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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서예가의 골프 만담 4]골프 홀인원, 운이야 실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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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손인식 느낌과 새김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6,772회 작성일 2018-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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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가의 골프 만담 4>
 
 
골프 홀인원, 운이야 실력이야
 
 
장하나, 프로 골프 선수로 널리 알려진 이름이다. LPGA 활동하다 지금은 KLPGA를 중심으로 활동한다. 파워풀한 이미지에 유쾌함을 지닌 선수다. 그가 파 포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2016년 1월 바하마 클래식에서다. 218야드, 파 포 홀로서는 아주 짧은 홀이지만 LPGA 역사상 최초 파 포 홀인원이어서 지워지지 않을 빛나는 기록이다.
 
골퍼라면 모두 홀인원을 원한다. 프로 선수도 아마추어 주말 골퍼도 홀인원을 바라는 마음 다 같다. 프로 선수들은 홀인원에 걸린 부상도 크려니와 그로 인해 생긴 언더 타수가 성적, 그리고 상금 내용과 직결된다. 아마추어도 홀인원을 하면 이점이 많다. 단체대회일 경우 홀인원 부상 규모가 크다. 인도네시아 골프장은 대부분 단일팀 개인 홀인원에도 푸짐한 부상을 수여한다. 물론 클럽하우스 벽면에 영광의 홀인원 플레이어로 새겨진다.
 
홀인원은 이미 행운을 맞은 거다. 그런데 거기에 행운이 겹친다는 속설도 강하다. 홀인원으로 인해 향후 몇 년간 각종 좋은 일들이 생길 거라고 믿는다. 동반자는 물론 홀인원 과정 구경꾼까지 행운이 온다는 설도 난무다. 이래저래 홀인원 열망이 거셀 수밖에 없다.
 
▲ 박종천 씨 홀인원 기념 작품.
信以竝(신이병)/ 신의로써 함께하다.
 
홀인원 확률은 프로 골퍼가 2,500라운드 중 한 번 정도로 알려져 있다. 싱글 핸디캡 플레이어의 확률은 5천 라운드, 일반 골퍼는 12,500라운드다. 이는 2017년 4월 보스턴 대학의 수학자인 프랜시스 샤이드 박사에 의해 밝혀진 기록이다. 등록한 자료에 의한 통계이니만큼 현실적으로는 조금 다를 수 있다. 통계와 다른 기록이 언제라도 생길 수 있다.
 
믿기 쉽지 않는 사실이 있다. 직업이 골프인 프로 선수들도 대부분 홀인원을 경험하지 못하고 은퇴를 한다는 사실이다. 과연 그럴까? 살펴보면 매주 세계 어디선가는 골프대회가 열린다. 최고 실력의 프로 골퍼들이 모인 PGA나 LPGA를 비롯해 국가별 리그, 이벤트 대회 등이 그치지 않는다. 그러나 들리는 홀인원 소식은 그에 이르지 못한다. 한마디로 쉽지 않은 것이 홀인원이다.
   
▲ 최태립 씨 홀인원 기념 작품.
自利利他(자리리타)/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자신을 이롭게 하는 일
 
 
홀인원 어려운 것을 비웃기라도 한 걸까? 더러 이변이 튀어나온다. 첫 라운딩 홀인원이다. 담양에 사는 설 모 씨는 2009년 속칭 머리 올리는 날 홀인원을 했다. 왕초보 시절 라운딩 몇 번에 덜컥 홀인원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홀인원에는 재수, 행운 등의 단어가 뒤따른다. 그렇지만 홀인원 빈도는 역시 프로 선수들이 압도한다. 아마추어 중에는 비기너보다 싱글 핸디캡의 홀인원이 당연히 많다. 역시 홀인원도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한인 중에 눈에 띄는 홀인원 기록이 있다. 지금은 부산에 거주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 한동안 살았던 신상석 씨다. 한때 프로 선수를 목표로 매진한 만큼 그는 출중한 실력 소유자다. 그가 한 골프장에서 홀인원을 세 번 기록했다. 자카르타 라와망운(Rawamangun) 골프장에서다. 라와망운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장이다. 그 출범이 1872년이다. 이제 곧 150년 역사가 눈앞이다.
 
이 골프장 개장 이래 홀인원을 세 번 기록한 플레이어는 현재까지 신상석 씨가 유일하다. 그의 라와망운 홀인원 행진은 1998년 4월 3번 홀이 시작이다. 그리고 7년이 지난 2005년 6월 16번 홀, 다시 3년이 지난 2008년 8월 4일 4번 홀에서 다시 기록을 세웠다. 물론 파 쓰리 홀이다. 신상석 씨는 그 외에도 5번의 홀인원을 기록했다. 평생 한 번 하기도 어렵다는 홀인원을 그는 무려 8번이나 했다.
  
▲ ▼  양승식, 박순금 부부 같은 골프장 같은 홀 홀인원 기념패
 
 
▲  송판원 씨의 2015년 BSD C.C. 홀인원 기념패 
 
또 흥미로운 기록이 있다. 가족 홀인원이다. 2017~18년 연이어 레인보우 C.C 클럽 챔피언에 빛나는 양승식 씨 가족이다. 씨의 가족 홀인원은 모두 6회다. 양승식 씨가 2번, 그 부인 박순금 씨가 3번, 그의 아들 양힘찬 씨가 고등학생 때 기록한 1회다.
 
특히 양승식 씨와 부인 박순금 씨는 같은 홀 부부 홀인원이란 진기록을 가졌다. 부부가 홀인원을 기록한 곳은 Mentari C.C 4번 홀이다. 과정도 흥미롭다. 남편 양 씨가 홀인원을 기록한 지 3개월 후, 부부는 홀인원 기념 부상의 일부인 바우처를 활용하기 위해 지인 두 명과 함께 라운딩에 돌입했다. 4번 홀에 도착한 양 씨가 티샷하기 전 “이 홀이 홀인원 한 곳입니다.”하고 말한 후다. 그의 아내가 레이디 티박스에 오르며 “이번에는 내가 할게요.”라고 했다. 그리고 날린 공이 홀컵으로 숨었다.
   
▲ 김영주 씨 69세 이글 기념 기록
 
인터넷으로 검색 가능한 홀인원 기록은 그야말로 많고 다양하다. 이색 기록도 많다. 테네시주 멤피스의 얼 다이어터링(Earl Dietering) 씨의 기록도 그중 하나다. 그는 2012년 4월 20일, 무려 78세 고령으로 홀인원을 했다. 그것도 한 라운드에 두 번씩이나.
 
“골퍼는 두 부류로 나뉩니다. 홀인원 한 사람과 하지 못한 사람으로……”
 
홀인원을 한 지인의 말이다. 듣는 순간 의미를 헤아려야 했던 조크다. 한동안 좌중을 폭소하게 했던 우스갯소리다. 홀인원, 그건 과연 행운의 전조일까? 현실로 행운이 몰려오기 위한 필드의 현시일까?
 
홀인원이 행운을 가져오는 효력이 크다고 해도 그건 확인 불가한 느낌일 뿐이다. 홀인원으로 인해 자신감과 긍정 요소가 현실에서 확대됐을 뿐이다. 주말 골퍼 송 모 씨는 홀인원을 한 이후 왠지 사업이 순조롭다고 밝혔다. 라운딩 때마다 자신감이 생긴다고 했다. 특히 파 쓰리 홀만 만나면 티샷이 온 그린 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했다. 홀인원으로 인해 기세도 얻고 자신감도 확보한 셈이다.
 
▲ 고창석 씨 이글 기념 기록
 
홀인원에 대한 부정적 요소도 있다. 과도한 홀인원 뒤풀이 때문이다. 홀인원을 하면 기둥뿌리 뽑힌다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다. 마침내 홀인원 보험도 생겼다. 그리고 그 보험으로 인한 또 다른 부작용도 생겨났다. 대체적으로 드러난 부적절한 현상을 예를 들면 이렇다.
 
홀인원 당사자는 당일 식사와 술값을 낸다. 캐디에게 후한 사례를 하고 골프장 직원들에게도 떡을 돌린다. 기념 볼을 제작하거나 지인들 등쌀에 식사도 두루 사야 한다. 연습장 프로들과 라운드 동반자들에게 티셔츠를 선물하고, 동반자들과 하는 뒤풀이 라운드 비용도 다 지불한다. 이럴 경우 소모비용이 약 5-7백만 원이 소모된다고 한다.
 
즐거워서 기꺼이 하는 경우 왜 없으랴. 문제는 이 모두를 홀인원에 따르는 의무처럼 부추기는 주변 정서다. 말로는 축하한다고 하면서 과다한 지출 조장을 한다면 눈살 찌푸려질 일이다. 한국 내 일부 정서요 드러난 현상이지만, 체면 차리기 틈을 파고드는 나쁜 풍습은 없어져야 옳다. 인도네시아 한국인들 사이에는 이런 풍토가 조성되지 않은 것 같다. 다행이다. 자기 뜻에 따른 홀인원 기념 풍토가 변함없기를 빈다.
 
홀인원은 분명 골퍼의 작품이다. 순간에 일어나는 일이지만, 필연과 우연의 멋진 조합이다. 살면서 기쁨을 나누기에 썩 좋은 소재다. 나는 서예가로서 작품을 창작하듯 홀인원 기록에 즐겁게 동참한다. 그 처음은 2009년, 라운딩 동반자가 두 번째 이글을 기록했을 때다. 동반 플레이를 하지 않았지만 홀인원 기념 작을 두 번이나 제작했다. 작가로서 오래 남고 기념될 기록을 작품으로 창작하는 느낌 참 괜찮다. 홀인원 쾌감만이야 할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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