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56| 아이가 여자친구의 성기를 만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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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장 성과 관련된 문제가 있는 아이
<사례 2 > 아이가 여자친구의 성기를 만졌어요
6살 남자아이와 5살 여자아이 남매의 엄마입니다. 얼마 전 아들 녀석이 같은 반 여자아이의 성기를 만지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때는 잘 타일러서 이야기 해주었고 잘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또 그런 일이 생겼습니다. 왜 그럴까요? 또 제가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아이가 유치원 생활이나 또래 관계에 별다른 문제가 없고, 집에서도 염려될 만한 다른 행동이 없다면, 크게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이는 성에 대한 호기심이나 궁금증이 왕성해지는 발달적 시기에 놓여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신체적인 부위를 탐색하거나 엉뚱한 질문(예: “엄마 찌찌는 왜 커?” “아기는 어디서 나와?” 등)을 하여 부모를 당황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신체적인 차이뿐만 아니라 남녀의 성에 따른 역할이나 행동양식 등에도 관심을 기울이면서 점차 성역할과 가치관도 정립해 나갑니다. 그래서 이 무렵에는 “나는 누구(여자친구)를 좋아하는데, 왜 누구는 나보다 다른 애를 좋아해?“, “난 남자고 넌 여자니까 같이 안 놀아”, “나는 커서 엄마랑 결혼할거야”, “엄마는 아빠가 더 좋아, 내가 더 좋아?”, “왜 아빠는 수염이 나고 엄마랑 같이 자는데, 나는 왜 수염도 없고 동생이랑 자?” 등등의 수많은 질문과 텔레비전에서 남녀가 애정 표현을 하는 장면을 보면 괜스레 쑥스러워하거나 연애한다고 놀리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답니다.
아드님의 경우, 여자 동생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의문도 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남녀의 신체적인 차이에 대한 호기심이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책이나 이야기를 통해 충분히 설명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빠가 같이 도와주신다면 더 좋겠네요. 엄마와 아빠, 아드님과 여자동생, 여자친구와 남자친구를 비교하면서 설명해 주시되, 성기는 소중한 곳이기 때문에 소중히 간직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려주십시오.
엄마가 아이의 행동을 꾸짖지 않고 잘 타이르신 것은 적절한 대처였다고 생각합니다. 잘 타이르더라도 아이의 행동은 몇 차례 반복될 수 있습니다. 우연히 호기심으로 (혹은 장난으로) 한 행동이었는데 자신의 행동에 여자친구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고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또 동일한 여자아이에게 반복하는 것이라면, 그 아이에 대한 호감을 짖궂게 표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내가 가지고 싶은 물건(혹은 장난감)이 있더라도 물건의 소유자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몸도 그 사람의 허락을 받아야 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십시오. 그리고 “만약 다른 친구가 네 고추를 갑자기 만지면 어떻겠니?” 라며 여자친구와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게 해 주십시오. 성기를 만졌을 때 여자친구의 반응이 좋아서가 아니라 싫어서 그런 것이며, 상대방이 싫어하는 행동을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사실도 알려주십시오. 만약 그 친구를 좋아해서 그런 것이라면 좋아하는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방법도 생각해 보게 하십시오.
몇 차례 반복되더라도 엄마가 일관된 태도로 아이가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설명해 주신다면, 자연스럽게 아이의 행동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만약 행동이 나타나는 횟수가 잦거나 지속되는 경우에는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가를 통한 심층적인 탐색이 필요합니다.
* 가톨릭대학교 아동∙청소년∙가족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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