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흥미로운 예술담론 10분(1) 예술은 사기꾼들의 속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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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미로운 예술담론 10분 (1) >
예술은 사기꾼들의 속임수
산나루 서생
안녕하세요? 산나루 서생입니다. 교양인을 위한 예술담론 10분, 그 첫 영상입니다. 오늘은 예술이란 무엇인가가 주제입니다. 여러분 예술을 뭐라고 정의하세요? “예술은 사기꾼들의 속임수다.” 한국이 낳은 대 예술가 백남준 작가의 말입니다.
백남준 선생, 예 비디오아트의 창시자입니다. 그가 기자들이 군집한 자리에서 한 말이 바로 “예술은 사기꾼들의 속임수다.”입니다. 그는 비디오아트에 관한 한 세계의 누구보다도 맨 윗자리에 있는 작가입니다. 그는 동서양의 많은 석학들이 밝힌 그 많은 예술의 정의를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매우 천연덕스럽게 “예술은 사기꾼들의 속임수다.”그 한마디로 자기 예술을 대변합니다. 그리고 종종걸음으로 기자회견장을 뜹니다.
그 상황을 제 방식으로 한 번 재구성해 보겠습니다. 백남준 작가가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저명한 평론가들로부터 대 예술가 출현이란 찬사를 한 몸에 받을 때입니다. 그가 금의환향 귀국을 합니다. 한국의 기자들이 어찌 가만있겠습니까? 세계를 놀라게 한 작가의 귀국에 빵빠레를 울리지 않을 수 없죠. 그의 유명세만큼 관심이 쏠릴 수밖에요.
백남준의 예술이 이해가 가지 않기로는 기자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대중은 물론 작품 좀 한다는 작가들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작품 세계죠. 그는 바이올린에 끈을 매달아 도시 중심가를 질질 끌고 돌아다니고 구두를 벗어 물을 마셨습니다. 객석에 오줌을 누며, 저 같은 서예가도 하지 않는데 머리에 물감을 칠해 형상을 그립니다. 한 번은 그가 피아노 연주를 한다고 청중을 모았습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배웠고 일본과 독일의 대학에서 미술과 음악을 전공했습니다. 그런 그가 연주는 안 하고 피아노를 산산 조각으로 부십니다. 그리고는 아무 말도 없이 무대에서 사라지죠. 그게 끝이었어요. 또 한 번은 연주회를 연다고 광고를 하여 관객을 극장 안 가득 모읍니다. 막이 열리고 그가 무대 위에서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는 황급히 퇴장을 하죠. 관객들은 무슨 일일까 싶어 숨을 죽이고 기다립니다. 그런데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무대에 오른 주최자가 연주회가 끝났다고 전합니다. 백남준이 전화로 그렇게 통보했다는 거예요.
그런 그를 기자들이 만났으니 그야말로 난리법석이었겠죠. 질문은 또 얼마나 많았겠어요. “예술이란 무엇입니까?”는 회심의 질문이었겠지요. 백남준을 만났던 사람들은 두 번 놀란다고 해요. 하나는 그의 어눌한 말투 또 하나는 정연한 논리. 그러나 귀국길의 그는 선체로 마이크를 들이대는 수많은 기자들에게 별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질문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런 자리에서 자기 예술을 이해시킬 필요를 못 느꼈겠죠. 몇 마디로 해결될 일이 아님을 안 거죠. 그는 운집한 기자들 앞에 서서 한참을 곰곰이 생각합니다. 1초 5초 10초, 그리고 20초 그리고 1분,
여러분 상대방이 나를 쳐다보며 내 말을 기다리는데 말없이 1분을 참아보셨어요? 1분은 참 깁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자들의 기대는 커졌겠죠. 대 예술가의 입이 열리는 순간 세상에서 처음 듣는 예술 논리가 전개될 것으로 가슴을 조이며 귀를 세웠을 것입니다.
과연 기대를 넘어서는 대답이었죠? 저는 그 답이 대 선사들이 깨우침을 얻으면 외쳤다는 할(喝)이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만 밖으로 터져 나온 소리가 아닌 안으로 조용히 감아든 아주 낮은 톤의 한마디, “예술은 사기꾼들의 속임수다.”
과연 백남준다운 대답이 아닌가요. 그는 서양에서 시작된 과학의 표상들을 이용하여 서양 예술계를 뒤흔든 작은 체구의 한국인입니다. 참 아쉬운 것이 저작권 문제로 그의 작품을 이 영상에 포함하지 못한 것입니다. 또 오늘 주제가 그의 예술의 정의이므로 정말 흥미로운 그의 일생과 예술세계를 포함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이 어느 세상입니까?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시면 아주 다양한 작품과 그의 놀라운 예술세계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꼭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아 이 영상은 다 보시고요.
그의 이름을 크게 알린 작품은 1984년의 작품〈굿모닝 미스터 오웰〉이죠. 비디오 아트 작품입니다. 1986 아시안 게임 때는〈바이바이 키플링〉이라는 인공위성 프로젝트를 펼쳤습니다. 88년 서울 올림픽 땐 〈손에 손잡고〉라는 인공위성 쇼를 선보였지요. 그때 한국인들에게 또 세계에 백남준이 누구며 비디오 아트가 무엇인지 확실히 각인을 시켰습니다. 우리는 백남준과 그의 작품들을 통해서 예술은 말이 아님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행동으로 실천하며 활활 불을 지피는 것임이 드러납니다. 그런 그이니 그 폭 넓은 예술세계가 무엇인가를 지나가는 말처럼 설명하고 싶지 않았을 것 겁니다. 아는 만큼 느낀 만큼 이해하는 것은 자연현상, 그 자연현상을 자연으로 둘 뿐 억지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을 것입니다. 일반 대중은 알 수 없는 모르는 예술의 세계, 그것을 감상하라고 내 보이는 자신, 대중의 입장에서 볼 때 사기꾼이라고 인정했을 겁니다.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긍정하며 때마다 세계가 깜짝 놀랄 결과를 이뤄냈습니다.
“예술은 사기꾼들의 속임수다”라고 했던 그가 아주 조용한 자리 진지한 인터뷰에서도 이렇게 말합니다. “싱겁기 짝이 없는 세상살이에 양념 한 가지 치는 기분으로 작품을 한다.”고요. 이 또한 그다운 답이죠? 예상을 빗나가면서도 콕 찌르는 구석이 있는 비유요 명언입니다. 누군가 아주 일상적인 질문을 하면 교묘하게 비켜가는 것은 비단 백남준뿐만이 아닙니다. 대 선사들이 선의 세계를 말하지 않는 것처럼, 진정한 작가, 확신이 있는 작가는 누구에게도 자기의 그 복잡다단한 예술세계를 말로 설명하지 않으려합니다. 이해해달라고 사정하지 않는 거죠. 오직 작품으로 보여주고 작품으로 승부합니다. 그러므로 말보다 자기 예술로 기존의 관념을 보기 좋게 뒤엎은 백남준의 기개는 참 놀라운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예술은 사기꾼들의 속임수다.” 백남준의 이 한마디는 두고두고 우리에게 뭔가를 곱씹게 하는 명언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르는 세계에 대해서 틀렸다고 할 것이 아니라 아 이해 못할 세계가 있는 것으로 밀쳐두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저요? 제게 묻지 마세요. 저는 백남준이 말하는 사기꾼 곁가지에도 못 끼는 사람입니다. 3류 예술가란 말 있지요? 그 말을 조금 우스게 소리로 풀면 삶, 즉 삶류 생활하는 예술가란 말입니다. 제게 예술이란 그냥 단조로운 붓과 먹 그리고 하얀 백지입니다. 그러니까 그냥 일상이고 생활입니다. 때로 독서도 좋고 글쓰기도 좋습니다. 한잔 술, 차 한 잔이 예술이란 생각이 들기도 하고 목표 지점에 정확히 날아간 골프공을 보면서 와 이거 예술이다 하고 느낀 순간도 있습니다. 요즘엔 요거 바로 유튜브 영상 창작이 예술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자 오늘은 제가 늘 펼치고자 꿈꿔왔던 교양인을 위한 예술담론 섹션의 첫 번째 영상으로 여러분과 함께 했습니다. ‘예술이란 답이 없는 것이다’ 쯤으로 예술에 관한 정의를 내리셨나요? 이상 산나루 서생이었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 덧붙이는 말 : 이 글은 아래 https://youtu.be/BHLucxoaVI0 영상 내용을 고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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