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비즈니스 코로나-19 위기 속 유동성 확보가 경제 와해 방지를 위한 관건 경제∙일반 편집부 2020-04-15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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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윈 라시드 / 자카르타 포스트 (2020년 4월 15일)
코로나-19 사태가 쉽사리 종식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팬데믹 극복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현실 속에서 코로나-19 사태는 많은 나라들을 절대위기의 벼랑 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IMF는 이번 사태가 2008년 세계금융위기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극단적 경기침체를 몰고 올 것이라 전망했다.
스리 물야니 인드라와티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은 2020년 경제성장율 예상치를 2.3%로 발표했으나 업계에서는 코로나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 경제는 성장은커녕 수축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코로나 대응책으로 정부는 2020년 예산 중 405.1조 루피아(미화 245억 달러)를 방역비로 재배정했다. 이중 75조 루피아는 보건 부문에, 110조 루피아는 사회보장망 확충에, 70.1조 루피아는 중소기업을 위한 세무혜택과 융자에, 150조 루피아는 경제회복자금으로 배정되었다.
같은 맥락에서 재정운영국(OJK)은 코로나-19에 타격을 받은 영세-중소기업들 중 대출총액 100억 루피아 미만의 업체들에게 채무 특별재조정을 허용하는 새로운 규정을 검토했다. 하지만 경제위기에 당면했을 때 던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경제회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문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1998년 경제위기 대응에 깊숙이 간여한 은행가로서 필자는 단연 유동성이 가장 중요하다 하겠다.
1998년 당시 모든 부문이 똑 같은 정도의 시련을 겪은 것은 아니다. 전체 경제가 무너져가던 가운데에서도 큰 이득을 본 부문들이 분명히 있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부문은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던 기업들과 원칙과 신의를 저버리고 제멋대로 운영하던 재벌 소유의 대형 은행들이었다.
한편 1998년 금융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에도 그 해결책은 세계 시장과 연계하는 등의 방법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있었다. 당시 다른 나라들의 경제는 그나마 인도네시아보다 굳건한 기반을 가지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해외자본이 인도네시아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인도네시아의 위기는 서서히 완화되었다.
당시 많은 투자자들이 인도네시아 기업과 은행들을 헐값에 매집해 갔다. 당시 개인 제트기를 몰고 온 세계의 갑부들이 인도네시아에서 들어와 현금 수혈에 절박한 인도네시아 기업가들에게서 초호화 손목시계와 고가의 패물들을 쓸어가던 장면을 필자는 기억한다. (당시 유동성위기에 휘말린 건실한 인도네시아 기업들이 헐값으로 팔리던 상황에 대한 은유로 보임 – 역주)
하지만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는 전세계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거의 모든 국가들의 경제가 위축되었고 3월 25일 맥킨지 보고서에 다르면 거의 모든 선진국들이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겪을 것이고 경제침체는 최소한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1998년과 달리 인도네시아의 기간산업이라 할 만한 서비스 분야는 가장 심한 타격을 입었다. 뒤이어 강제적으로 시행된 재택근무와 대규모 사회적 제재조치(PSBB)는 호텔, 식당, 카페, 여행, 교통, 항공, 관광은 물론 제조업까지 수많은 산업부문을 포괄하는 경제의 수평선을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 초토화시켰다.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경제활동이 문자 그대로 멈춰버린 것이다.
이 상황에서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유동성 확보를 위한 해결책을 신속히 찾아내야만 한다. 그것이 경제위기의 장기화를 피해 살아남을 수 있는 관건인 것이다.
거칠게 말하자면 기업의 유동성은 매출에서 오고 개인의 유동성은 개인의 수입(월급 등)에서 마련된다. 좀 더 원활한 유동성을 확보하려면 저축과 채권의 현금화, 잉여자산처분, 금융사나 가족, 지인들로부터의 차입 등의 방법이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이 유동성의 순환을 직접적으로 가로막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중소기업과 개인들의 수입이 감소하고 금융기관으로부터의 대출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들은 바로는 많은 은행들이 신규대출을 중지했다고 한다. 자산을 현금화하는 것 역시 현재 구매자가 쉽게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는 최악의 타이밍이 아닐 수 없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근심 걱정 가득한 세상에서 한가롭게 장바구니를 들고서 기업과 자산 사냥에 나설 구입자들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상황에서 은행들이 자산유동성과 악성채권 (NPL) 비율을 유지하도록 경제적 자극을 제공하겠다는 금융운영당국(OJK)의 정책은 환영할 만한 것이다.
코로나-19 타격에 대응해 통화, 금융, 결제시스템 안정성 및 루피아 화폐 안정성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중앙은행(BI)의 최근 정책들 역시 매우 바람직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은 은행들과 금융기관들이 유동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영세하거나 운영상태가 열악한 은행과 금융기관들도 반드시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 단계의 즉각적 실행을 촉구하는 바다.
그래서 다음 단계의 즉각적 실행을 촉구하는 바다.
첫째 은행들과 금융기관들에 대한 심도깊은 평가가 즉시 필요하다. 단기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 있는지 찾아내야 한다.
OJK의 정책에 따라 코로나-19에 타격을 받은 대출자들의 대출금 상환기한을 연장해 주려는 정책은 그 여파가 클 것이므로 이 평가가 조속히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오토바이 할부구매한 부지기수의 구매자들 모두가 할부금 지불유예를 받을 경우 오토바이를 할부판매한 회사들은 금융시장에서 자기들의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한편 중대형 기업들은 미수금의 심각한 장기연체를 겪고 그 결과 수입대금 결재나 대출금 원금이나 이자상환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기 쉽다. 실제로 많은 회사들이 조업중단이나 종업원 임시해고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는 다시 금융섹터에서 악성채권 비율 상승으로 귀결되며 은행의 유동성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그러니 앞서 언급한 금융기관 평가를 통해 금융운영과 관리가 훌륭하지만 유동성 문제를 겪는 은행 및 금융기관에 대해 과거 1998년 금융위기 당시 중앙은행이 취했던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BLBI) 같은 유동성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유동성지원 없이는 은행이 더 이상의 시중대출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한편 은행이나 금융기관의 분명한 운영과실(예를 들어 계열사 대출금이 악성채권화된 경우 등)이 발견될 경우 즉각적인 합병이나 구제금융 수용 등의 강제조항들을 정책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둘째로 모든 상호기금과 투자상품들이 지급불능사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여부를 가능한한 신속하게 검토해야 한다. 국영보험사 지와스라야 같은 회사들에게 발생한 문제들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물론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지지 않도록 금융시장에서의 충분한 소통을 동반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로 달러표기 해외회사채들을 모니터링 해야 한다. 만약 지급불능사태 가능성이 확인된다면 그로 인한 후유증 전반에 대한 분석도 이루어져야 한다. 지급불능사태가 벌어져도 인도네시아 경제는 견딜만 할 것인가? 아니면 도미노효과에 휩쓸려 국가 경제가 와해될 것인가?
네 번째로 상위 10위의 은행들은 중소기업들을 포함해 좋은 사업전망을 가지고서도 유동성 문제를 겪는 회사들에게 선택적인 대출을 계속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이들 상위 10위 은행들이 시장에 지속적으로 최저 이율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정부의 유동성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배동선 번역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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