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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26| 엄마를 만지지 않으면 잠을 잘 못 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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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고민상담실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6,068회 작성일 2018-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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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장  성과 관련된 문제가 있는 아이
 
<사례 1  > 엄마를 만지지 않으면 잠을 잘 못 잡니다
 
초등 3학년 남자 아이입니다. 어릴 때나 지금이나 접촉을 너무 좋아합니다. 잠 잘때 엄마를 만지지 않으면 잠을 잘 못자고 학교에서도 예쁜 선생님을 자꾸 접촉하고 관심있어 합니다. 아직도 ‘찌찌’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고요. 아직 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은데도 관심 있어 하니 걱정이 앞섭니다. 언제까지 데리고 자는 것이 좋으며 성에 대한 관심을 표현할 때 어디까지 허용해야 되는 건지 알고 싶습니다. 몇 번 따로 재우려고 시도도 해보았지만 아이가 잠을 이루지 못해 감기몸살에 걸리기도 합니다.
 

아이가 접촉하는 것 이외에도 성에 대한 관심이나 표현이 많은지요? 아이가 성에 대한 호기심을 직간접적으로 많이 표현하지 않았다면, 아이가 접촉을 좋아하는 행동은 성적인 의미보다는 유아적인 욕구의 표현으로 해석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가 어린 시절부터 접촉을 좋아했고, 엄마와 같이 자려하고, 찌찌라는 유아어를 사용한다는 점은 이런 해석을 가능케 합니다.
 
세상에 갓 태어난 아기는 생존을 위해 어른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영아기에 엄마가 아기의 욕구를 민감하게 알아채고 적절하게 충족시켜주면, 아이와 엄마 사이에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애정관계(애착)가 형성됩니다. 이런 안정된 애착관계를 토대로 아이는 자신과 세상 (엄마와 대상)을 구분하고, 스스로 움직이고 말할 수 있는 존재로 성장해 나갑니다. 그러면서 서서히 부모로부터 심리적으로 독립하려는 준비를 하기 시작합니다. 심리적인 자아가 차츰 성숙하면서, 아이는 엄마에게 전적으로 의존했던 이전의 상태에서 벗어나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행동하고 대접받기를 원하게 됩니다.
 
아이의 행동을 유아적인 욕구의 표현으로 본다면, 나이에 맞지 않는 접촉에 대한 욕구는 지금까지의 성장 과정에서 엄마와의 관계에서 아직 해결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뜻입니다. 아이가 엄마로부터 충분한 애정을 받았다고 느끼지 못한 경우 (혹은 부모로부터 분리되었던 경험이 있었던 경우)에는 엄마로부터 받고 싶은 애정에 대한 미련이 아직 남아 있어 그렇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아이가 만족감을 느낄 만큼 충분히 사랑을 전해 주셔야 합니다. 평소에도 아이와 자주 눈을 맞추고 아이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십시오. 아이를 격려해 줄 때,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어깨를 두드리는 등 자연스럽게 신체적인 접촉을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가 엄마를 껴안기를 원한다면 “우리 아들 “하며 아이가 스스로 그만두기를 원할 때까지 안아주세요. 아이의 행동을 받아주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더욱더 엄마에게 매달리고 만지고 싶어 하는 것이 많이 나타나겠지만, 차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할 것입니다.
부모의 애정에 만족하면, 아이는 그 애정을 바탕으로 세상에 대한 도전의식이 생겨 스스로 부모의 둥지를 떠나 세상을 향해 날개짓하려고 합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충족받은 경우에도 유아적인 욕구나 행동에 머무르려고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안전한 부모의 그늘에 안주하려 하며, 홀로서기가 두려워 부모에게 계속 의존하고자 합니다. 특히 어머니와 지나치게 밀착되었던 경우 (혹은 외동)에 보다 흔히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부모입장에서도 아이 입장에서도 홀로서기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때로는 어머니가 아이에 대한 걱정때문에 분리되는 것을 불안하게 여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부모로부터 독립된 인격체로 성숙하기 바란다면, 이젠 아이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합니다. 아이가 혼자 잘 만큼 컸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게 평상시에 아이의 자율성을 키우도록 노력해 보십시오. 미숙하더라도 대신 해주지 마시고 혼자서 해내도록 격려해 주시고, 혼자서 해낸 일에 대해서는 대견하게 여기시는 마음을 전하십시오.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에도 아이 스스로 의견을 말하고 선택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지도해 주셔야 합니다.
 
혼자 자는 문제도 위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고 접근하셔야 합니다. 먼저, 아이와 혼자 자는 문제와 관련해서 얘기를 나누어 보십시오. 아이가 왜 혼자 잠들기 힘들어 하는지를 들어보십시오. 그 이유에 따라 접근하는 방법이 달라져야 합니다. 아직은 그 이유를 알 수 없으므로, 일반적인 수준에서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일단 아이의 말을 귀담아 듣고 아이가 힘들어하는 이유를 공감해 주신 다음, 어머니의 의견 (혼자 잘 수 있을 만큼 컸으므로 혼자 자는 연습을 해보자는 의견)을 전하십시오. 어머니의 일방적인 결정은 아이의 자유의지를 꺾을 수 있으므로, 아이의 생각에 맞춰 실행에 옮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 동안 내내 엄마와 잤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습관을 바꿔 혼자 자는 것은 어렵습니다. 따라서 점진적으로 아이와 타협하면서 서서히 혼자 잘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됩니다. 일주일에 몇 번은 엄마랑 자고 몇 번은 혼자서 잔다든지 (차츰 횟수는 조절해 나가시면 됩니다.), 엄마랑 같은 방에서 자더라도 분리된 잠자리에서 잠을 자다가 차츰 자기 방에서 자도록 한다든지 하면서 말입니다.
 
성에 대한 관심은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성차에 호기심을 가지고 성에 따른 역할을 학습하며, 사춘기에는 이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됩니다. 사춘기 이후에 올바른 이성관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사춘기 이전에 부모로부터 심리적으로 독립할 준비를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의 성 정체감과 성 역할 학습을 위해서는 아버지께서 자녀 양육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아버지 역할을 해주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함께 할 시간이 충분치 않은 경우에는 일주일에 한 두 차례라도 부자가 신나게 운동을 하고 목욕을 하거나,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남자 대 남자로써 대화를 나누는 등의 시간을 갖도록 노력해 보십시오.

* 가톨릭대학교 아동∙청소년∙가족상담센터 http://www.catholic.ac.kr/~childf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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