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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자기 이름 석 자, 어느 때 마음에 새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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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손인식 느낌과 새김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5,214회 작성일 2019-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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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이름 석 자, 어느 때 마음에 새기나요? 
                                               
글 산나루 서생  
 

낙관이 있으십니까? 대부분 당황할 질문이죠? 사람은 누구나 반드시 자기 낙관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순간 낙관? 웬 낙관? 하실 겁니다. 오늘은 이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의 낙관(落款)인 이름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재미없는 이야길까요? 분명 흥미롭고 유익할 것으로 믿습니다. 
 
세상의 작품다운 작품에는 모두 낙관이 있습니다. 만물의 영장, 우주 안에 꼭 같은 사람이라곤 둘도 없는 최고의 작품 사람에겐 어떤 낙관이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생년월일과 이름입니다. 생년월일과 이름은 사람을 증명하는데 절대적입니다. 그 중에서도 이름은 보편적으로 그 사람을 상징하지요. 사람이 없는 곳에서도 사람을 대신하는 것이 이름입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한 번 생각해볼까요? 사람에게 이름이 없으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요? 작품에 낙관이 없을 때 가치가 낮아지는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닐 겁니다. 사람에게 이름이 없다? 하 하 생각만 해도 혼란스럽네요? 대충 사는 사람 참 많아지지 않을까요? 사회가 무질서하고 무책임이 판치지 않을까요? 요즘 같은 세상에는 그 익명성 정말 감당하기 힘들 겁니다. 아 그렇습니다. 잠시 생각으로도 우리의 이름이 정말 소중하다는 것 실감하게 됩니다.
 
 
  知我(지아) /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자신을 아는 것이다
 단군세기 서문 구절 작품
 
 
낙관(落款)이란 작품에 들어있는 작가의 표식입니다. 서예 작품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위 사진 속 작품의 낙관은 단군세기 서문구절을 을미년 이른 봄 이의방이란 장소에서 을미생 인재가 썼다는 내용입니다. 이처럼 낙관은 어떤 내용을 언제 누가 창작했노라 하는 설명이죠. 거기에 인장 두 개 음각과 양각 찍는 것도 포함됩니다. 물론 이름이나 아호만 간단히 적고 인장 하나만 찍는 것이 낙관의 전부인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작가 표식이 서양 예술에서는 사인 형식이고 동양 예술에서는 서명과 인장을 찍는 형태입니다. 흥미롭게도 낙관은 모든 작품에서 가치와 직결됩니다. 좋은 작품이 분명해도 낙관이 없으면 그 가치가 형편없이 추락합니다.  
 
더러 낙관엔 스토리가 들어있습니다. 예컨대 사진과 같이 이 작품은 작가가 누구의 결혼을 위해 창작했다는 식입니다. 또는 누구의 고희를 기념하며, 아니면 새해를 맞아 누가 누구에게 주노라, 뭐 이런 다양한 내용들이 작품의 낙관에 포합됩니다. 하니 스토리가 있는 작품은 작가나 소장자에게 각별한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相印心寶(상인심보)/ 서로를 마음의 보배로 새기다/ 결혼을 축하하기 위한 작품 
 
 
새해를 맞아 부부가 하늘의 복을 받아 더욱 번창하기를 기원하며 창작한 작품
 
 
새해를 맞아 부부가 평안한 가운데 만사가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며
창작한 작품
 
 
저는 인장, 즉 도장이 참 많습니다. 작품을 창작하는 작가니까요.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 인장이 전각으로 통용됩니다. 전각이란 용어의 의미는 전서로 새겼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인장을 꼭 전서로 새기는 것만은 아닙니다. 제 인장은 주로 제 아호와 이름을 한글과 한문으로 새긴 것이 대부분이죠. 영어로 새긴 것도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길상어나 특별한 문구를 새긴 것도 있습니다. 이런 인장 또한 쓰임이 다양합니다. 이 많은 인장 언제 어디에 쓰는지 궁금하시죠? 작가에게 인장은 많을수록 좋습니다. 작품의 형식이나 분위기, 서체, 크기 등에 따라 그에 어울리는 것으로 골라 써야 하니까요. 이 모든 인장은 작품 안에서 항상 저를 대변합니다. 작품이 제 것임을 확인시키고 있죠. 붉은 인주에 찍혀 제피의 의미로 말입니다. 인장의 의미는 더 있습니다. 인장을 찍는다는 것은 많은 연습을 거쳐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었음을 의미합니다. 한 작품을 끝맺었다는 신호이지요. 그래서 또 다른 시작이고요. 어때요? 제가 이름 이야기를 꺼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요? 
 
 
 
작품에 사용하는 여러 가지 인장  
 
 
자, 이쯤에서 다 함께 생각해보시죠. 우리의 몸과 이름 누가 창작한 거죠? 우주에서 유일한 작품 이 몸에 정신을 부여하고 생년월일을 기록하고 이름을 붙인 낙관의 작가가 누구죠? 이는 두 말 필요 없이 부모님입니다. 우리는 모두 작품다운 작품이 되라는 염원과 사랑으로 빚은 귀하고 소중한 부모님의 창작이며 낙관입니다. 물론 이 둘도 없는 존재에는 의무가 들어있습니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며 갈고 닦아야 한다는 사명이 부여되어 있지요.  
 
‘나는 누구인가?’ 사람들이 자기 존재를 깨닫는 순간 자기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자신이란 작품 자신이 가꿔야 한다는 것을 아는 순간 자신에게 묻게 되는 질문입니다. 갈고 닦아 가치를 드러내야 하는 순간 곱씹는 의문이지요. 분명 고뇌의 순간입니다. 그러나 바로 이때가 자기 찾기, 자기 세계의 문을 두드리고 여는 소중한 순간 아닐까요? 
 
사람들은 대부분 이름을 분석할 때 성씨의 내력을 들먹입니다. 그리고 이름자가 지닌 뜻을 설명하곤 하지요. 그러나 이름에서 진정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내 이름이 왜 있지? 어떻게 생겨났지? 이런 의문 아닐까요? 태어나면서부터 스토리가 많기로 사람만한 경우 아마도 없을 겁니다. 날마다 삶은 또 어떻습니까? 극과 극의 연속입니다. 하니 누구라도 자기 이름을 곰곰이 곱씹어보면 나라와 인류는 구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내 이름값은 하며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 겁니다. 
 
버킷리스트가 있습니까? 대개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버킷리스트를 작성하죠. 알고 보면 자기 이름값에 맞는 자기세계를 열기 위한 것이고요. 여러분은 지금 어떤 일과 모습으로 이름의 가치를 새기시나요? 세상은 참 공평하게도 높은 자리나 돈 많은 것으로 이름의 가치가 결정되지 않더군요. 자기 자리에서 성실하게 자기를 가꾸는 사람만이 참답게 자기 이름 값을 충실히 해냅니다.   
 
위의 사진으로 제 인장을 여러 개 보셨는데요. 인장은 쓴다고 하지 않고 새긴다고 합니다. 일반인이 쓰는 도장도, 예술가가 쓰는 전각도 쓴다고 하지 않고 다 새긴다고 합니다. 새기는 것은 쓰는 것과 뜻이 다릅니다.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는 것, 명심하는 것입니다. 대부분 도장을 사용하던 예전이나 사인으로 대처하는 요즘이나 끝을 장식하는 것은 같습니다. 날짜를 쓰고 성과 이름을 날인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우리의 삶은 자기 이름을 늘 어딘 가에 새기면서 사는 거네요.  
 
저는 그간 제 이름을 참 많이 새겼습니다. 작품마다 제 이름으로 갈무리를 했고, 또 제가 출간하는 책마다 항상 이름을 또렷하게 새겼으니까요. 이름을 새기는 일은 자신을 공부하는 일이지 싶습니다. 자신을 다스리고 창작하는 일이며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이지 싶습니다. 자 오늘 저와 함께 이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바로 지금 자기 생년월일과 이름 석자 또박또박 새겨보시죠? 아마 느낌이 다를 것입니다. 산나루 서생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덧붙이는 말 : 이 글은 아래 https://youtu.be/kyIHunEEcoU 영상 내용을 고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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