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딸아이 고집이 무척 셉니다. > 전문가 칼럼

 

 

 

 

아이가 처음에 결혼식장에 가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아이가 가기 싫다고 했을 때 아이를 어떻게 대해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아이가 결혼식장에 가지 않으려 했을 때,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셨나요? 부모님의 눈에는 사소한 것으로 비춰질지라도 아이에게는 매우 중요한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자신의 욕구나 바람이 무엇인지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그리고 자신에게는 중요한 바람이 아무런 설명 없이 상대방에게는 사소한 것으로 치부된다고 느낀다면, 말하는 아이는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어 화가 날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자신의 어떤 욕구나 바람을 표현하려던 것이 승강이를 하면서 감정이 상하게 되고, 점점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무조건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려는 오기를 불러 일으키게 했던 것은 아닐까요?

 

혼자 남겠다고 한 것이 아이의 자발적인 선택이었나요? 만약 아이가 원한 것이 혼자 집에 남는 것은 아니었는데 상황이 그렇게 되었던 것이라면 그런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하루종일 혼자 있으려니 심심하기도 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겁이 나기도 하고, 이유가 어찌되었던 자신을 혼자 남기고 간 다른 가족들이 원망스럽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그런 자신의 마음을 엄마에게 알리기 위해 그런 행동을 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의 행동을 살펴보면 반드시 그 행동을 하게 한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결혼식장에 가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있었을 터이고, 엄마에 대한 비방글을 쓴 데에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우선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왜 결혼식장에 가고 싶지 않았는지, 왜 혼자 있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는지, 혼자 있으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십시오.

 

단, 아이와 이야기를 나눌 때는 아이 행동을 꾸짖거나 나무라는 태도를 보이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아이의 마음이 궁금하고, 아이의 마음을 아는 것이 아이와 엄마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십시오. 그리고 속상하고 화났던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 주십시오. 그런 다음 아이 행동으로 인해 속상했던 어머니의 심정도 아이에게 전하시고, 그런 상황이었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예: 엄마에게 분명히 마음을 이야기하지) 이야기도 전하십시오.

 

아이가 고집이 세다고 했는데, 평소 아이와 부모님과의 관계는 어떤가요? 아이가 고집을 부릴 때 부모님은 아이를 어떻게 대해 주나요? 고집스러운 태도 때문에 유치원이나 집단 활동에 적응하는데 혹은 또래들과 어울리는데 어떤 어려움은 없나요? 만약 평소에도 또래관계에서나 가족관계에서 문제가 있다고 느껴진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인근 아동 전문상담기관을 방문해서 심리평가를 받아 보십시오. 아이의 심리상태를 이해하고, 부모님이 아이를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을지를 도움받으실 수 있습니다.

 

* 가톨릭대학교 아동∙청소년∙가족상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