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비즈니스 11번가, 인도네시아 사업 매각 경제∙일반 편집부 2017-08-2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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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尼 오픈마켓 `일레브니아` 현지 유통사 살림그룹으로
말레이 사업도 조정 검토…매각前 몸값불리기 가능성
국내에서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이 해외사업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우선 인도네시아의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접기로 했으며 적자가 나는 다른 국가에서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SK플래닛은 롯데그룹과 11번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어서 해외사업 구조조정이 협상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은 인도네시아에서 운영 중인 오픈마켓 '일레브니아(elevenia)'를 살림그룹에 매각하기로 했다. SK플래닛은 2014년 인도네시아 이동통신사인 엑스엘악시아타와 손잡고 합작법인인 '엑스엘 플래닛(XL Planet)'을 설립해 일레브니아를 운영해왔다.
SK플래닛의 초기 투자금은 약 500억원으로 지분율은 50대50이다.
출범 당시 인도네시아 오픈마켓 업체 중 처음으로 24시간 고객서비스센터를 운영하는 등 파격적인 서비스를 앞세워 영토를 빠르게 넓혔다. 이후 일레브니아는 거래 규모가 인도네시아 오픈마켓 시장에서 3위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국내 11번가 사업과 마찬가지로 성장은 했지만 수익을 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플래닛은 국내 11번가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에 추가 투자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SK플래닛에 정통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오픈마켓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향후에도 흑자를 내기 힘든 만큼 인도네시아 사업을 접어 해외에서도 '건강한 성장'을 해야 한다는 게 경영진의 의중이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합작사인 엑스엘악시아타도 동의하면서 양사가 보유한 지분 100%를 모두 매각하기로 했다.
일레브니아를 인수하는 곳은 인도네시아 최대 유통그룹인 살림그룹으로 알려졌다. 살립그룹은 이미 롯데그룹과 손잡고 인도네시아에서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살림그룹이 온라인 쇼핑 부문을 지속적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일레브니아를 인수한 이후 롯데그룹과 함께 운영하는 쇼핑몰과 합칠지, 아니면 별개로 2개의 플랫폼을 운영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K플래닛은 인도네시아 사업을 정리한 이후 추가적인 해외사업 구조조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플래닛은 현재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태국, 터키 등 4개국에서 이커머스 사업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말레이시아가 차기 구조조정 1순위로 꼽힌다. SK플래닛이 2015년 말레이시아 시장에 진출한 방식이 인도네시아와 거의 유사하기 때문이다. SK플래닛은 말레이시아 이동통신 사업자인 '셀콤 악시아타'와 함께 공동으로 합작법인 '셀콤 플래닛(Celcom Planet)'을 세웠다. SK플래닛과 셀콤이 각각 51%와 49% 지분을 보유한 셀콤 플래닛이 온라인 쇼핑몰 '11street(일레븐스트리트)'를 운영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SK플래닛과 셀콤 악시아타는 추가로 대규모 투자는 어렵다고 판단해 좋은 매수자가 나오면 '일레븐스트리트'를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며 "현재 적절한 매수자를 찾고 있는 단계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같은 SK플래닛의 해외사업 축소가 시장에서 더 주목을 받는 배경에는 롯데그룹과 SK플래닛 간 진행되고 있는 지분 매각 협상이 자리 잡고 있다. 우선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SK플래닛의 해외사업은 협상에서 중요한 가격 변수가 될 수 있다. 국내 11번가는 아직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약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사업에 대규모 투자까지 필요하다면 11번가의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이미 자체적으로 해외에서 유통사업을 벌이고 있는 롯데로서는 11번가의 해외사업은 매력적인 대상이 아닐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롯데그룹과 SK플래닛은 11번가를 매개로 전략적 제휴를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SK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에 대한 부담을 덜고, 롯데로서는 온라인 유통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실제 11번가와 롯데가 손을 잡으면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 탄생하게 된다. 롯데그룹의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은 약 8조원으로 11번가(8조원)와 합치면 16조원을 넘어서 국내 1위가 된다. 하지만 양측 모두 경영권은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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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전설님의 댓글
가을의전설 작성일인도네시아 쉬운 시장이 아니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