지 생산업체 장승국(50·사진) 대표는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를 세계 3위로 성장시킨 비결을 이렇게 말했다. 1차 전지란 충전식인 2차 전지와 달리 한 번 쓰고 버리는 전지다. 흔히 말하는 ‘건전지’를 떠올리면 된다. 하지만 비츠로셀이 만드는 제품은 좀 색다르다. 10년 이상 사용하는 특수 1차 전지다. 전기·가스·수도 계량기나 석유·가스 시추선 등에 필수다. 최근에는 컨테이너·자동차의 위치추적기나 첨단 의료기기로 용처가 넓어지고 있다. 특히 세계 각국이 에너지 절약을 위해 스마트 그리드를 추진하면서 노후한 계량기를 첨단 스마트 계량기로 바꾸는 과정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1987년 설립된 비츠로셀은 2006년 이전까지 군용 무전기에 들어가는 1차 전지를 생산하는 내수 중심의 업체였다. 옛 대우유럽법인장 출신으로 2006년 이 회사에 합류한 장 대표는 거래 가능성을 가진 전 세계 업체의 문을 두드리며 해외 진출을 모색했다. 내수만으로는 기업의 미래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도 같은 신흥국은 기술 전수를 조건으로 시장을 뚫었다.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는 ‘맨땅에 헤딩’ 정신을 발휘했다고 했다. 처음엔 들은 척도 안 했고, 말단 직원들조차 만나기 어려웠다. 비츠로셀의 제품을 쓸 수 없는 이유를 100가지도 넘게 들어야 했지만 계속 찾아가 서서히 마음을 얻었다. 장 대표는 “미국 최대 수요계측기 제조업체인 ‘센서스’의 경우 ‘샘플 한번 보자’는 말이 나오기까지 2년이 걸렸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찾아가 제품을 설명한 끝에 5년 만에 수주에 성공했다”고 회상했다. GE에너지·실버스프링 등 세계 주요 관련 업체들과도 거래를 성사시켰다.
올해(2013년 3월 결산) 비츠로셀의 예상매출액은 650억원, 영업이익은 85억원이다. 2006년 매출이 220억원이었으니 7년 만에 2배가 넘어선 것이다.
비츠로셀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것은 우수제조기술연구센터(ATC) 지원으로 개발한 고온전지 같은 특수전지다. 고온전지란 심해 석유 시추·탐사에 쓰이는 것으로 섭씨 165도에서도 이상 없이 작동한다. 가격도 일반 1차 전지보다 5배 이상 비싸다. 비츠로셀은 올해 이 분야 글로벌 영업망을 갖고 있는 미국 엑시움사를 인수했고, 올 9월 공장 신·증설을 했다. 올 5월 지경부가 차세대 유망 기업을 선정하는 ‘월드 클래스 300’에 이름을 올렸고, 우수제조기술연구센터(ATC) 사업 표창도 받았다.
장 대표는 지난 7년보다 앞으로의 7년이 훨씬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 7년간 직원들 사이에 ‘하면 된다’는 위닝 스피릿(winning spirit)이 생긴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했다. 그는 직원들의 창조성이야말로 기업의 경쟁력이라고 본다. 2008년 대표에 취임하면서부터 전 직원에게 ‘창조습관을 위한 창의력 행동 방안’을 세우도록 하고 있다. 책을 읽거나 오페라를 보거나 자전거를 타는 등의 나름의 창의력 개발 방안을 만들어 실천하는 것이다.
이 회사의 행동강령은 ‘3C 1I(Creativity, Challenge, Change, Innovation)’. 남과 다르게 접근하고 차별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2020년 이후엔 3000억원 매출에 이익 500억원을 내는 글로벌 1위 업체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그냥 커지는 게 아니라 이익을 내면서 성장하는 좋은 기업 말입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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