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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向人尋書 : 사람에게서 서예 찾기 4] 평설, 어떻게 진행할까? -소통과 자기 브랜딩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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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손인식 느낌과 새김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336회 작성일 2024-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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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向人尋書 : 사람에게서 서예 찾기]

 

평설, 어떻게 진행할까?
소통과 자기 브랜딩을 위해


인재 손인식/ 서예가


독자의 피드백이 있었다. 《월간 서예문인화》 3월호 필자의 원고 「평설, 이젠 말해보자!」에 관해서다. 독자께서는 평설의 장점을 꿰고 계셨다. 실질적으로 폭이 넓어지기 위해서는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담론과 실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얹으셨다. 응원이었다.


평설의 목적은 전호 원고에서 충분이 밝혔다. 그 목적을 두 마디 쯤으로 간추리자면 대중성 확장, ‘작가들의 넉넉한 창작 환경 만들기. 근데 이 둘은 둘이 아니다. 대중성 확장이 곧 작가들의 넉넉한 창작환경과 직결되니 곧 하나다. 그러므로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한국서단 작가들이 평설에 관해 공감하고 참여하는 것이다.

 

영상 평설, 그리 지난한 일이 아니다. 공감하고 참여하면 좋은 결과가 멀리 있지 않다. 수련 없이 단숨에 좋은 작품이 이루어지지 않듯 일단 어프로치 해야 한다. 누구나 관심을 가지면 좋은 평설을 꺼낼 수 있으니. 자기 작품이나 다른 작가의 작품을 직접 평설해보자. 또는 자기 작품을 다른 작가에게 평설하게 하자. 말보다 실천이다. 멈칫거림보다 한 걸음 나아가자. 마침내 길이 생길 것이다. 좋은 결실로 이어질 것이고.

영상 평설의 실마리
요청의 답으로 필자가 제작한 유튜브(YouTube) 영상 몇 편으로 예를 들겠다. 본격적인 평설 영상이 아니어서 참고하기엔 분명 부족한 영상들이다. 이해와 쉬운 접근을 위해 개인적으로 제작한 필자의 영상 활용을 이해하실 줄 믿는다. 다만, 몇 가지 분명한 효과를 얻은 영상들이라는 점 주목해주시기를 바란다.

 

우선 고 도곡 김태정 선생님을 향한 추모 영상이다. 이 영상은 평설 목적이 아닌 그야말로 추모 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9LP7g4u4E9Y)이다. 영상을 시청하신다면 따로 말할 것이 없이 이해에 도움이 되시리라.

 

부연하자면 필자는 도곡선생께서 펼치신 서예 이론과 창작론으로 예술 의지를 키웠었다. 사제의 인연을 맺은 이후라 해서 흔히 말하는 체본 한 장 받아본 적 없다. 자유로운 창작세계를 지향하셨고 필자 또한 공감하는바 컸기 때문이다


스승께서는 늘 바탕 확립을 강조하셨다. 폭넓은 공부와 깨달음 그리고 서예정신에 기반한 창작세계를 동서양 문턱 없이 종횡으로 길안내 해주셨다. 그 분의 자유로운 창작세계는 한국의 현대 서단에 큰 족적을 남기셨다고 믿는다. 국외적으로도 넓게 활동하심으로써 한국서단의 위상을 높이셨음은 두루 아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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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이다. 스승님의 부고가 태평양을 흘러 날아들었다. 단숨에 달려가지 못했다. 그러나 필자는 그날 밤 잠을 못 이뤘다. 새벽녘에 문득 떠올린 것이 필자 나름의 추모영상이다. 그냥 필자가 아는 내용과 편집 가능한 만큼만 영상으로 기록하자였다. 그러므로 ‘영상 평설’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본고에 이 영상을 데모 형식으로 쓰는 것이 송구하다.

 

그럼에도 대뜸 내미는 것은 요즘말로 이 영상이 영상했다.’란 의미다. 시차를 두고 이 영상을 시청한 몇 몇 후학들이 드러낸 느낌표가 영상의 생명력을 깨닫게 했다. 영상을 좀 멀리하는 편이고, 댓글을 기대하기는 더 어려운 것이 서단 작가들의 일반적 정서인 것에 비하면 전화나 메시지를 통한 공감들이나마 필자 나름 괜찮은 수확이었다.


영상을 업로드한 지 3년 여가 지난 후 쯤엔 다음 댓글이 올라왔다.

고맙습니다. 손인식 선생님. 선생님 덕분에 제가 깨닫지 못한 도곡 선생님을 아버지가 아닌 예술가로서 볼 수 있게 하는 기회를 갖게 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아빠 사랑합니다. 죄송해요. 이 말을 살아계실 때 전하지 못해서. 그래도 아실 거라 생각 합니다. 셋째 딸.”

 

꼭 필요한 작가의 자기 작품 소개
다음 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UXH23ngEd2I)은 작품 소개 영상이다. 필자 스스로 필자의 작품 소개를 펼쳤다. 작가의 자기 작품 소개야말로 당연하고 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작품 창작이나 전시 완성의 정점엔 반드시 창작에 관한 소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로 설명해도 좋은데 글로 더하면 더 좋을 것이다. 그런데 영상으로 설명하는 것이야말로 효율 최고다. 누구라도 짐작할 것이듯 영상은 작금과 같은 웹 시대엔 보관과 보급, 소요 비용에서 최적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시청할 수 있으니 효과도 비길 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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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위 영상 안에 작품 창작의 실마리를 장치했다. 작가가 사는 환경을 자연스럽게 작품 소개와 매치했다. 그리고 그로인해 이 작품만의 미적 특성, 즉 문장 조어나, 서체 선택, 구성과 선의 특성에 관해 들췄다. 감상자에게 평안하고 친근하게 다가가기를 바라면서.


작품을 놓고 펼치는 작가의 창작 이야기가 대중성 확장의 첩경임은 필자의 산 경험이다. 작품의 이해는 곧 작품 사랑과 존중으로 이어진다. 알면 다시 감상하게 되고 때마다 다른 감성을 자아내는 그야말로 예술 본연의 공리성을 다한다. 이 공리성을 언제 어느 누구에게라도 안부를 겸해 보낼 수 있는 장점을 지닌 것이 작품 영상이다. 하니 작품 해설 영상이야말로 작가들의 특허가 아닐까. 작품 소장과 자연스럽게 잇대지는 더할 나위 없는 특허.

 

계란과 닭 중 무엇이 먼저인가? 생산과 판매는 둘인가 하나인가? 생산이 먼저고 판매가 나중일 것 같은데, 소비가 따르지 않는 생산은 무용지물 아닌가. 하니 작가는 창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장자를 위한 해석도 창작만큼 힘써야 한다. 그 작품에 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그 작품의 창작자니까.

 

소통과 작가의 자기 브랜딩

이 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hsHQCW6cuus)은 필자의 자기 브랜딩 영상이다. 필자와 감상자들의 소통 일면을 드러낸 영상이기도 하다. 시청하시면 스스로 창작하는 영상이 작가 활동에 얼마나 좋은 활력이 되는지 느끼실 수 있으리라. 물론 필자의 능력 부족이 영상 곳곳에 드러난다. 방송의 영상처럼 드라마틱한 것도 기술적 화려함도 없다. 그러나 작가가 직접 드러내는 자기 작품 세계와 활동에 관해 순수한 리얼 맛 참 아니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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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서도 밝혔다. 영상 창작은 필자에게 작품 창작 때와는 또 다른 새로운 세계를 선물했다. 첫째가 소통이다. 소통의 중요성을 모르는 이 아무도 없을 바로 그 소통! 그야말로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바로 그 소통! 막힌 것이 덤처럼 뚫리는 바로 그 소통! 이 소통은 필자에게 강력하고도 신선한 채찍이었다. 사실 서단의 작가들 사이엔 불통 정서도 없지 않으니 영상 평설로 불통이 소통으로 바뀐다면 이 아니 좋을까.


둘째가 폭넓은 창작세계 체험이다. 영상이 종합예술이라는 것 모르는 이 없다. 그런데 이미 창작한 자기 작품 세계를 영상으로 소개하는 과정은 참 흥미로운 재창작 체험임에 분명하다. 창작에 관해 더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는 의미다. 영상을 기획하고 원고를 준비하며 촬영하고 편집하는 과정 이 모두가 작품 소개 과정이니, 그래서 작품창작에 관해 더 진하게 느끼게 된다. 시간이 걸리고 어려움도 따르지만 영상이야말로 폭넓고 디테일한 최고의 소통을 위한 창작, 마침내 자기 브랜딩으로서는 절정의 방법이 영상임을 알게 된다.

예술의 공리성, 널리 알리는 것이 대중성 확보
위 세 편의 영상으로 독자의 의견에 우선 가름했다. 영상 평설의 방향이 참으로 다양하기에 아울러 필자의 유튜브 채널 370여 편 영상 중 네 편을 더 올려 이해를 넓히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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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wzFaKgD6AZ0)은 한 구독자께서 필자의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고 난 다음 의뢰한 작품 창작 과정을 담은 것이다. 사군자를 한 폭에 담은 것으로 때마침 이웃 몇 분이 모였다. 무슨 구경거리가 될까만, 작업하는 곁에서 각자 느낌 그대로 흥미로운 해석을 붙이고 또 창작이나 사군자에 관해 궁금한 것을 묻기도 해서 긴 시간을 함께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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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9pEH-U7q1R0)은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대사관 귀빈 영접실에 놓인 한 폭의 병풍 이야기를 담은 영상이다. 자연스럽게 병풍의 품격과 가림과 펼침, 분할과 배경, 그리고 장식 등 실용성을 설명한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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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AD91coIYcUE&t=321s)은 한국서단의 작가들이 가장 많이 시청한 영상이지 싶다. 아울러 피드백도 많았다. 창작 관점에 관해 이견이 있었고 공감 역시 많았다. 필자는 반대 견해의 댓글에도 반드시 답글을 올렸다. 좋은 토론의 장과 소통의 장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창작에 관한 토론이 많아져 한국서단이 더불어 변화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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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5Ia1l3XBBbE)은 가수의 노래 리듬에 맞춰 서예 창작 과정을 편집함으로써 대중성을 높인 영상이다. 이미 널리 알려진 노래와 가수의 지명도에 기대 서예가 매우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그야말로 대중성 확장을 위한 노력이다.

 

필자는 사단법인 한국서예협회에서 발행한 2024년 《한국서예》에 한편의 글을 올렸다. <서예가의 문제의식과 현실감각>이란 제호의 한국서예 대중성을 위한 제언이다. 그 글에서도 어느 한 편 강조한 것이 작가들의 유튜브 활용이다. 영상전시를 통해 필자가 취한 성과 때문만이 아니다.

 

예컨대 5분 영상이면 한 작품 제작과정과 해석을 다 담을 수 있잖은가. 작품에 담긴 창작의도와 특징을 친절하게 설명할 수 있다. 즉 대중과 소통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매개를 찾기 쉽지 않지 싶다. 불특정 작품 소장자가 생길 확률도 전시장보다 훨씬 높다는 것은 필자의 체험을 통한 확신이다. 앞에서도 밝혔듯 영상은 마음에 드는 작품을 때와 장소 구분 없이 몇 번이고 다시 감상할 수 있게 한다. 소장 버튼을 쉽게 누를 수 있다는 의미다.

 

위 한국서예 원고에서 그대로 다시 옮기는 말, ‘작가들에게 유튜브는 그야말로 최선의 미디어다. 자료 보존으로도 최적이다. 이런 편리함을 누리지 않을 이유가 무엇인가?’

 

※ 본고는 한국의 《월간 서예문인화》 4월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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