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투자 증가로 늘어가는 서양식 건물들...발리 고유 정체성 약화 우려 > 경제∙비즈니스

전통적인 발리 마을 Penglipuran Village(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

발리 건축가들은 현지 건축 지침을 위반하고 불법 건축 관행을 조장하는 건물이 늘어나면서 발리의 문화적 정체성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자카르타포스트가 1일 전했다.

 

인도네시아 건축가협회(IAI) 발리 회장인 이 와얀 아구스 노비 다르마완은 지난 2월18일 자카르타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현지 건축 요건에 대한 현지 규정 준수에 대한 당국의 엄격한 조치가 거의 없는 가운데 위반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규정에는 건물 높이를 15미터 이하로 제한하고 전통적인 재료와 디자인을 사용해야 하는 등의 내용이 있다.

 

그러나 많은 신축 건물이 서양식 등 발리 건축 양식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와얀은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으며 정체성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통계청(BPS)에 따르면 건설업은 지난해 발리에서 네 번째로 큰 경제 성장 동력으로, 지역 GDP의 약 9%를 차지했다.

 

와르마데와 대학의 건축학 강사이자 연구원 이 요만 그데 마하 뿌뜨라는 2월 18일, 발리의 부동산 부문이 성장하면서 리조트 섬의 다양하고 증가하는 시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새로운 건축 디자인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규정에 위배되는 건축 디자인이 산, 논, 해변에 이르기까지 섬 전역에 널리 퍼져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방 정부가 특히 경제적 이익과 지역 문화에 미치는 영향의 균형을 맞추는 데 있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집행이 부족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불법 관행이 금지되면 투자가 위축될 수 있고, 허용된다면 지금처럼 발리의 건축 경관이 파괴될 것이라며, 발리에서 부동산 산업이 성장하면 지역 건설업과 경제에 도움이 되겠지만, 그러한 개발은 발리의 기후, 지형, 자연, 문화, 지역 생계 등 특정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축 및 디자인 회사 아르까나 아키텍츠의 디자인 디렉터인 가띠 수벡띠는 2월 21일, 발리의 투자 활성화로 인해 당국이 투자를 수용하기 위해 토지 구역 설정 및 기타 규제 측면을 타협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로인해 자연 경관으로 유명한 발리섬의 난개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가능한 한 많은 건물을 건설하느라 유역에 충분한 공간을 할당하지 않아 공간 계획 규정을 위반했으며, 발리의 열대 기후에 적합하지 않은 현대식 유리 건물과 평평한 지붕을 설치한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발리에 대한 투자가 지역 비즈니스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건축가들에게 “문제의 일부”가 되지 않도록 경고하며 발리의 건축적 맥락과 환경에 부합하도록 프로젝트를 필터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불법 건축가 

건축가협회(IAI) 발리의 와얀은 정부가 현행 규정을 더욱 엄격하게 준수하고 발리에서 활동하는 불법 건축업자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면허가 없는 건축가들이 여전히 '발리 최고의 건축가'로 자신을 마케팅하고 홍보하는 사례가 많으며, 이는 현지 건축가들의 윤리와 행동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협회는 발리 인력청 및 이민국 등 현지 정부와 여러 차례 논의를 진행했지만, 회의 이후 진전이 없었다.  

 

인도네시아 건축가협의회(DAI)의 밤방 에르유다완 회장은 2월 21일, 협의회는 지난 2년 동안 이 문제에 관해 정부와 논의해 왔으며, 정부가 건축가 협의회의 보고서에 긍정적으로 반응했지만 발리의 건축 부문이 빠르게 확장되는 가운데 진전이 더뎠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원하며 인도네시아인과 협력할 합법적인 외국인 근로자를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며 당국에 이러한 관행과 위반에 대한 감독을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발리 인력청의 이다 바구스 스띠아완 청장은 2월 24일, 협회의 보고서에 대해 불법 행위를 확인하기 위한 점검을 실시해 조치를 취했으며, 불법 행위에 대한 조사결과는 비자 사용 위반으로 이민국에 추가로 보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불법 행위를 적발하는 데 있어 어려운 점은 기업이나 외국인 근로자 채용자를 감독하는 과정에 해당 기업이 운영되는 관할 구역의 부서도 관여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발리에서 불법 건축업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정부 및 주 차원의 인력 기관, 인도네시아 건축가협회(IAI)와 인도네시아 건축가협의회(DAI)는 물론 발리 이민국과의 시너지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발리의 관광청장 쪽 바구스 쁘마윤은 지난 29일, 발리의 독특함이 건물을 포함한 문화에 있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 부문에서 호텔과 레스토랑 등 많은 건물이 현대적인 스타일로 지어졌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발리 건축 장식을 통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발리의 특성이 더 이상 건축물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특히 비즈니스에 맞춰  변화된 도시 지역의 건물에서 발리 건축 양식이 감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