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을 할 때는 어깨의 힘 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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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혁 (키움증권 인도네시아 대표)
대선 후보 두명의 상반된 이미지와 정치적 배경, 박빙의 지지율 격차 등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세계 최대의 이슬람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대선이 드디어 끝났다. 지난 9일 대선관련 Quick count결과가 발표되면서 두명의 후보는 각자의 대선승리를 선언했다. 당연 승자 독식의 냉엄한 선거판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쁘라보워 후보는 선거일 늦은 시간에 한 방송에 출연, 본인의 승리를 재차 언급 하였으며 선거관리위원회(KPU)의 최종 결과발표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후보자의 그러한 행동과 해당 방송사의 모습은 정상적인 선거관련 시스템을 갖고 있는 나라에서는 상상을 할 수 없는 일이라 하겠다. 또한 투표 마감시간이 종료가 되지 않은 가운데 언론에서는 벌써 Quick count 결과가 보도되고 있었다. 더욱 가관인 것은 밤 늦은 시각까지도 일부 방송에서는 쁘라보워 후보의 우세를 점치는 일부 여론조사기관의 결과만을 편향적으로 보도하였으며 표본 투표함의 개표 진행이 105%를 넘었다는 자막도 내 보냈다.
그저 웃어 넘길 일은 아닌 것 같다. 투표 및 표본 투표함의 개표 관련 공정성, 투명성 등을 담보 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지만 한 독립된 나라의 전통 이라면 그리고 유권자들이 용인을 한다면 일방적인 비판보다는 인정을 하는 차원에서 접근을 해 보는 것도 큰 무리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Quick count 결과 조꼬위 후보의 승리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인도네시아의 미래에 관한 장미빛 전망이 이어졌다. 10년만의 정권 교체 그것도 군부정권이 아닌 민간정권의 탄생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인도네시아 젊은 세대들에게 꿈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정치의 묘미라 하겠다. 조꼬위의 성장배경, 정치적 배경 등 과거 기득권 계층과는 다른 한국식 표현으로 하자면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다시 현실적인 문제를 짚어 보자. 조꼬위 후보 52~53%. 쁘라보워 후보 47~48%. 이와 같이 5~6% 차이에 지나지 않은 두 후보의 Quick count 결과는 오는 10월 20일 대통령 취임식이 있는 날까지 조꼬위 진영의 앞날에 많은 이슈들이 놓여 있음을 예고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선관위는 이번달 22일 까지 전체 개표결과를 공식발표 한다.
이전의 수차례 선거에서도 Quick count 결과가 뒤집혀진 경우가 없었기에 이변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문제는 쁘라보워 후보 진영의 개표 관련 부정이다. 가능성이 제법 있는 시나리오라는 평가도 있다. 어느 후보가 선관위의 러브콜을 받든 헌법재판소에 그 결과에 대한 제소를 할 것으로 보이며 그럴 경우 8월 24일까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 쁘라보워 후보 진영의 대응 정도에 따라 자칫하면 사회적인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법 높아 질 수 있는 것이다.
대선 관련 금융시장의 흐름을 보겠다. 9일 오후 Quick count 결과가 발표 되면서 당장 싱가포르의 역외 선물환시장에서는 루피아화가 강세 흐름을 보였다. 지난주 졸고에서도 언급을 한 바 있지만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 4일 금요일 오후부터 조꼬위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베팅을 하였다. 선거전 3일간 인도네시아 증시는 종합주가지수(JCI) 기준으로 약 2.8%가 올랐다. 지난 10일 선거 다음 날인 목요일에는 지수는 장 중에 2.6% 상승한 5165포인트로 올 해 들어 최고치를 보이기도 했으나 치열한 매매공방속에 1.46%가 상승한 5098포인트로 마감하였다. 지난 1월에 이어 다시 한번“조꼬위 효과”의 힘을 보여 주었다. 루피아 환율은 JISDOR(Jakarta Interbank Spot Dollar Rat) 기준으로 7월 3일 달러당 11,963루피아에서 11일 금요일 11,627 루피아로 한 주의 시장을 마감했다. 주식시장은 목요일 대비 1.28% 하락한 5032포인트로 마감 하였다. 외국인들은 금요일에도정규시장 기준 약 83백억 루피아의 순매수를 보이며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단기간 급상승에 따른 자연적인 조정이라고 보는 시각이다.
상반기를 지나 이제 막 대선과 더불어 시작된 하반기 증시는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조꼬위 후보의 당선이 결정적임에 따라 증시는 외국인투자자의 긍정적인 시각변화와 더불어 목표치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올 해 들어 너무 빨리 시장이 달아 올랐다는 것인데 대선 결과가 다음주 부터는 오히려 조정의 타이밍을 제공할 것으로도 보인다. 대형은행주(BBRI∙BBNI), 시멘트관련주(SMGR,INTP), 건설관련주(WIKA,PTPP), 자동차관련주(ASII), 제약관련주(KLBF), 소비재 관련(GGRM,AISA) 등은 향후 신정부의 경제정책, 환율수혜 및 2분기 실적 등과 연계하여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수는 단기 5100~5200포인트, 연말 5400~5500포인트를 전망하는 전문기관이 늘어나고 있다. 루피아화 환율 전망은 그리 긍적적 이지는 않다. 정부에서 올해 목표로 잡고 있는 11500~11600 선 전후 수준을 보고 있는 곳이 많은 것 같다. 인도네시아 경제의 2분기 성적표인 경상수지 결과치는 8월초에 발표된다. 1분기 42억 달러 적자에서 현재 약 90억 달러로 추정되는 2분기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증시와 환율의 발목을 일단 잡을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으로 통화긴축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10일, 기준금리를 7.5%로 8개월 연속 동결 하였다. 또한 6월 무역수지도 5월의 약 7000만 달러 흑자에 이어 소폭의 흑자를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전망은 라마단관련 계절적 특수, 전기요금 인상, 가뭄에 따른 음식표품 가격인상 등 고정변수로 인해 하반기에는 상반기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반기 경제가 순탄치 않음을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골까르당이 투쟁민주당(PDIP)연합에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 바끄리 총재가 물러 나면서 여당편에 선다는 것인데 지금은 루머 수준이지만 현실화 된다면 PDIP연합은 국회를 장악할 수 있는 빅 이벤트가 된다. 이제 곧 정당과 정치인들의 이 합집산이 시작될 것이다. 현 국회에서는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당에서 국회의장이 당연 선임되는 법률을 의원들의 투표로 선출하는 것으로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통과될 경우 조꼬위 후보가 대통령으로서 반대파 국회의원들의 등쌀에 제대로 된 정책을 펼쳐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11일 금요일 오후, 유럽 증시가 포트투갈 악재를 극복하고 상승 출발 하였다. 포르투갈 최대 은행인 방쿠 이스피리투 산투(BES)의 지주회사인 이스피리투 산투 인테르나시오나우(ESI)가 회계부정에 이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는 소식에 전날 유럽증시는 일제히 하락 하였으나 이번 사태가 유로존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면서 뉴욕증시도 장중 낙폭을 만회 하기도 하였다. 지난 5월, 3년만에 구제금융을 졸업한 포르투갈이 아직 터지지 않은 폭탄을 앉고 있는지 두고 볼 일이다.
지난 9일 공개된 미국 연준(Fed)의 6월 FOMC미팅 의사록에서는 오는 10월에 3차 양적완화의 완전 종료와 인플레이션 부담이 없는 한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 가기로 한다는 정책기조가 확인 되었다. 하반기 FOMC 미팅은 7월, 9월, 10월, 12월에 열린다. 11월부터는 국채와 모기지채권을 더 이상 사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연준이 양적완화 조치를 통해 사들인 4조2천3억달러 상당의 채권을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소진하는 방안 등도 논의가 되었다.
10월이면 인도네시아는 새로운 정부가 출범을 하는 시기이다.
조꼬위 후보의 승리와 더불어 시장은 과연 누가 조꼬위 정부 초기 내각을 구성하느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경제 관련 부처 수장들의 면면은 조꼬위 후보의 공약이행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하겠다. 지난 5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취임 하면서 인도 경제는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상반기 주식시장 상승률이 20%에 달하며 루피화 환율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모디노믹스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에 신뢰를 주는 것이다. 과연 조꼬위 후보가 어떠한 정책으로 조꼬노믹스를 구체화 하고 실행 것인지 기대를 해 본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첨예한 환경에서 한국은행은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2.50%로 14개월째 동결 했다. 한 언론 사설에서는 “14개월째 금리 동결, 금통위는 왜 不姙이 되었나”라는 제목으로 “한은과 금통위는 심사숙고의 의미를 지나치게 의식하다 스스로 운신할 공간을 없애고 있다. 매달 플러스와 마이너스 효과를 더하고 빼다가 결국 미결정의 결정을 발표하고 마는 불임(不姙) 금통위가 된 것이다.”라고 신랄히 비판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러한 충고를 했다. “스윙을 할 때는 어깨의 힘 빼시고”. 알고는 있지만 문제는 그게 쉽지가 않다는데 있다. 조꼬위 후보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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