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직업을 응용하라 - 일 신나게 즐기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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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을 응용하라 - 일 신나게 즐기기 프로젝트
산나루 작가
안녕하세요? 산나루 손작가입니다.
이 담은 제가 집을 지으면서 옛 서원이나 사찰에 배치된 중담을 흉내 낸 것입니다. 진짜 흉내만 낸 것이지요. 여기가 인도네시아다 보니 한국에서처럼 두터운 중담을 만들 수가 없었어요. 제대로 된 재료가 없었지요. 더 큰 이유는 가진 돈이 적어서 그냥 이렇게 형식만 흉내 낸 것이지요. 그러나 이렇게 기와를 얹기도 하고 또 기와를 잘라서 이런 문양을 조성해 넣기도 하고 중간에는 이렇게 작품을 조성해서 나름 멋을 부렸습니다. 서예가로서 제가 살 집을 지으면서 제가 가진 작은 능력을 나름 실정에 맞게 적용한 겁니다.
여러분은 어떤 직업을 가지셨습니까?
혹 그 직업을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하시나요?
건축을 조금도 공부한 적이 없는 제가 집을 지어 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자기 직업이나 가진 능력을 현실에서 활용하는 것은 분명 흥미 이상인 것 같습니다.
“아이고 정해진 시간 일하는 것도 지겨운데 그걸 다시 일상에서 활용하라고?” 화를 내는 분 안 계시는가요? 이런 분일수록 자 잠시 귀 기울여주시죠. 자기 직업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분일수록 잠시 저와 함께 하시죠. 직업을 일상에서 활용해 보세요. 분명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을 확신합니다.
직업은 쉽게 말해 돈을 버는 일이죠. 생계를 유지하는데 절대적 영역입니다.
이 직업에 귀천이 없다 하지만 다수가 자기 직업에 만족을 못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경쟁을 뚫지 못하거나 기회가 되질 않아 만족스러운 직업을 얻지 못하고 적성에 맞지 않은 일을 하는 수 없이 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바로 이 때문에 일상에서 직업을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것은 자기 직업에 관해 주인의식을 기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죠. 현실에서 직업을 활용하면 분명히 하는 일에 애정이 생길 것입니다. 싫은 직업이 점점 좋은 직업, 즐거운 직업으로 탈바꿈할 것입니다.
이런 질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일상에 활용할 직업이 따로 있지 아무 직업이나 일상에서 활용이 되느냐? 또 일상에 활용한다고 돈이 되느냐?
맞습니다. 일상에 활용하기 어려운 직업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돈이 되기도 어렵고요. 그러나 직업은 사람 사는 세상의 일이잖아요? 다 생활권에 있지요. 찾고 노력한다면 분명 활용할 방법이 있을 겁니다. 정히 없다면 직업을 응용한 봉사 어떨까요? 돈도 그렇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사람의 삶에는 즐거움이 먼접니다. 하는 일이 즐겁고 그렇게 즐겁게 살다 보면 생기는 돈 만큼으로도 충분히 만족이 느껴질 것입니다.
돈이 많은 사람이 행복하고 적은 사람이 불행하다는 법칙은 세상 아무 데도 없잖아요. 가진 것으로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란 의미지요. 암튼 하루하루 하는 일이 즐거워야 합니다. 즐겁게 일을 하다 보면 필요한 만큼의 돈은 꼭 생길 것이고요. 하니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일수록 거기서 보람과 즐거움을 찾기 위해 노력을 해야지 싶네요. 그 한 방법이 바로 직업을 현실에 활용하는 것이고요.
저는 우연처럼 인도네시아에 살게 되었고, 또 필연처럼 이국의 산마을에 집을 짓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디에 살거나 흔히 말하는 돈벌이와는 좀 거리가 먼 예술가죠. 흥미로운 점은 직업인지 취미생활인지 자타가 혼동을 일으키기도 하는 것이 제 일이라는 점입니다. 일로 수고를 하는 것인지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인지 구분이 잘 안 될 때가 더러 있어요.
그러니까 집을 지으면서 또 가꾸면서 제 직업을 나름 활용한 것은 뭐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죠. 자카르타에서 집을 빌려 살 때도 집 이름이나 방 이름, 정원이나 복도에도 이름을 붙여놓기도 했는데요. 집을 지으면서는 더 다각도로 활용했지요. 저는 서예의 순수 예술성을 매우 높게 평가합니다. 그래서 대학 미술과에서 강의할 때는 학생들에게 이론 공부에 관한 강조를 참 많이 했어요. 지금 일반인들에게 서예를 지도할 때도 이론 공부를 많이 강조합니다. 서예의 가치를 밝히기 위해 나름 다수 책을 펴내기도 했고요. 그에 못지않게 많이 강조하는 것이 서예의 실용성이죠.
제가 집을 지을 때부터 실용한 몇 가지를 들춰보겠습니다. 이것은 대문 밖입니다. 서기집문(瑞氣集門) 넉 자를 표현한 것입니다. 瑞, 氣, 集 이 석 자는 인장을 새길 때처럼 인고, 즉 전서를 디자인해서 벽에 설치했습니다. 門자는 그냥 문을 그대로 상징한 것입니다. 아시듯이 이 넉 자의 뜻은 ‘상서로운 기운이 이 문으로 모이다’라는 의미입니다. 이걸 누가 읽으며 이 가치를 누가 알아주느냐고 반문을 하시는 분 있겠죠? 이건 다만 제가 하는 기도고 외벽장식이거니와 그보다 이 영상의 주제인 직업을 실용하는 즐거움입니다.
혹 손수 집을 짓고자 하시는 분이 관심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위치와 장소에 어울리는 문자나 문양으로 최대한 도와드리겠습니다. 서예의 문양은 일반 문양과 비교해 조금 다른 특성이 있습니다. 문자 문양의 특징은 문자가 지닌 의미입니다. 한 해가 시작되는 봄에 대문이나 집 기둥에 붙였던 입춘서를 떠올리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입춘서 왜 붙였죠? 기원이고 염원이었습니다. 한해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바람이었죠. 그러므로 벽에 걸린 좌우명이나 가훈의 의미처럼 대문이나 기둥에 걸린 것이 입춘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옛 궁궐을 지을 때는 액막이용 문구나 문양이 새겨진 기와를 조성해 올리곤 했어요. 주춧돌이나 모퉁이에 박힌 벽돌에는 장소에 알맞은 문구나 상형 문양을 넣었고요. 우리가 흔히 아는 상량문 또한 소망을 기록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요, 대들보에 구멍을 파고 건축을 하게 된 내력과 안녕을 기원하는 글을 써서 보관한 것도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여기 이 돌들도 조형물입니다. 이 큰 돌이 처음부터 있었느냐 옮겨왔느냐 묻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 집을 지을 때 경사도 때문에 축대를 쌓아야 하는 곳이었지요, 축대 대신 자연의 돌 모양으로 조성한 것입니다. 산수화를 그릴 때 돌을 그리던 의미로 실제에 적용해본 것입니다.
이상 산나루 손작가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 글은 아래https://youtu.be/mYl7V5rugC8영상 내용을 고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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