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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비즈니스 자동재단기 1대가 열사람 몫.. 봉제공장에 부는 첨단화 바람 경제∙일반 편집부 2018-03-09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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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실업 현지공장 가보니 숙련공.자동화 적절히 조화
인건비도 月 30만원 매력적.. 노동권 탄탄해 안전성 탁월
지자체 느린 행정은 아쉬워
 
거대한 비닐이 차곡차곡 쌓인 100여장의 원단을 빨아들여 단단히 고정하고 그 위를 재단기가 구석구석 돌며 체크한다. 패턴을 입력한 재단기가 '지이이잉' 소리를 내며 원단 위를 날아다니더니 눈 깜짝할 새 정교한 원단을 만들어낸다. 
 
한세실업 인도네시아 법인 한세우타마 공장의 제3라인 한쪽에는 대형 헬멧을 쓴 듯한 모습의 재단기가 근로자 10명의 몫을 거뜬히 해내고 있다. 재단기를 움직이고 감독하는 오퍼레이터로 두 명이 필요하니 재단기의 생산성은 사람의 5.8배 정도다. 자동재단기는 개인 역량과 출석 여부 등에 따라 갈리던 생산량 차이를 확실히 잡아준다. 필요 인원과 시간, 기계 사용률 등을 계산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한세우타마는 이를 '스마트팩토리'라 부르며 패턴.재단 작업 자동화를 이뤄가고 있다.
 
■봉제산업에 스마트기술 적용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 시내에서 차로 40분 정도 달리면 한세우타마 공장 앞에 다다른다. 수도 도심과 항구가 각각 30분 거리에 있어 수출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입지다. 자카르타 내 제일 비싼 공장 부지인 KBN(Kawasan Berikat Nusantara)에 위치한 한세우타마는 1~6공장에 4500여명의 인도네시아 근로자를 고용 중이다.
 
한세우타마는 타겟, 콜스 등 대형 매장은 물론 H&M, 자라 등 유수 SPA 브랜드의 오더를 받는다. 공정이 부분적으로 스마트화되고는 있지만 아직은 인력 노동이 주다. 인도네시아 인력은 봉제산업에서 숙련공으로 매력도가 높다. 
우리나라 1970~1980년대 공단의 모습처럼 한세우타마에서도 많은 여성 근로자들이 재봉틀을 돌리고 있었다. 현지 관계자는 "과거 우리 남동공단 근로자들처럼 이들도 자카르타 외곽 도시에서 수도로 모여든 사람들"이라면서 "번 돈을 대부분 가족이 있는 집에 보낸다"고 설명했다. 
 
군데군데 보이는 청년들의 모습이 생경하다. 이들의 봉제에 대한 사명감은 전문직처럼 느껴질 정도다. 2014년 한세우타마에 고용돼 4년째 근무 중이라는 노르 조요씨(26)는 "이전에 봉제 경험이 있어 일하게 됐고, 봉제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봉제공장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세실업은 동남아 국가 중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미얀마에 진출해 있다. 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인도네시아 최저임금 상승률에도 아직은 1인당 인건비 월 30만원 정도로 국내나 중국과 비교해 이점이 있다.
 
■노동자 중시하는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현지의 노동권 보호 분위기와 제도는 노동친화적이다. 조코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임금 상승률이 연간 두자릿수를 찍고 있고, 연차나 연장근로 추가수당 등 노동권도 엄격하게 지켜진다. 한세우타마를 비롯해 인도네시아에 나와 있는 복수의 봉제산업 관계자들은 "공산당 정권인 베트남과 비교해 인도네시아는 노동권 보장이 탄탄하다"면서 "당장 진출하기에는 베트남이 유리해 보이지만 일장일단이 있다"고 말했다. 일처리 속도는 베트남이 빠르지만 안정성은 인도네시아가 더 높다는 설명이다.
 
2억4000만 내수시장만큼 드넓은 국토를 가진 인도네시아는 지역별로 최저임금이 큰 차이를 보인다. 자본의 도시인 자카르타를 조금만 벗어나면 인건비는 수도의 3분의 1로 떨어진다. 인도네시아의 시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한세실업도 자카르타 공장 부지에 이어 중부 자바인 스마랑 지역에 약 두 배 더 큰 규모의 공장 증설을 마쳤다.
 
인도네시아 산업부는 2019년 의류 생산이 인도네시아 경제에서 3.56%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2.59%에서 확대된 수치다.
 
이미 갖춰진 산업 인프라에 더해 인도네시아 정부도 의류산업 면세기간 지정, 인력 노동 기술 향상을 위한 직업학교 증설, 물류 유통과 관련된 인프라 개선 등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중앙정부의 속도를 지자체가 따라오지 못하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가지고 있는 우리 의류기업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인도네시아 정부 정책은 포스트차이나가 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지자체 등 실무선에 반영되는 속도는 매우 느린 상황"이라고 요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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