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向人尋書 : 사람에게서 서예 찾기 11] 한국서단, 웹으로 나아가는 길을 묻다 > 전문가 칼럼

본문 바로가기

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사이트 내 전체검색

전문가 칼럼 [向人尋書 : 사람에게서 서예 찾기 11] 한국서단, 웹으로 나아가는 길을 묻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인재 손인식 느낌과 새김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19회 작성일 2024-11-03 00:00

본문

[向人尋書 : 사람에게서 서예 찾기 11] 


한국서단, 웹으로 나아가는 길을 묻다


인재 손인식


*필자 주 : 필자는 지금 고희 이벤트로 전시와 E-book을 준비 중이다. E-book에는 약 30년의 활동 기록을 담는 중이다. 정리 과정에서 1999년 설립한 ()서예로가 필자로 하여금 활동처를 인도네시아로 옮기게 한 실질적 원인임을 되새겼다. ()서예로가 남긴 숙제가 아직 한국서단의 과제로 남아 있다는 것도. 이에 E-book 일부를 여기에 싣는다.


1999
년 ㈜서예로를 설립하고 서예전문 포탈사이트 ‘서예로닷컴(www.seayero.com)’을 운영한 것은 한국 서예계에서는 선구적인 시도였다. 당시가 아니라 지금까지도 서예로가 펼쳤던 부분들이 일반화되지 못하고 있다. 너무 앞서갔던 걸까?

0fe8afbdbe5d3aaa2c6bc5bc1f6c999f_1730567860_9487.jpg
▲서예로 로고

 

()서예로는 단순히 닷컴 시대에 ‘서예’라는 테마로 편승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한국 서예술계의 새로운 문을 열어젖히고자 했다. 확신하건데 그때나 지금이나 웹이 최고의 대안일 수 있다. ‘서예’는 참 다채로운 예술적 특성을 가졌기 때문에 웹의 힘과 잘 조화된다. 서예의 특성을 잘 꿰어내는 데는 웹의 무한성이 매우 적절하다. 참다운 예술, 이 오랜 세월 퇴출되지 않았기에 이 시대의 중심에 세우려면 웹이 필요하다.

 

서예는 우선 전통과 정통을 잘 갖춘 기법이 중요하다. 표현예술이고 시각예술이니 그렇다. 그런데 인문적 풍부한 지식과 사고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그저 생활 소비품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전통과 현대의 미학, 창조적 상상력과 입체적 감각을 수용하는 종합예술임을 증명하는데 웹의 힘을 빌린다면 서예인 모두가 원하는 참 대중성을 살려내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그것이 오늘과 함께 숨 쉬는 현대 서예일 것이고. 바로 이런 예술의 특성을 종합적이고 입체적으로 잘 드러낼 수 매개가 바로 당시 신() 미디어였던 웹이요, 포털 사이트란 의미다. ()서예로는 바로 이 가치를 위해 탄생했고, 뜻을 펼치고자 했다.

 

이런 플랫폼 지금이 필요할 때다

알고도 좋은 작품을 창작 안 하는 작가는 없다. 모르니까 못한다. 그래서 폭넓고 깊으며 다양한 열린 교육이 필요하다. 안목을 기르는 최선의 방법이 많이 보고 다양하게 체험하는 것 아닌가. 특히 벽지의 서예동호회나 각 대학마다 존재하는 동아리까지 웹을 통해 수준 높은 강좌를 접하게 하려는 것이 곧 ‘서예로닷컴’의 사명이었다.


다음은 1999년 서예전문 포털사이트 ‘서예로닷컴’이 구축한 플랫폼 면면이다.

 

첫째, 다양한 감상 공간을 마련하였습니다. 상설전, 특별초대전, 개인전, 그룹전으로 나뉘는 4개의 갤러리를 개설했습니다. 아울러 이벤트전 공간도 계속 열려 있습니다. 고전에서부터 현대의 서예에 이르기까지 명품들을 가려서 구비하고, 친절한 안내를 통해 누구나 쉽게 그 진수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서예 감상은 시대를 통찰하는 안목을 길러주고 창의성을 진작시키며, 삶의 폭을 넓혀줍니다.

 

둘째, 학습공간을 마련하였습니다. 풍부한 자료를 쌓아가고 있으며 동영상을 통해 서예를 학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나아가서는 국내외 서예 석학과 관련학계 명가들의 논고를 게재하고 초청강의를 실시하겠습니다.

 

셋째, 학생을 위한 서예교실을 별도로 마련하였습니다. 어린 학생들로 하여금 서예를 통해 무한한 창의성을 기르도록 하고 원대하고 심오한 철학의 실마리를 마련하도록 돕겠습니다.

 

넷째, 기념작품 코너를 설치하고 회갑, 결혼, 부부사랑, 각종 선물용 작품을 시기와 용도, 요구에 알맞게 제공하여 생활 속에 서예되게 하고 있습니다. 또 가훈, 기업의 상호나 광고물 등을 짓고 휘호해 줌으로써 실용 서예를 살려 나가고 있습니다.

 

다섯째, 좋은 작품 소유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경매를 실시하겠습니다. 또한 소비자의 소비 여건 정도에 알맞는 역경매를 실시하겠습니다.

 

여섯째, 쇼핑몰을 운영하겠습니다. 서예 학습에 필요한 우수한 관련 자료는 물론 도구 및 재료를 비치하여 전문가는 물론 초학자들이 믿고 구입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일곱째, 종래에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이고도 발전적인 공모전과 이벤트전을 개최함으로써 디지털 시대에 서예의 새 바람을 일으키겠습니다.

 

이외에도 서예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통해 공히 21세기 한국서예는 물론 세계서예를 선도하는 <서예로닷컴>이 될 것입니다. 부디 많은 전문가와 네티즌들이 함께 동참하여 지도해주고 협조하면서 서예가 지닌 지혜를 통하여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삶의 질을 높여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당시 한국서단은 거의 무대응 수준이었다. 이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당시 서예가들에게 웹은 너무 낯설 것이었다. ‘서예로닷컴’을 함께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웹에 관해 서예가들의 이해가 꼭 필요했다. 그런데 당시 파악하기로 서예가들의 이메일 활용이 10%도 안 되었다. 그야말로 절벽을 돌파해야 하는 심정이었다.

 

응원도 없지 않았다. 웹 미디어 ‘dot21’이다.

 

“서예와 인터넷은 어떤 모습으로 만날 수 있을까. 서예로닷컴(www.seoyero.com) 손인식 대표는 모니터 속에 한 획 한 획 붓글씨를 새겨간다. 글씨를 쓴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예술로 모습이 바뀌면 대중에게는 넘어갈 수 없는 문턱이 생긴다. 손 대표는 인터넷을 통해 서로 가는 문턱을 없애고 싶었다.

 

사례를 쌓아 나갈 수밖에 없었다. ‘서예로닷컴’의 온라인 서비스를 위해서는 오프라인 기획을 통해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켜야 했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기획부분이나 책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는데 그것은 ‘서예로닷컴’이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였다. ㈜서예로의 순수 기획 첫 번째가 < · 兩門同道展>이었다. 2000 10월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에서 개최한 한·일 교류전이다.

 

이는 1997년 예술의전당 서예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하여 특별 기획한 <청년 작가 한·중·일 국제교류전>이 시발점이다. 일본 측 작가 渡部半溟, 高橋蒼石, 吉野大巨 세 명의 작가와 필자가 서로 오가며 소통을 나눴고, 동도(同道)의 명분으로 양 문생들의 교류전을 성사했던 것이다. 이런 교류전이야 전후로도 많았다. 다만 기획과 진행을 좀 더 조직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서예로닷컴’이 보여주려 했던 것인데, 이 또한 획기적이진 못했다.

7479a88057180b0ec6ee4b31480236a8_1730568031_7106.PNG
▲서예로가 제작에 참여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도록 

 

모든 이벤트는 기획부터 목적이 뚜렷해야

이은 이벤트가 지금까지도 한국서단에서 회자되는 전시다. ㈜서예로가 주최, 주관하고, 사회복지법인 助恩 · 벤처스코리아가 후원하여 2001 1220일부터 22일까지 강남구민회에서 열린 <아름다운 실천>이다.

 

이 전시 특징은 출품 작품 전량 완판이었다. 후원처, 즉 사회복지법인 助恩 활약 덕이었다. 곧 선정되고 출품한 작가들에게는 일정 금액의 운필료를 지급했다. 아울러 수익금의 일부를 불우무의탁 노인돕기 기금으로 책정하고 이 이벤트에 관련된 모두의 이름으로 기부했다.


7479a88057180b0ec6ee4b31480236a8_1730568063_0927.jpg

▲아름다운 실천 도록 표지 

 

그때나 지금이나 필자의 주장은 같다. 프로들의 초대전은 주제가 분명해야 하고 어떤 형태로든 작가들에게 대관료나, 도록과 표구 등 전시 비용을 부담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작품료 지급이 당연시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처음부터 그것을 목적으로 기획해야 하고 실현 가능한 후원처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같은 듯 달랐던 그 다음 이벤트가 2002 7월 인사동 덕원갤러리에서 열린 <한국성, 세계화를 위한 모색 – 외국어서예전>이다. 서예를 넘어선 서예전 시도였다. ㈜서예로가 주최 · 주관하고, ()한국서예협회 · 한국문화예술진흥원 · 유럽연합상공회의소 · 사회복지법인 助恩 · 벤처패스코리아 · 디자인마인이 후원했다.


7479a88057180b0ec6ee4b31480236a8_1730568106_2797.jpg
 

이 이벤트는 서예 기획 전시의 신기원을 열어젖혔다는 평을 받았다. 이전까지 서예는 한문과 한글로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버린 전시였다. 서예전시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고 할 만한 전시였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어떻게 하면 한국성을 세계화할 수 있을까 하는 고심에서 나온 기획이다.

 

<외국어서예전> 도록에 실린 서문의 일부분이다.

 

“지구상의 모든 국가는 지금 자연스럽게 세계화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언제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참다운 지역화라는 특성이다. 동양의 서예는 그 고유성이 뛰어난 예술로서 도구와 재료, 사상이라는 지역의 특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도구와 재료, 사상에 기반한 우리의 정서를 근간으로 하되 외국의 언어를 차용한 작품을 창출하는 것은 매우 의의가 있는 일이라는 데 착안하여 ‘한국성, 세계화를 위한 모색’으로서 <외국어서예전>을 개최한다.

 

서예가 문자 조형을 기본으로 한다고 볼 때, 모든 문자와 그 문자가 담고 있는 내용은 서예 작품을 할 수 있는 기본 토대가 된다. 그럼에도 알파벳 문자를 모티프로 한 서예전은 일찍이 한자문화권 어디에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일이며, 이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예술의 영역 확대와 사회문화계의 긍정적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외국어서예전>은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유발시켜 서예에 대한 고정관념을 변화시키고, 전통 예술에 대한 관심을 재고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서예계로서는 창작 영역의 확대, 창작욕 고취 등은 물론 서예가 가진 조형적 영역이 얼마나 다양하고 한계가 없는가를 보여주고, 확인시켜 줄 좋은 전시회가 될 것이다.

 

9e1a2e44d807d7faef806fac22790968_1730568138_5287.jpg
▲외국어서예전 도록 표지 


<외국어서예전>은 한문과 한글을 주 대상으로 삼은 서예가들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알파벳 권의 외국어로 작품을 창작함으로써 색다른 경험과 기존의 관념을 떨쳐내고 서예술이 얼마나 풍부하게 구현될 수 있는가를 실질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앞의 <아름다운 실천>전의 실질적 성과가 있어야 했다. 이는 문화예술진흥 기금 사용의 한계점을 뛰어넘는 기획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외국어서예전>에 이은 또 다른 서예로의 기획전으로는 세종문화회관에서 펼친 <서예, 구상과 추상전> <문자, 그 실험과 형상>이 있다. 서예로의 이 세 개 기획전은 모두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문화예술예진흥기금 지원을 받아 진행한 전시다.


7479a88057180b0ec6ee4b31480236a8_1730568161_8154.PNG▲ 문자, 그 실험과 형상전 도록 표지 

 

사라진 ()서예로가 남긴 숙제

 

()서예로의 활동은 기획전시에 그치지 않았다. ‘서예’를 테마로 애호가와 일반 대중에게 다가가는 ‘서예로닷컴’ 공개특강을 진행하였다. 1회 서예로닷컴 특강은 2001년 경희대학교 종합강의동 첨단강의실에서 열렸으며, 주제는 <서예! 알파 찾기>였다. 서예의 정수를 찾아보자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2회 서예로닷컴 특강은 2002 8, 성균관대학교 수선관 별관 7층 강의실이었다. <서예의 현대 이미지란 무엇인가>의 제목으로 특강을 진행하였다. 주제는 ‘서예의 주관미와 객관미’이다. 첫 번째 특강이 서예의 원론에 주안을 두었다면, 두 번째 특강은 서예의 다각적 이미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강은 단순히 서예를 알린다는 차원을 넘어서 ‘<서예로닷컴’이 한국의 서학도들과 함께 창작의 고뇌와 그 고뇌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를 함께 모색해보는 실천이었다.


9e1a2e44d807d7faef806fac22790968_1730568185_9583.jpg▲제2회 서예로 공개 특강 


나는 ()서예로 관련 할 말이 참 많다. 하여 질문으로 결론을 삼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지금 한국서단은 웹과 잘 조화하고 있는가? 웹으로 나아가는 길을 잘 찾았는가? 아직도 시기상조일까? 20수년 전 ()서예로가 지향했던 꿈, 그때도 오늘도 그 꿈의 배경이 되기에는 한국서단의 힘이 약한 것일까? 아니다 약하지 않다. 그때나 지금이나 관심이다. 대안도 있다. 사람이다. 몇 개의 메이저 협회 중 한 곳으로도 가능하다. 그 협회들이 연합한 한국서예총연합회도 있다. 대의는 통천이다. 좀 더 큰 틀에서 한국서단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젊은 꿈이 용솟음 칠 것을 믿는다. 백척간두에 선 느낌으로, 사즉생의 각오로.

※ 본고는 한국의 서예전문 월간지 <서예 문인화> 11월호에도 실립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PT. Inko Sinar Medi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