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55| 딸아이가 자주 성기를 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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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장 성과 관련된 문제가 있는 아이
<사례 1 > 딸아이가 자주 성기를 만집니다
전 5살짜리 딸아이를 둔 엄마입니다.아이가 언제부턴지 자꾸 성기를 만지는 버릇이 있어서요. 하지 말라고 하는데도 저도 모르게 그렇게 되나 봅니다. 하루는 목욕을 시키면서 성기를 씻겨주다가 봤는데 성기 안쪽 부분 부분들이 빨갛게 부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물어봤더니 따가웠는데 엄마한테 혼날까봐 말 못했다고 그러더라고요. 병원에 데려가려 했는데 아이가 떼를 쓰며 안 가려고 해서 데려가지도 못했어요. 그래서 함께 놀이를 자주 해주려고 하지만 항상 성기에 손을 넣고 만집니다. 정말 걱정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 아이의 팬티에 이상한 분비물도 묻어 나오고요. 이거 꼭 병원을 가봐야겠지요?
아이들이 성기를 만지는 행위는 어른들의 자위행위와 같은 성적인 의미로 해석하기 보다는 아동의 발달단계나 심리적 상태와 연관지어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아이들은 자기 신체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자기 신체를 관찰하고 만져보며 탐색하는 것을 즐깁니다. 따님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병원놀이를 즐기는 것도 다 이러한 관심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특별한 놀이대상이 없어 심심할 때도 신체를 하나의 장난감처럼 생각하여 만지기도 합니다. 또한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허전하거나 안정되지 못했을 때, 자기가 좋아하는 보드라운 이불이나 장난감을 만져서 위안을 얻듯이 자기의 신체를 만지며 자신을 위로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지금 보이는 아이의 버릇은 신체에 대한 자연스러운 관심과 위안받고 싶은 심리적 상태를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기를 만지는 행동을 목격했을 때, 대개의 부모님들은 놀란 마음에 아이를 혼내고 야단치며 제지하게 됩니다. 그런 부모님의 즉각적이고 예민한 반응은 아이로 하여금 성기를 만지는 것을 부적절하기는 하지만 부모님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수단으로 오인하여 계속 그 행동을 유지하게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아이가 자신의 행동을 부끄러운 행동으로 받아들여 죄책감을 느끼거나 하지 않아야 하는데 또 하게 될까봐 지나치게 걱정하게 되면, 이로 인해 심리적 안정이 흐트러질 수 있고 그 결과 그 행동이 더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아이가 심리적 위안을 얻기 위해 그런 행동을 했다면, 부모님의 지적과 질책은 아이의 심리적인 불편함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지금 성기가 부어있고 분비물이 나오는 것은 아이가 성기를 자주 만졌기 때문에 나타난 증상으로 보입니다. 크게 염려될 만한 문제가 없다면, 아이가 원하지 않는데 억지로 병원을 데리고 가는 것은 아이에게 더 큰 심리적인 불편함을 줄 수도 있으니 기다려 보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아이가 성기를 만지지 않는다면 그러한 증상도 차츰 없어질 것입니다. 만약, 병원에 데려갈 필요가 있다고 느껴지시면, “가려워서 많이 긁으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 처럼 더 아프지 않게 하려고 가는 거야” 라고 아이가 충분히 안심할 수 있게끔 설명해주고 아이가 마음의 준비를 한 상태에서 데리고 가십시오.
아이와 함께 손으로 하는 놀이를 자주 해주려는 엄마의 배려는 따님의 문제를 접근하는데 아주 적절한 방법입니다. 아이가 성기를 만지는 것보다 엄마와 같이 노는 것이 더 재미있으면, 성기를 만지는 행동은 차츰 줄어들고 엄마와 같이 시간을 보내려고 할 것입니다. 이 방법이 성공을 거두려면 엄마가 아이와 노는 동안에는 성기를 만지는 행동에 대한 걱정을 접은 채 따님과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보내셔야 하며, 아이가 성기를 만질 때보다는 만지지 않을 때 더 관심을 보여주셔야 하고 평상시에도 자주 따님과 신체적으로 접촉하면서 엄마의 사랑을 전해주셔야 합니다.
또한 가정이나 유아원에서의 생활이나 가족관계와 또래관계 등에서 아이가 느끼는 심리적 어려움은 없는지 탐색해 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부모님에게 크게 혼나거나 놀란 경험은 없는지, 형제관계에서 치이지는 않았는지, 또래들과 문제는 없는지, 부모님 사이의 불화로 어두운 가정 분위기가 아이에게 부담감을 주지는 않았는지 찬찬히 생각해 보세요. 그런 경험이 있다면, 그로 인해 상처받은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공감해 주며 위로해 주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네요.
* 가톨릭대학교 아동∙청소년∙가족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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