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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필묵연 自筆墨緣 오늘, 어떻게 즐기고 어떻게 나눌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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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글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3,814회 작성일 2017-12-1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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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서예협회 인도네시아 초청전
<서예, 즐기기와 나누기>
 
 
전시날자 : 2017년 12월 4일(월) ~ 12일(화)
전시장소 : 자카르타 한국문화원
주최 : 자카르타 한국문화원
주관 : 사단법인 한국서에협회 인도네시아 지회
후원 : 자카르타 경제신문
 
 
▲ 전시 개막식
 
▲ 전시 개막식 후 출품작가와 내외빈 기증작품 소장인과 함께
 
작가들이 떠났다. 떠난 자리가 휑하다. 전시장엔 아직 나보란 듯 작품이 걸려있다. 남겨진 의미를 담아 더 찬찬히 작품을 들여다본다. 당당히 걸린 작품들을 음미하는 맛이 알싸하다. 상당히 긴 시간 다듬은 더러 치열하고 더러 결이 단단한 숨결이 훅 다가온다. 남은 숨결이 떠난 이들을 또렷이 기억하게 한다. 그리고 기리게 한다. 아~ 남겨지는 것의 소중함이여!
 
전시장을 찾는 발걸음은 대부분 문을 들어서면서 숨을 죽인다. 바쁜 이들마저 전시장을 도는 시간만큼은 자박자박 더디게 걷는다. 작품 앞에서는 대부분 두 손을 모아 쥐고 경건한 자세로 선다. 관객에게 전시란 늘 고요하다. 일몰을 건너다보며 한 잔 커피를 마시는 것과 같다. 그래서 전시장 나들이는 힐링이다. 물론 거기엔 자글자글한 긴 준비 기간이 있고, 노도의 질풍 같은 거친 클라이맥스도 있다. 이번처럼 국경을 넘는 전시는 특히 그렇다.
 
▲ 자카르타 한국문화원 전시장
 
 
 
 
21명의 한국 서예가가 그렇게 인도네시아에 왔다. 사단법인 한국서예협회(이사장 윤점용) 초청전 <서예, 즐기기와 나누기>는 그래서 더욱 생동했다. 둘째가라면 섭섭하리만큼 왕성히 활동하는 작가들, 시간을 빼앗아 미안한 마음 크다. 그러나 이렇게 일상을 벗어날 수 있었으니 기회요 축복이었다고 이해해주면 고맙겠다.
  
<서예, 즐기기와 나누기>, 이번 전시는 제목 그대로다. 전시장에 걸린 작품 말고도 무려 42점이 전시 개막식 현장에서 소장인 품에 안겼다. 창작 전부터 소장인과 소장처가 결정되었던 작품들, 그래서 작가와 소장인이 작품으로 만나는 현장은 들뜬 분위기 팽배했다. 따지고 보면 본 전시보다 더 빛이 났던 보조 이벤트였다.
 
이 이벤트는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는 한국 서예가들이 인도네시아 한인 교민을 위한 작품 기증이 골자다. 이 사실은 지난 8월과 9월 자카르타 경제일보 지면과 밴드를 통해 몇 차례에 걸쳐 알렸다. 일정 기간 접수를 거쳐 참가자가 확정됐다. 참가자 모두는 각기 원하는 내용을 주문했다. 그 내용은 한국서예협회에 전달됐고,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는 21명의 작가가 나누어 휘호 했다. 10월 말 인도네시아로 건너온 작품은 생동하는 전달식과 소장인의 편의, 품격을 위해 최고급 프레임으로 표구 제작되었다. 물론 작품 해설과 작가, 소장인을 수록한 명제표도 아울렀다.
 
 
▲ 양영연 한인회장의 축사
 
▲ 기증 작품 기념 촬영. 사진 왼쪽으로부터 휘호 작가 호암 윤점용(사, 한국서협 이사장) 선생과 소장인 박인구 이인애 부부, 양영연 한인회장
 
나눔은 언제나 즐겁다. 주는 사람이 즐겁고 받는 이도 흥겹다. 선연(善緣)이 거기 쌓이고 거기 정이 또 겹친다. 이 아니 좋은가. 하물며 창작품을 사이에 둔 나눔, 특별함 그 자체였다. 거듭 고려를 거친 문구, 타국살이 한인들이 평소 마음에 담고 있던 명언들이 한국서예협회를 이끄는 작가들의 필묵을 통해 거침없이 내달렸다. 두 개 날갯짓이 하나의 창작품으로 탄생했다. 어찌 아니랴. 피차간에 감동이 크리라. 여운은 길며, 새김 또한 분명하리라.
 
서예가, 누구라서 창작을 즐기지 않을까. 많은 노력과 시간을 견디고서야 도달하는 일필휘지가 서예가에게 어찌 희열이 아닐까. 희열의 창작품들이 한데 모이고, 함께 즐기는 가운데 드러나는 빛나는 먹빛. 이번 <서예, 즐기기와 나누기> 이벤트 역시 참가 작가들의 정신을 집약한 창작이 그 시작이었다. 먼 타국에서 치른 과정들 또한 함께 어우러진 것 또한 도드라진 창작이 되었다. 나누기를 거치니 또 다른 의미의 창작품이 되었다.
 
사족이 아니다. 서예는 참 좋은 특성을 가진 예술 장르다. 여타 장르가 쉽게 견줄 바가 아니다. 빛나는 전통과 변함없는 지금과 또 미래, 그래서 서예의 특성을 잘 살린 이벤트는 언제라도 힘이 있다. 한껏 품격을 뽐내고도 다수와 쉽게 어우러질 수 있는 대중적 풍모가 있어 더 좋다. 하여 제대로 발휘된 서예 창작의 힘은 어디에 내놔도 두려울 것이 없다. 이번 이벤트는 그 작은 증거 하나다. 
 
 
▲ 기증 작품 기념 촬영. 사진 왼쪽으로부터 휘호 작가 농인 김기동(사, 한국서협 수석 부이사장) 선생과 소장인 윤수학 님, 양영연 한인 회장
 
▲ 사진 왼쪽으로부터 휘호 작가 임계 전한숙(사, 한국서협 충북지회장) 선생과 소장인 문정석 님, 양영연 한인 회장
 
▲ 사진 왼쪽으로부터 휘호 작가 수산 이종균(사, 한국서협 부이사장) 선생과 소장인 권혁 님, 양영연 한인 회장
 
▲ 사진 왼쪽으로부터 휘호 작가 지산 이광수(한국서협 부이사장) 선생과 소장인 길병완 님, 양영연 한인 회장
 
▲ 사진 왼쪽으로부터 휘호 작가 보람 김옥순 선생과 소장인 김한내 심현정 부부, 양영연 한인 회장
 
▲ 사진 왼쪽으로부터 소장인 엄정호 님, 휘호 작가 바라 함경란 선생과 문화원장 천영평, 양영연 한인 회장
 
 
▲ 사진 왼쪽으로부터 휘호 작가 글샘 문윤외 선생과 소장인 오원희 님과 그 영애, 양영연 한인 회장
 
▲ 사진 왼쪽으로부터 휘호 작가 녹야 조인화 선생과 소장인 박대용 님, 양영연 한인 회장
 
▲ 사진 왼쪽으로부터 휘호 작가 고은 김성자 선생과 소장인 박형동 님, 양영연 한인 회장
 
▲ 사진 왼쪽으로부터 휘호 작가 효산 손창락 선생과 소장인 박도연 님, 양영연 한인 회장
 
이 이벤트는 메조지가 아니다. 인연의 시작이다. 사람만이 알고 행하는 지혜를 펼치는 삶의 과정이다. 먹이 벼루 위에서 조화로운 궤적을 그리며 천년 변함이 없을 제 색을 풀듯이 또 하나 서예술 잔치를 이렇게 풀어냈을 뿐이다. 먹색의 변함없음으로 인연은 계속될 것이고 어느 것 하나 진리 아닌 것이 없는 작품에 새겨진 문자는 다수의 삶 속으로 스며들 것이다.
 
전시는 자카르타 한국문화원의 주최가 있어 가능했다. 문화원으로 인해 힘의 축이 잡히니 어우러지기가 쉬웠다. 모두가 고마운 마음 깊게 새길 것이다. 문화원의 존재 의미는 인도네시아 한인사회의 균형 잡힌 위상과도 통한다. 문화 활동의 든든한 기반인 인도네시아 한인사회의 조화와 튼튼함에 존경을 표한다. 변함없이 건강하게 이끌고 밀며 함께 전진하는 한인사회가 될 것을 믿는다.
 
   
▲ 사진 왼쪽으로부터 재인도네시아 한인회 양영연 회장, 휘호 작가 인재 손인식, 자카르타 문화원장 천영평, 소장 한인회
 
사) 한국서협 인도네시아지회(자필묵연) 회원들 모두 인도네시아 한인사회를 이끄는 중추들이다. 가까이에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이들의 적극적인 창작 활동은 항상 ‘사람만이 희망’이란 말을 실감 나게 한다. 이들은 어떤 형상과 색채이든 거부함이 없이 사실 그대로 드러내는 화선지 같다. 많은 숫자의 털이 모여 하나를 이뤄 무한 형상을 자아내는 붓과 같다.
 
이들은 여가 시간에 즐기는 서예를 통해 삶을 살찌우고 경영을 실험한다. 경영과 창작이 별반 다르지 않은 것임을 이번 이벤트를 통해서도 이들은 여실히 보여주었다. 사람의 창의력이 서예의 전통, 그리고 가능성과 어울릴 때 바로 오늘 우리의 것이 된다는 것을 실천으로 밝혀주었다.  모두에게 감사한다.
   
2017년 12월 8일
보고르 산마을 산나루에서 인재 손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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