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비즈니스 증권사 동남아 러시...홍콩서 인니·베트남으로 무게중심 이동 금융∙증시 편집부 2017-12-19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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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의 아시아 거점 구축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기존 아시아 금융 허브인 홍콩을 벗어나 동남아시아 신흥국가 중심으로 새로운 거점을 구축해 세계시장을 노리겠다는 전략이 핵심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2일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인 단빡(Danpac)증권 지분 75%를 400억원이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단빡증권은 인도네시아 114개 증권사 중 중위권 규모의 회사로 주식 및 채권 브로커리지에 강점을 갖고 있다.
특히 신주발행 인수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계약에서는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기존 주주들도 참여해 지분매각 대금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투에 피인수된 단빡증권은 자기자본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두며 현지 대형사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2010년 베트남에 진출해 현지 증권사인 EPS의 지분을 사들인 후 KIS베트남을 설립해 성공한 방식과 유사하다.
한투는 EPS의 지분 49%를 인수해 비나텍스와 합작법인 KIS베트남을 설립한 뒤, 추가로 지분을 매입해 지분율을 92.3%로 끌어올렸다. 인수자금은 총 567억여원이 들어갔다. 현재 KIS베트남은 베트남 상위 10대 증권사에 들어갈 만큼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KB증권도 지난 10월 베트남 현지 증권사인 매리타임(Maritime)증권을 인수하며 동남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매리타임은 현지 중상위권사로 인수자금은 400억여원이 투입됐다. KB증권은 향후 5년 내에 매리타임 증권을 현지 상위 5위 안에 들어가는 대형사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현지법인 전략으로 진출한 회사도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6월 베트남 법인에 650억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하고 자본금 규모를 1000억원으로 늘렸다.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베트남 법인을 세우고 현지 시장에 진출해 있는 상태다. 아직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시장 규모를 생각하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베트남 인구는 9600만여 명이며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6000만여 명에 달한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모두 시장규모에 비해 아직 주식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잠재가치가 높다. 반면 신흥국답게 100여개가 넘는 중소 증권사가 난립해 경쟁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증권사들이 동남아 시장을 노리는 이유는 명료하다. 아시아 금융 허브인 홍콩에서는 현실적으로 경쟁력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KB증권 해외사업 관계자는 “홍콩은 이미 유럽·미국·일본 거대 자본이 들어와 포화상태에 가깝다”며 “국내에서 이름있는 증권사들도 홍콩에서 자본싸움을 버텨내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동남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우선 조건은 인프라다. 한투 관계자는 15일 “동남아 지역은 웬만큼 큰 도시가 아니고서는 교통·통신 인프라가 매우 열악하다”며 “현지인들이 손쉽게 금융투자에 접근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자본시장 초기 단계인 동남아에서는 선점효과가 매우 중요하다”며 “HTS·MTS 등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점포까지 현지화된 인프라 확충을 위한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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