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12| 아이가 모든 일에 부정적이고 결과에 집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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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 걱정이 많고 불안한 아이
<사례 3 > 아이가 모든 일에 부정적이고 결과에 집착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교 2학년 남자아이의 엄마입니다. 아이가 거의 모든 일에 부정적입니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인데 자기가 원하는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 난 원래 이런 거 못해.” 라고 단정을 지어버리고는 좋은 결과가 나오면 너무 좋아합니다. 글짓기를 하거나 그림을 그릴 때에도 상을 타고 싶은 마음은 누구가 다 있는 것인데 저희 아이만 유난히 더 그런것 같아요. 항상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아이는 결과만 가지고 너무 집착을 합니다.
어디에 놀러 갈 때에도 가고 싶으면서도 가기 싫다고 말을 해서 가족들 분위기를 깨서 혼이 나곤 하는데 일단 가면 아주 즐거워합니다. 항상 무언가를 할 때 “싫어” 라는 말이 제일 먼저 나오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이가 모든 일에 부정적이고 결과에 집착하는 것 같아 걱정되시나 봅니다.아이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집과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배워나갑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과 비슷한 또래들과 경쟁을 하게 되는데 선의의 경쟁일지라도 아이들은 자신이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때로는 실패나 좌절을 경험하게 되고 그러면서 자신이 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차츰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고 받아들여야 하지만 실패나 좌절을 기분 좋게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당장에는 쓰라린 감정을 느끼게 하니까요. 중요한 것은 실패를 했느냐 아니야가 아니라 아이가 실패나 좌절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입니다. 이는 주변 사람들의 태도에 영향을 받는데 실패나 좌절을 경험했을 때 함께 아파하고 그것을 이겨내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실패나 좌절이 두렵지만은 않습니다.
그러나 평소 꾸중과 부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았던 경우, 남과 비교당하며 자신의 노력이 인정받았던 경험이 적은 경우, 실수나 실패에 대해서 위로와 격려보다는 비난을 받았던 경우, 아이는 자신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질 뿐 아니라 스스로 자기를 부정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실패에 대한 쓰라린 마음을 애써 넘겨버리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실수나 실패를 받아들일 만 한 마음의 역량이 부족한 것입니다.
또한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은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면서 타인과 자신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시작하지만 아직은 심리적인 속성보다는 물리적인 속성에 기준을 두고 가치를 판단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예를 들어, 글짓기를 평가할 때도 글에 담긴 의미나 생각의 우수성 보다는 누가 글씨를 더 잘 쓰고 많이 쓰느냐로 평가하기가 쉽고 글에 대한 자신의 만족감 혹은 타인의 공감대 보다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인 상을 받았느냐 안받았느냐에 따라 그 가치를 평가하기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상위의 기준을 아이가 진정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 특히 부모님이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 여기며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에 좌절하지 않고 극복하도록 격려해 줌으로써 결과보다는 노력을 더 높이 평가받는 경험이 쌓이면 아이도 그러한 기준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아이가 결과에 실망하지 않고 좌절했을 때, 어머니께서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얘기해 주신다고 하셨지요? 부모님의 그러한 충고와 격려는 아이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말씀이 아이의 마음에 와 닿으려면 아이의 입장과 마음이 충분히 공감되어야 합니다. 즉, 결과에 좌절한 아이의 행동에 초점을 두지 마시고 아이가 무엇을 바랬는지, 결과를 왜 중요하게 여기는지,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함께 나누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그림 대회에서 상을 받지 못해 실망했을 때, “ OO가 상을 무척 타고 싶었구나. 그런데 원하는 상을 받지 못해서 많이 속상한가 보다. 그래, 엄마도 어렸을 때 다른 아이들보다 잘하고 싶고, 상도 받고 칭찬도 받고 싶었어. 그래서 OO마음을 알 것 같다.” 라고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고 공감해 주세요.
그리고 “그런데 엄마는 네가 상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네가 그림을 못 그린다고 생각하진 않아. 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네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는 것이 더 중요하거든, 엄마 눈에는 네가 그림을 그릴 때 무엇을 그리면 좋은ㄹ지 또 어떻게 그릴지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이 얼마나 예뻐 보이는지 아니?” 하고 부모님의 마음을 전하세요. 그리고 아이와 함께 아이가 그렸던 그림을 떠올리면서 그 때 어떤 생각을 하면서 그 그림을 그렸는지 들어보시고 “ OO가 그런 생각을 했고 그걸 그렇게 표현했구나. 엄마는 특히 그 표현이 마음이 든다.” 하고 아이의 창의적인 생각이나 표현을 짚어 격려해 주십시오. 그리고 기회가 되는대로 아이가 그림을 그릴 때 옆에서 지켜보면서 아이의 표현을 격려해 주세요.
어디에 놀러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놀러가기 전에 아이와 어디로 놀러가고 싶은지 또 가서 무엇을 할 것인지 함께 생각을 나눠 보셨는지요? 다른 것을 하고 있는데 (TV를 보거나 컴퓨터를 하거나) 갑자기 놀러가자고 하면 가기 싫다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혹은 부모님이 가자고 하는 곳과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이 달라서 싫다고 할 수도 있고요. “ 엄마는 OO랑 같이 가면 좋겠는데..OO는 왜 가고 싶지 않은 거니?” 하고 아이의 입장을 들어주시고, “ 아, 그래서 (아이가 답한 이유) 가고 싶지 않았구나.” 하고 공감해 주신 다음, “ 그럼 어떻게 할까? 오늘은 엄마랑 같이 가고 다음에는 OO의견대로 하면 어떨까?”하고 타협해 보세요.
아이가 하고 싶은 것도 있고 그것을 하려고 하며, 좋은 결과가 나오면 너무 좋아한다는 것과 또 놀러가기 싫다고 해서 야단을 맞았는데도 가서는 아주 즐겁게 논다는 것으로 보아, 모든 일에 부정적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좋은 결과가 나와도 자신이 잘해서 얻은 결과가 아니라 그냥 운이 좋아서라고 치부해 버리면서 기뻐하지 않거나 부모님한테 야단맞은 것이 마음에 남아서 즐겁게 놀지 않을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사람은 누군가, 특히 나와 가장 가깝고 소중한 사람에게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충분히 인정받고 수용 받았을 때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맞서 나갈 용기와 자신감이 생기고, 나의 부족한 부분도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게 됩니다.
* 가톨릭대학교 아동∙청소년∙가족상담센터
http://www.catholic.ac.kr/~childf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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