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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비즈니스 뻥 뚫린 북극 바닷길 러시아 자원 한국행 ‘초고속’ 교통∙통신∙IT 편집부 2012-12-13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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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루트보다 3분의 1 단축
작년 이용 3회 … 올 10회 급증
한국 제품 유럽 수출에도 유용
 
한국 연료수출업계가 유럽 시장에 도달하는 새로운 운송로를 모색하고 있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전통적 해상운송로에 비해 석유제품을 실은 유조선들이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경우 선박당 약 50만 달러의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북극항로는 국제화물운송 지도상에서 아직은 완전히 새로운 운송 루트다. 소련 시절에는 사실상 외국 선박들의 접근이 봉쇄돼 있었으며 페레스트로이카 이후에는 러시아 국내 운송량조차 거의 바닥으로 떨어지 기도 했다. 그러다 2010년 대형 선박들을 위한 쇄빙선 에스코트가 재개돼 오늘날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화물 운송은 시범단계로 접어들었다.
 
 북극항로를 경유하는 화물운송량은 점차 증가 추세다. 북극항로는 대서양 카라 해협에서 북극을 경유해 태평양 프로비데니야만(灣)에 이르는 총 5600㎞의 최단 운송로다. 북극항로의 해상무역 역사는 2009년 시작됐다. 당시 2척의 화물선이 총 64만3000t의 화물을 싣고 북극항로를 통과했다. 2010년엔 화물선 4척이 총 11만1000t의 화물을 실어 날랐고, 2011년엔 화물선 34척이 총 82만t의 화물을, 2012년엔 10월 15일 현재 화물선 38척이 총 103만t의 화물을 수송했다. 러시아 교통부의 전망에 따르면 2020년까지 북극항로 경유 물동량은 6400만t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 가운데는 2011년 북극항로를 경유한 한국행 유조선도 3척이 포함돼 있다. 러시아 노바텍(Novatek) 사로부터 수입한 가스콘덴세이트를 실은 배들이었다. 2012년에 한국 관련 운항은 수입 7회, 수출 3회 등 10건으로 늘어났다. 이번에도 한국의 수입 물품은 노바텍의 화물이었다. 노바텍사는 ‘북극항로가 기존 항로들에 비해 경제적으로 유리한 대안’이라는 입장이다. 러시아의 ‘북극항로 이용 조정 비영리 조합’(2001년 설립) 자료에 따르면 2012년 노바텍은 7척의 유조선을 이용해 총 42만 t의 가스콘덴세이트를 한국으로 수출했다. 이들 선박은 무르만스크~인천, 무르만스크~대산 구간을 운항하면서 일부 구간에서 러시아 원자력 쇄빙선의 호위를 받았다.
 
 노바텍의 가스콘덴세이트 수입에 이어 2012년 한국은 북극항로를 이용한 수출을 개시했다. 여수 화학단지에서 생산된 항공유를 실은 유조선 3척이 여수항을 출발, 북극항로를 경유해 핀란드에 도착했다고 ‘북극항로 이용 조정 비영리 조합’의 블라디미르 미하일리첸코 회장은 밝혔다. 2012년 한국이 핀란드로 수출한 항공유는 총 19만8000t으로 유조선 1척당 6만6000t을 실었다. 공급가는 비밀이다.
 
 포인트는 한국산 항공유를 동에서 서로, 러시아산 가스콘덴세이트를 서에서 동으로 수송하는 것이 노바텍의 물류시스템 속에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항공유 수급에 애로를 겪는다고 할 수 없는 유럽에 한국 항공유를 수출한다는 독보적 프로젝트가 경제성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상선 운항은 모두 6월 말에 시작해 11월 말로 끝나는 여름~가을에 완료됐다. 러시아 국영원자 력쇄빙선사 ‘로스아톰플로트’ 관계자는 “1978년부터 북극항로는 연중 내내 항해가 가능하지만 화물 수송 최적기는 일반적으로 7, 8월”이라며 “올해에는 사상 처음 개별 선박이 아니라 유조선 3, 4척으로 구성된 수송선단의 쇄빙선 에스코트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페트롤륨 아르구스의 분석가인 미하일 페르필로프는 “한국이 유럽경쟁시장에 항공유를 공급하는 것은 그 자체론 사업타당성이 떨어지지만 왕복이중운송의 가능성을 고려할 때 타당한 사업이 된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덧붙여 남북한을 연결하는 가스관 건설 계획이 아직도 구상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북극항로를 이용한 시범 운송들은 향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좀 더 대규모의 가스 공급을 위한 길을 닦아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내년부터 러시아 국영가스회사가스프롬이 한국에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을 개시한다는 점도 변수다. 가스프롬 마케팅 & 트레이딩 싱가포르와 한국가스공사가 체결한 계약에 따르면 2013~2014년 2년 동 안 러시아는 한국에 100만t(연 유조선 8대)의 가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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