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비즈니스 모토로라, 한국서 철수 교통∙통신∙IT 편집부 2012-12-11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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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지사 폐쇄
직원 500명에게 퇴사 통보
미국의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모토로라모빌리티가 한국 진출 24년 만에 지사를 폐쇄한다.
모토로라모빌리티코리아는 10일 직원 500여 명에게 공식 철수 시점인 내년 2월까지 퇴사할 것을 통보했다. 직원들에게는 근속연수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한다. 한국 직원가운데 20여 명은 미국 본사로 이직할 기회를 제공할 방침으로 알려졌으나 모토로라코리아는 이직에 필요한 이주비용 등 지원 혜택은 밝히지 않았다.
서울 양재동 모토로라 한국 지사주변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한 직원은 “지난 8월 구글이 전 세계 지사를 상대로 정리해고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나올 때부터 불안했는데 올 것이 왔다”고 말했다.
모토로라의 한국 철수는 전 세계적인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세계최초로 휴대전화를 만들어 판매했던 모토로라는 ‘레이저’의 히트로 2006년 전 세계에서 2억 대의 단말기를 판매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밀리며 순위가 떨어졌다. 2009년 들어 스마트폰 시대가 시작되며 추락은 가속화됐다. 지난해 1월에는 휴대전화사업을 하는 모토로라모빌리티와 솔루션 사업을 하는 모토로라솔루션스로 분사했다.
구글은 하드웨어 제조업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올 5월 모토로라 휴대전화 사업 부문인 모토로라모빌리티 지분 100%를 125억 달러에 인수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올 8월부터 구조조정의 칼을 빼든 구글은 한국과 호주를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전격 철수했다. 전세계 94개 지사의 3분의 1을 폐쇄하며 전체 인력의 20%에 달하는 4000명을 해고했다. 한국은 당시 구조조정에서 벗어났지만 모토로라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결국 철수로 이어졌다.
한국 시장에서의 부진도 한몫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09년만 해도 모토로라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5%가 넘었으나 올해에는 0.3%로 떨어졌다. 새 모델은 하나도 내놓지 못했다. 한국은 모토로라가 연구개발(R&D)센터와 디자인센터가 모두 들어선 몇 안 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의 부진이 이어지고 한국 시장에서 회생의 기미가 없자 전격 폐쇄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모토로라 측은 “국내 단말기 사용자들에게는 협력업체를 통해 서비스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토로라는 대만 HTC에 이어 국내에서 사업을 접은 두 번째 외국 휴대전화 업체다. 최근 2년 새 국내 업체인 SK텔레시스·KT테크도 휴대전화 사업을 포기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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