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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비즈니스 신한인도네시아은행, 96%가 현지대출…이중심사로 부실 관리 경제∙일반 편집부 2018-06-25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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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머니투데이
 
자산 전년대비 2배 성장…모바일로 현지인 개인금융 공략에 박차
 
‘비네카 퉁갈 이카’(Bhinneka Tunggal Ika)
 
인도네시아 국장(國章)인 ‘가루다’의 발밑에 적혀 있는 문구로 ‘다양성 속의 통합’을 뜻한다. 가루다는 힌두교의 비시누 신을 태우던 전설 속의 새다. 인구 기준으로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 국장에 이슬람교가 아닌 힌두교 상징이 그려져 있다. 이처럼 인도네시아는 다름을 인정하는 포용과 화합의 문화로 2억6000만명의 인구가 매년 5% 이상의 경제성장을 이뤄가고 있다. 
 
하지만 금융 부문은 여전히 낙후돼 있다. 국민 10명 중 6명은 아예 은행 거래가 없을 정도로 소득이 미미하고 신용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아 은행업 발전에 제약이 많아서다. ‘비네카 퉁갈 이카’라는 다양성을 포용하는 문화인데도 1997년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아픔을 겪은 역사가 있어 외국계 은행의 진출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도 한다. 하지만 그만큼 잠재 고객이 많고 성장 여력이 크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이런 도전적인 환경에도 성장 잠재력을 보고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2015년 11월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 2016년 12월 센트럴내셔널은행(CNB)을 연달아 인수해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을 출범했다. 현재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60개 지점을 두고 현지영업을 하고 있다.
 
◇1년반만에 자산 10조루피아…전년대비 2배 성장=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국내 다른 은행보다 인도네시아 진출이 늦어 ‘점진적 성장’보다 ‘압축 성장’을 목표로 한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지난달 말 대출자산이 8조1200억루피아(약 6500억원), 채권 및 예금자산이 1조9610억루피아(약 1600억원)였다. 총자산 10조807억루피아로 국내 다른 은행이 7~8년간 이뤘던 자산 성장을 1년반만에 달성했다. 순이익 규모는 지난해 1132억루피아(약 90억원)에 이어 올해는 5월까지 600억루피아(약 48억원)를 달성했다. 지난해 5월과 비교하면 자산은 4조7915억루피아 대비 2배 이상, 당기순이익은 148억루피아 대비 4배 이상 성장했다. 
 
지금까지 국내 은행의 해외 진출은 한국계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따라 나갔다가 다음 단계로 현지 기업이나 현지인 대상으로 영업을 시도하는 형태를 보였다. 반면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출범과 동시에 현지 영업에 주력했다. 현재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직원 730명 가운데 한국에서 파견된 직원은 14명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현지인이다. 대출자산의 96%는 현지 대기업, 중견·중소기업, 국영기업 등 현지 대출이다. 
 
변상모 신한인도네시아은행 법인장은 현지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자리에 앉아 찾아오는 고객만 상대하려 하던 현지 직원들을 설득하는 일부터 했다. 변 법인장은 첫 부서장 회의에서 구두를 선물하면서 발로 뛰어 고객을 찾아가는 영업을 강조했다. 
 
모든 지점장이 참여하는 모바일 대화방을 열어 실적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이 대화방에서 각 지점장은 자신의 영업 성과를 공유하고 잘한 지점장은 축하해주며 서로 격려하고 동기를 부여받고 있다. 한국에 있는 은행과 달리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직원을 평가하는 핵심성과지표(KPI)가 없지만 잘하는 직원은 크게 보상해 자연스럽게 일하고자 하는 동기를 유발한다.
 
변 법인장은 “1년반 전 신한인도네시아은행에 처음 왔을 때는 60개 지점 대부분이 손실을 내고 있었고 60개 지점 모두 합쳐도 한 달간 대출 취급건수가 5건이 되지 않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하루에도 여러 건씩 대출이 일어난다”며 “현재 거의 모든 지점이 다 수익을 내고 있고 자산 증가 속도도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은행원이 한국처럼 선망받는 직업이 아니고 이직률도 높은 편이다. 이에 변 법인장은 매년 현지 직원 50명을 한국으로 연수보내 신한은행에 근무한다는 자부심을 키워주고 있다. 그는 “인도네시아 1위 은행인 만드리은행의 자산이 1000억달러 정도인데 신한은행은 4000억달러 수준으로 직원들에게 큰 은행에 다니고 있다는 것을 직접 보고 느끼게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중 대출심사로 부실비율 최저 수준=신한인도네시아은행의 대출 자산은 대부분 현지 대출이지만 부실채권(NPL) 비율은 0.71%로 인도네시아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은행들의 NPL 비율은 3% 전후로 집계되지만 업계에 따르면 실제 NPL 비율은 8% 수준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대출 건전성 관리를 위해 영업직원이 1차로 심사한 뒤 인도네시아 본점의 심사를 재차 거치는 2중 심사를 실시하고 있다. 변 법인장은 “신한은행에서는 영업직원이 영업을 하면서 동시에 위험도 관리하는데 이를 현지에도 적용하고 있다”며 “물건을 팔면 끝나는 일반 기업과 달리 은행은 대출 상품을 팔면 상환될 때까지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이제는 영업직원들이 알아서 우량 대출고객을 선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은 은행장(법인장)이 대출심사위원에 포함되는 것을 허용하지만 변 법인장은 대출심사부서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대출심사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 본점 직원 300명 중 70명이 대출심사역이다. 변 법인장은 “인도네시아에는 신용 데이터가 부족해 대출심사역을 많이 뒀다”며 “CEO(최고경영자)로서 성과로 평가받기 때문에 욕심이 생기기도 하지만 생존하려면 열심히 공격(영업)도 해야 하고 수비(위험관리)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금융 확대…동반진출 그룹사와 시너지 기대=신한인도네시아은행의 자산에서 개인금융(리테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1%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기업금융이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현재 거래 기업의 종업원을 대상으로 신용대출 등을 시행하며 개인금융도 조금씩 키우고 있다. 앞으로 모바일뱅킹 등 디지털금융을 확대해 개인금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1위 은행인 만드리은행의 지점수 2400개와 비교하면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의 지점수는 60개에 불과해 디지털금융 확대는 개인금융을 늘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게다가 인도네시아는 1만5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져 전국적인 점포망 구축이 어려워 국가 정책적으로도 디지털금융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인도네시아에 함께 진출한 신한금융투자, 신한카드 등 그룹사와 함께 시너지 영업도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지 기업 대출을 유치하면서 기업공개(IPO)를 주선해줄 수 있고 종업원 대출, 신용카드 발급, 자산관리 등 개인금융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조만간 신한금융투자는 현지 자산운용사를 인수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인도네시아에서 소비자금융회사(MFI, 마이크로파이낸스회사)와 보험사 등의 인수도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 
 
변 법인장은 “인도네시아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수준이 아니라 인도네시아에서 ‘제2의 신한은행을 만들어보자’는 포부로 현지 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은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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