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비즈니스 K뷰티, 중국 대신 무슬림 시장으로…위기 돌파구 찾을까 유통∙물류 편집부 2018-02-07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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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로운 해외수출 판로로 무슬림 시장을 택하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가 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인도네시아 1호점을 찾은 현지 고객들 모습.
네이처리퍼블릭, 지난달 인도네시아 1호점 오픈…무슬림 고객 '문전성시'
아모레퍼시픽·센텐스 등, 국내 화장품 시장 침체로 중동국가에 승부수 띄워올해 새로운 해외수출 판로로 무슬림 시장을 택하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가 늘고 있다. 중국과의 사드(THAAD) 갈등이 불러온 화장품 시장 침체를 반면교사 삼아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추가 성장여력을 확대하기 위해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 무슬림 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4일 '네이처리퍼블릭'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대형 쇼핑몰에 인도네시아 1호점 매장을 열었다. 이 매장은 사전 오픈일이었던 이날 많은 고객이 몰려 하루 매출만 12억 4200만루피아(약 1억원)를 올렸다.
회사 측은 쇼핑몰의 주 방문객이 10~20대 젊은층이어서 케이팝과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 브랜드 인지도를 안정적으로 높여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반둥과 수라바야, 그리고 발리까지 확장해 연내 10개 매장을 선보일 것”이라며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장기적으로는 중동과 유럽 등으로 확대해 해외시장 다변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국민 중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 비율이 90%에 달하는 만큼, 이번 매장 오픈을 계기로 중동을 비롯한 무슬림 시장을 공략해갈 예정이다.
9조원대의 국내 화장품 시장이 매년 5% 안팎의 성장에 머물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것과 달리, 무슬림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무슬림이 형성하는 화장품 시장은 2015년 기준 560억달러(약 60조원)에서 2021년 810억달러(약 88조원)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에서도 중동 화장품 시장은 2015년 180억달러(21조5000억원)에서 2020년 360억달러(42조9500억원)으로 5년에 걸쳐 2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앞서 LG생활건강의 브랜드숍 '더페이스샵'은 2006년 요르단 진출을 시작으로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바레인, 아르메니아 등 6개 중동 국가에서 이미 6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총 30여개국에 진출해 있는 더페이스샵은 2016년 한 해 중동에서만 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토니모리도 2015년부터 중동에 진출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 5호점까지 매장을 열었다.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 중동 매장에도 입점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중동 진출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으로 큰 타격을 입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해외시장 다변화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했다. 특히 브랜드숍 '에뛰드하우스'가 이달 쿠웨이트, 3월 두바이에 첫 매장을 열면서 중동시장에 승부수를 띄운다.
이마트의 화장품 브랜드 '센텐스'는 첫 해외시장 진출지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선정했다. 이마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최대 유통그룹 '파와츠 알호카이르'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센텐스 현지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센텐스는 이르면 오는 3월 수도 리야드와 제다 등 대도시에 첫 매장을 열고, 올해 안에 6개점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동시장 진출을 넘어 현지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기 위한 업계의 고민 역시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에이블씨엔씨의 브랜드숍 '미샤'는 판매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단독매장을 설립하기보다는 중동 현지의 H&B(헬스&뷰티) 스토어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한 브랜드숍 관계자는 "중동지역은 현지 사업을 벌이기 위한 절차가 까다로워 진입장벽이 있고,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지도도 크게 높지는 않아 결코 쉽게 볼 수 있는 시장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럼에도 중동 등 이슬람권은 부정할 수 없는 대규모 화장품 시장이며, 시장 안착을 위해 업계 차원에서는 현지 유통기업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방안들이 시도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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